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밥그릇을 위해 어디까지 비굴해질 수 있냐"를 테스트하는 '노예 서약식'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엔터테인먼트 대표]

영화 '사일러스'(위), 춘천MBC(아래) 캡처
영화 '사일러스'(위), 춘천MBC(아래)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한 후 12·3 계엄을 옹호했던 전력이 논란이 되자 그 다음날 "후보자 본인이 충분히 소명하고 단절 의사를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며 "과거에 용납할 수 없었던 내란 부분에 대한 발언에 대해서는 후보자 본인의 명확한 의사 표명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이 말했다. (편집자)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보고 나는 17세기 일본의 박해 현장이 떠올랐다.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기 위해 예수의 성화나 십자가를 밟고 지나가게 했던 그 잔혹한 사상 검증, '후미에(踏み絵)' 말이다.

상황을 보자. 대통령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내정자에게 "계엄 옹호 논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지시했단다. 이거 진짜 코미디 아닌가? 장관 인사 검증이 하루 이틀에 끝나나? 최소 한 달은 털어보고 내정했을 거다. 

그때는 몰랐다가 이제 와서 "어? 너 사상이 의심스러운 걸?"이라며 딴지를 건다? 이건 검증 실패가 아니다. 지지층이 반발하니까, 그들을 달래기 위해 연출하는 '공개 모욕 주기 쇼'다.

이미 이혜훈은 발가벗겨졌다. 그녀가 내정되자마자 무슨 짓을 했나? 자신의 과거 소신이 담긴 유튜브 채널과 SNS 게시물들을 핵폭탄 맞은 듯이 싹 다 지웠다. 자존심이고 영혼이고 다 팔아먹고 "저 좀 써주십쇼" 하며 납작 엎드렸다는 소리다.

그런데 대통령은 그걸로도 부족한가 보다. 이미 바닥에 엎드린 사람한테 "확실하게 네가 있던 진영의 얼굴에 침을 뱉고, 내 발등에 키스해라"라고 강요하는 거다. 그래야 '우리 편'이 너를 받아줄까 말까 하니까.

이건 '실력 검증'이 아니다. "너는 밥그릇을 위해 어디까지 비굴해질 수 있냐"를 테스트하는 '노예 서약식'이다.

이혜훈 씨, 참 딱하다. 유튜브 지우고, 과거 지우고, 이제는 본인 입으로 본인의 과거를 부정하는 반성문까지 써서 제출해야 장관 배지 달아준단다. 그렇게 얻은 자리가 과연 '경제 사령탑'일까, 아니면 청와대의 '꼭두각시'일까?

소신을 굽히고 과거를 밟아야만 입장 가능한 천국. 그런 걸 '정부'라 부르고 싶지도 않다. 차라리 '조폭 신고식'이 더 깔끔하겠다. 이 엿 같은 쇼질, 역겨워서 팝콘도 안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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