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육조시대 책에 나오는 '외계'인 기록

[최보식의언론=신성대 논설위원]

KBS 뉴스 캡처
KBS 뉴스 캡처

지난 14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 외계인이 실재한다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되었다.

논란이 커지자 다음날 “우주는 워낙 광대하기 때문에 외계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거리가 너무 멀어서 우리를 방문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대통령 재임 동안 우리와 접촉했다는 증거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원론적인 해명을 하였지만, 외계인 신봉자들은 “오바마도 뭔가를 숨기고 있다”며 모처럼 신이 났다.

일부 미국인들에게 외계인의 존재는 확신을 넘어 종교라고 해도 될 만큼 대단한 관심사이다. 오죽하면 2024년에 미국 의회가 UFO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했을 정도다. 미국인의 절반 정도가 정부가 51구역에 외계인과 비행물체를 감추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오래 전에 중국 육조시대 간보(干寶)가 편찬한 '수신기(搜神記)'라는 책을 번역 출판한 적이 있다. 귀신‧영계‧전생‧환생‧환각‧예언‧꿈‧요술‧초능력… 등등 천하의 괴기한 사건과 이야기들을 다 모아놓았는데, 가히 괴기학(怪奇學) 콘텐츠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이 책에 외계인에 관한 기록이 나오는데 마치 요즘 지어낸 구라 같다. 스필버그가 이걸 읽고 영감을 얻어 《E.T.》를 만들었나 싶을 정도다.

<삼국시대, 오(吳)나라 건국 초기 변방의 장수들은 누구나 아내와 자식을 불모로 경성에 두고 가야 했는데, 이들을 '보질(保質)'이라 일컬었다. 

어느 날 쏘다니며 놀고 있던 또래 보질 아이들 가운데 난데없이 처음 보는 아이가 한 명 섞였다. 키가 4척 남짓, 나이는 예닐곱 정도로 푸른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러자 모두들 “너는 뉘집 아이냐? 오늘 어찌 갑자기 나타났느냐?”고 묻자, “너희들이 모여 즐겁게 노는 것을 보고 나도 같이 놀고 싶어 찾아왔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그 아이를 자세히 보니 눈에서 빛이 나는데 번쩍번쩍 하기가 마치 밖으로 내쏘는 것 같았다. 이에 아이들이 두려워 거듭 캐묻자, 그 아이는 “너희들은 내가 두려운가?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나는 형혹(熒惑, 화성의 별칭)이라는 별에서 왔다. 내 너희들에게 한 가지 비밀을 일러 주겠다. 삼공(三公)이 모두 사마씨(司馬氏)에게 귀의할 것이다”라고 하자 아이들이 모두 놀라고 그 중 어느 아이는 집으로 달려가 어른들에게 이 사실을 고하였다. 

어른들이 달려가 보니 그 아이가 “너희들을 두고 간다!”고 소리치며 몸을 곧추세우더니 공중으로 뛰어올라 펄럭펄럭 옷자락을 날리며 점점 높아지더니 이윽고 하늘로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그 후 그 아이의 예언대로 오(吳)와 촉(蜀)이 차례대로 망하고, 위(偉)는 결국 265년 사마염(司馬炎, 武帝)이 제위에 올랐다.>

인간 모습을 한 외계인? 그 시대에 이미 E.T가 다녀갔다니! 외계인에 대한 최초의 기록일 것이다. 그렇다 한들 외계는 있어도 외계인은 없다. 인간이 만든(믿고 싶은) 외계귀신만 있을 뿐이다. 

‘믿는다’는 건 ‘없는 것’을 믿는다는 말이다. ‘있는 것’은 굳이 믿고 말고 할 까닭이 없겠다.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여야 마땅하지만 인간은 ‘없는 것’을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남이 못 보는 것을 보고, 남이 모르는 것을 안다고 믿는 것을 남보다 우월한 줄 착각하고 과시하는 것이다.

하여 너 모르고 나 모르는 불가해한 무엇을 찾아 끊임없이 우주를 뒤지는 것이겠다. ‘의심’을 만들면서까지 그 ‘믿음’을 붙들고 싶은 거다. 그렇지만 믿든 말든 ‘있는 것’은 있는 것이고 ‘없는 것’은 없는 것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산’이고 ‘물’이면 그만이지 ‘이다’ ‘아니다’ 소리 하지 말라는 거다. 우기지 말라는 말이다.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작년에는 살 빼는 약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전 세계 제약회사들이 비만치료제를 쏟아내어 야단법석을 피우더니, 올해는 탈모치료제 개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단다. 2030년이면 이 시장이 2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탈모환자의 절반은 원형탈모라고 한다. 게다가 젊은 환자의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원형탈모 환자가 1억 4700만 명에 달하며 미국의 원형탈모 환자만 해도 68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탈모환자가 25만 명을 넘어서고 있어, 이재명 대통령도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건강보험을 확대 적용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주문했을 정도이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의 인구대비 유병률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는 사실이다. 일반탈모야 유전적 요인 혹은 노화가 원인이지만 원형탈모는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 그만큼 일본인들이 스트레스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방증이 되겠다. 

살 빼는 약들과 마찬가지로 발모제들도 약을 먹을 때만 효과가 있고 약을 끊으면 바로 이전으로 되돌아간다. 원형탈모도 거의 대부분이 재발한다. 원인을 치료한 게 아니라 임시로 두피 혈관을 확장시켜 모발성장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아무려나 완치시키는 약보다 지속적으로 먹어야 하는 그런 약을 제약회사들이 가장 반긴다.

탈모 치료는 남성호르몬 분비를 억제시켜 디하이드로테스트스테론(DHT)이 모낭수용체에 들어붙는 것 막는 방법이 현재로선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남성의 성기능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 분비에 교란이 일어난다. 스테로이드제나 미녹시딜 같은 약물로는 근본적으로 치료 되지 않는다. 제일 바람직한 방법은 스트레스를 줄여 남성호르몬 과다분비를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원형탈모를 신경정신계 질환으로 보자는 말이다. 

수년 전 필자가 이혼 소송 중 원형 탈모로 고통받는 여성에게 혼백차를 나눠주었더니 스트레스와 함께 탈모증상까지 덤으로 없어졌다. 당연히 이후 재발도 없어 혼백차를 더 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우울증도 없어져 혼자 두 딸을 키우며 잘 살고 있다. 

그나저나 인간들이 상상해서 그려놓은 그 많은 외계인들은 왜 인간과 비슷한 모양이고 왜 모조리 대머리일까? 인간이 고도로 진화하면 결국 머리털까지 다 빠질 것이라 여기기 때문일까? 외계인은 애초 지렁이처럼 털 없는 동물이 진화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처럼 털을 가진 짐승에서 진화한 것일까? 긴 우주여행 동안 스트레스를 받아 원형탈모가 일어난 것일까? 

우주의 입자 방사선을 너무 많이 쬐어 털이 다 빠져버린 탓일까? 외계인들조차 발모제를 개발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장기간의 우주여행에 방해가 되어 제모를 한 걸까? 장차 인류도 화성에 유인우주선을 보낸다고 하니 우주인들을 미리 제모 시켜야하지 않을까? 우주여행을 위해서는 발모제가 아니라 탈모제를 개발해야하지 않을까? 

아무튼 E.T.든 UFO든 신(神)의 대용품일 뿐이다. 눈앞에 나타나면 그때 가서 인정하면 그만이다. 그러고는 또 다른 대용품을 찾으면 되니까.

아! 그런데 미국인들은 그걸 왜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물었을까? AI한테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하긴 음모론은 키우고 우기는 게 재미인데 그게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면 곤란하겠지. 

바야흐로 인간이 신(神)을 부리는 시대이다. AI가 신이다. 내 손바닥 안에 있다. 인간의 물음에 인간이 원하는 대답을 하는 최초의 신이다. 그것도 즉답한다. 어물어물하면 곧바로 폐기처분이다. 그러니 누가 교회나 절에 가 꿇어앉아 간구하겠는가? 종교가 종말을 고하고 있다. 문명의 시작과 함께 해온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전문직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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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백론》의 저자.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1954년 경남 영산(靈山) 출생하여, 16세에 해범 김광석 선생에게서 조선의 국기인 무예 십팔기(十八技)를 익힌 이래 40여 년 동안 십팔기의 전승과 보급에 힘써 왔다. 현재 (사)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으로 십팔기와 더불어 도인양생공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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