어제까지 ‘내가 윤석열이다’고 외치고 오늘은 ‘내가 이재명이다“라며 배신하는 사람을 어느 정당이 받아주겠는가
[최보식의언론=류종렬 강호논객]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발탁은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거나 국민통합을 위한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얼마 없을 것이다. 심지어 이재명 지지자들도 이런 조치에 대해 겉으로는 지지를 표하지만 이런 이유로 발탁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기회주의자 정치인과 꼼수로 정국을 반전시키려는 권력자 간에 쌍방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것이지, 거기에 무슨 심오한 목적이 있겠는가?
이혜훈 전 의원이 어떤 인물인가? 부정선거를 명분으로 한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계엄을 반국가 세력인 민주당의 폭주에 맞선 정당한 통치행위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이재명을 내란수괴라면서 윤석열을 살려내라고 외쳐왔던 사람이다.
다른 보수 인사라면 몰라도 ‘내란 청산’이 국정의 제1 과제인 이재명 정부에서 이혜훈을 기용해 쓰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모순이다. 경제 살리기, 국민통합, 협치? 개가 웃을 일이다.
이혜훈은 2012년 대선까지만 하더라도 박근혜 옆에 붙어다니던 대표적 친박 여성 정치인이었지만, 대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를 마련해 주지 않은 데에 대한 불만인지 언론에서 노골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까댔고 나중에는 박근혜 탄핵에 열렬히 나섰다. 필자는 당시, 사람이 저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하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있다.
이혜훈에게 무슨 정치철학이 있겠나?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맞춰 떠돌아다니는 정치 철새일 뿐이지.
이혜훈이 경제 전문가라서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필자가 이혜훈을 저 멀리 갖다 버린 것은 철새 정치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혜훈의 얄팍하고 경도된 경제 인식 때문이 더 컸다.
필자는 이혜훈이 2012년 이후 정치행보를 보고 인간으로서도 포기했지만,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이슬람 자본 이용을 용이하게 하는 '수쿠크법'에 반대할 때 이혜훈의 한계를 보아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스쿠크는 이슬람 금융에서 이자를 금지하는 율법을 준수하며 발행되는 특별한 형태의 채권이다. 일반 채권과 달리 수쿠크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증서가 아닌, 실제 자산에 대한 지분을 투자자에게 나누어 주는 금융상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 형태로 받게 되어, 조세특례제한법 제21조 “외화채무에 따른 이자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면제한다”는 조항을 적용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있어 이슬람 자본 유치에 걸림돌이 되었다.
스쿠크는 실질로는 이자를 지급하는 것인데도 실물 거래(배당)를 띠고 있어 이 21조에서 제외된다. 당시 정부는 이를 시정하기 위해 일명 ‘스쿠쿠법’을 제정해 이슬람 자본도 다른 외화 자본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대우를 하여 이슬람 자본을 유치하려 했다. 이때에 당시 여당 의원 중 ‘수쿠크법‘을 가장 반대한 사람이 이혜훈이었다.
나라 경제보다 자신이 믿는 종교가 우선이었던 것이다. 이런 사람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데 적임자라 기획 예산처 장관 자리를 준 거라고?
18대 국회의원 시절인 2008년 헌법재판소에서 종부세와 관련하여 일부 위헌 판결을 받아 일약 강남3구 주민들의 영웅(?)으로 떠오르기도 했던 이혜훈인데 이재명 정부 하에서 이혜훈이 부동산 정책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자못 궁금하다.
국힘당이 이혜훈을 제명 처분한 것에 대해 옹졸하다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필자는 생각이 다르다.
민주당이나 이재명이 국힘당에 협치 차원에서 추천을 요청한 사실도 없고 이혜훈이 사전에 당 지도부와 상의한 사실도 없으며, 이혜훈이 스스로 국힘당 중성동을 당협위원장을 사퇴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혜훈이 이재명의 품으로 날아가 버렸는데 국힘당이 이혜훈을 제명하지 않을 수 있나?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기획 예산처 장관이 국힘당 당협위원장을 계속하면 내년 지선은 어떻게 치를 수 있는가?
이혜훈이 양심이 있었다면, 직전이라도 지도부에 알리고 스스로 당협위원장을 사퇴하고 탈당하는 게 맞지 않을까?
국힘당도 참 딱 하기는 하다. 지도부가 윤어게인 정당에서 열렬히 윤어게인을 외치던 사람이 적군에 투항해 버렸으니 난감하기도 할 거다. 이혜훈은 배신의 아이콘이 되었지만, 국힘당도 배신자를 낳는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고착화되어 버렸으니...
PS. 이건 필자의 생각이다.
이혜훈은 기획예산처 장관에 취임 못 할 거라 생각한다. 취임하더라도 곧바로 사퇴해야 할 것이다. 일단 청문회 통과가 쉽지 않다. 민주당이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친민주당 인물은 민주당이 그렇게 할지 모르지만 이혜훈에 대해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대놓고 쉴드 치지 못 한다. 이혜훈을 옹호했다가는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바로 '수박' 소리 듣고 민주당 내에서 운신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고, 또 민주당 내부 사정이 명청 간 갈등으로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데 이런 사정을 이재명이 몰라서 이혜훈을 기용하려 했을까?
이혜훈은 '임시방편용 소모품'에 불과하다. 장경태 성추행 사건, 민주당 인사들의 통일교 연루, 최근 김병기 사건으로 국힘당의 지리멸렬에도 불구하고 이재명과 민주당의 지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런 국면 호도용으로 이재명은 이혜훈 카드를 쓴 것뿐이다.
청문회 때까지 이혜훈 논란으로 김병기 사건을 희석시키고 관심 밖으로 내모는 것이 이번 이혜훈의 기확예산처 장관 선임 목적이다. 어차피 이혜훈은 청문회 과정에서 사정없이 뜯기면서 이재명과 민주당의 소모품으로 그의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정치판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재명은 애초에 이혜훈을 쓸 생각이 없었다. 장기의 졸로 본 것이지.
어제까지 ‘내가 윤석열이다’고 외치고 오늘은 ‘내가 이재명이다“라며 배신하는 사람을 어느 정당이 받아주겠는가? 일관성이라도 있으면 배신도 이해할 여지가 있겠지만, 표변에 대한 일말의 변명도 없이, 자신의 SNS 계정을 모두 닫고 튀는 배신자를 누가 앞으로 상대해 주겠는가?
#이혜훈 #수쿠크법논란 #정치의기억 #기획예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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