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면 ‘국익을 위한 비판’이고, 남이 하면 ‘이적 행위’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선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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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외부로부터 부당한 공격을 당하면 최소한 그럴 때는 우리가 바깥을 향해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같이 싸워줘야 한다“‘아 잘됐다, 저놈 얻어맞네, 잘 때리고 있어이러면 되겠느냐. 그러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개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외교·안보 문제에 관해서는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고, 정쟁 또는 정략의 수단으로 쓰지 않는다'며 옛날에 우리 내부에선 싸우더라도 우주인이 쳐들어올 땐 같이 힘을 합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선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말 힘을 좀 모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맞는 말이다. 아래 글은 다른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한다. (편집자)

“우주인이 쳐들어오면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의 이 비유를 듣는 순간, 나는 이 정권의 ‘선택적 기억상실’ 기능이 하드웨어 레벨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우주인이 침공하면 합쳐야 한다고?

불과 몇 년 전, 전임 대통령이 외교 무대에서 고군분투할 때 “빈손 외교”니 “굴욕 외교”니 하며 내부에서 죽창가를 부르며 등 뒤에 칼을 꽂던 그때의 그 ‘외계인’은 도대체 누구였나.

잠시만 복기해 보자. "선진국은 외교안보를 정쟁 수단으로 쓰지 않는다”는 저 훈계는, 야당 대표 시절 꺼떡하면 외교 참사라며 마치 기원이라도 하듯 고사를 지내던 본인의 과거 데이터를 완벽하게 포맷해야만 출력 가능한 멘트다. 내가 하면 ‘국익을 위한 비판’이고, 남이 하면 ‘이적 행위’. 내로남불이 이제 외교까지 그 영역을 넓힌다.

트럼프의 관세 원복 언급을 두고 “부당한 외부 공격”이라며 억울해하는 대목에선 실소가 터진다. 부당한 공격이란, 우리가 합의 내용을 성실히 이행했는데도 상대가 몽둥이를 들 때 쓰는 말이다.

지금 상황은 어떤가? 정부가 입법을 지연시키고 약속을 어겨서 고지서에 ‘연체료’가 붙은 상황이다. 본인들이 숙제를 안 해서 회초리를 맞게 생겼는데, 이걸 두고 “옆집 아저씨가 나를 부당하게 때린다”며 가족들에게 몽둥이를 같이 맞아달라고 호소하는 꼴이다.

해결책은 아주 심플하다. “합의문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됐다”던 그 전설의 협상 내용을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공개하면 된다. 그리고 그토록 자신하던 외교력으로 트럼프와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 한 장만 SNS에 올리면 야당의 공세는 순식간에 제압된다. 6억 뷰 셀카 찍을 실력으로 트럼프와의 인증샷 하나 못 남겨서 쩔쩔 매는 이유가 대체 뭔가.

지금 대통령이 외치는 ‘단합’은 국익을 위한 호소가 아니라, 자신의 외교적 무능을 ‘외부의 적’ 탓으로 돌려 빠져 나가려는 ‘쥐구멍 찾기’에 불과하다는 의구심만 높아지고 있지 않은가?.

우주인이 쳐들어오면 힘을 합쳐야겠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침공한 건 우주인이 아니라 당신들의 ‘무능’과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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