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원의 삼류선비] 거꾸로 우파 인사가 과학적 사실을 무기로 이념 속에 갇힌 수구 골통 좌파를...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청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열리면, 청포도 알알마다 전설이 달리고, 청포도 알알마다 먼 하늘에서 날아온 꿈도 맺히겠지. 그러면 기다리고 기다렸던 청포(靑袍)입은 손님이 나를 찾아오겠지.
이육사의 ‘청포도’라는 시다. 청포도 알알마다 그득 달린 꿈과 희망을 기다리다 보면 지금의 힘겨운 고통조차 쉬이 지나갈 것 같다.
우리는 연일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관해서 과학적 진실과 비과학적 신념 사이에서 갈팡질팡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다.
자기가 오랫동안 믿어왔던 정치적 신념과 과학적 사실이 다를 경우, 인간은 당황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버리기 주저한다.
진보주의자, 이 땅의 진정한 진보주의자는 없다. 진보주의자는 과학적 사실이나 사회적 진실을 국가에 이루고자 맨 앞에 서서 장렬하게 무너지는 자들이다. 그들 덕분에 인류는 발전할 수 있었고 끝내 신본주의의 신의 세계를 끝내고 인본주의 휴머니즘이 탄생되었으며, 이제 곧 인공지능 시대로 진입하려 한다.
역사의 시간으로 본다면, 우리는 아침에 목숨과 맞바꿀만한 ‘참’이었던 것이 저녁에 ‘거짓’으로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다. ‘참’과 ‘거짓’이 시간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동시에 나란히 공존하기도 한다.
우리도 한때는 그랬다. “목을 자를지언정 머리는 자를 수 없다” 라면서 도끼를 메고 한양 경복궁 앞까지 와서 멍석을 깐 적이 있다. 그 기세로 전국에서 반일 을미의병(乙未義兵, 1895년) 활동이 거세게 몰아쳤다.
언제나 등장하는 비과학적 사실, 이념에 기반한 정치적 신념과 과학적 사실과의 충돌, 그 결과는 비과학적 사실이 일시적으로 승리한 듯하였으나, 언제나 과학적 사실을 이길 수는 없었다.
“구멍 숭숭 뚫린 뇌를 보기 싫어요. 우리 아이를 살려주세요.”라고 광우병 파동 광장에서 절규하였지만, 그것은 미신이었다. “세월호 304명의 어린 학생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제물로 바치기 위해 정확히 삼각지점인 진도 앞바다에서 잠수함과 충돌시켰다”라는 음모론마저 국민의 마음을 파고들어 성공했다.
오죽했으면 어떤 분의 방명록, “애들아 너희들이 촛불 광장의 별빛이었다. …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했을까? 성주 사드 기지의 괴담은 더 황당하다. “전자파에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라고 울부짖었던 사람과 “사드 방출 전자파가 사람과 농작물 말려 죽인다”라고 신들린 듯 말한 사람들. 과학적 진실이 밝혀져도 신들린듯한 그 한마디조차 없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로 신안 앞바다에서 생산된 소금이 사재기로 바닥이 났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출된 오염물질인 요오드-131, 세슘-134, 세슘-137, 스트론튬은 과학기술로 제거되고, 물의 한 종류라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만이 남았다. 삼중수소는 물이라서, 해류를 따라 태평양 건너 미국까지 갔다가 다시 역류하여 대만 위쪽 동중국해를 지나 대한해협을 통과한 다음 신안 앞바다로 와서 소금을 오염시키는 것에 분노하여 핏대를 세운다. 그런 이유라면 서해를 가득 메우고 있는 중국 원자력 발전소에 한마디 정도는 던져야 하는 거 아닌가?
많은 사람이 말한다. 다른 것은 다 양보해도 먹거리에는 절대 양보를 못 한다. 0.000001%만 해로워도 내게는 100%로 다가오니, 절대 타협 불가라고.
그런 이유라면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는 버스도 탈 수 없고, 지하철은 더욱 안되면, 비행기는 언감생심 말도 안 된다. 오히려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걷기에서 사고가 가장 많다.
가만히 이 싸움을 살펴보면, 이미 전선이 형성되었으니, 전투라고 해야 할 이 싸움의 선두에서 장렬히 무너질 각오로 글을 쓰는 사람은 우파 인사들이다. 진보를 추종하는 좌파 인사가 거칠게 수구 골통을 몰아쳐야 하는 전선에서, 거꾸로 우파 인사가 과학적 사실을 무기로 이념 속에 갇힌 수구 골통 좌파를 거칠게 몰아치고 있다.
내 고향 칠월이면 청포도가 익어갈 무렵, 툇마루에서 우리 할머니의 말씀 “정말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이 말이 지금처럼 가슴에 와닿기는 처음이다.
관련기사
- '원전 처리수' 게임에서 윤 정권의 패배 가능성이 높은 이유
- 문 정권 때는 국민의힘이 거꾸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격렬 반대?
- 계곡물에도 들어있는 ‘삼중수소’ 공포마케팅
- 기준치 180배 ‘세슘 우럭’의 정체는?..공포 마케팅 활용
- 전국 선동꾼들 집구석에 특별제작 ‘정수기’ 한대씩 놔드려야
- 위험한 비교...중국 해안에 줄지은 원전들에 대한 우려
- 우리 언론들의 상투적인 '뻥쟁이' 표현은?
- 해수욕 중에 방뇨는 안 해봤나?
- 내 이야기가 상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일본 편드는 겁니까?
- '회식'과 '단식'의 싸움, 어느 쪽이 이길까
- 벌써 ‘소금 사재기’ 하고 수산물 기피하는 이 부지런한 국민들!
- '라돈' 대진침대의 도산 전말과 '머드팩' 배우 김영애의 죽음
- ‘좋은놈’과 ‘나쁜놈’의 대립구도...인간의 다양한 얼굴은 사라지고
- IAEA 최종보고서, 원전 방류수 안전기준 부합...그런데?
- 한때 국방부 내 ‘한미 국경선’을 가르며 기어올라가던 것은?
- 감자 한 알 파내 훔친 벌로 한쪽 귀 잘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