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방에서 자란 아기가 시력이 좋은 이유

[최보식의언론=신성대 논설위원]

가끔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을 비하할 때 양 눈 끝을 당겨 찢긴 눈 모양을 해 보인다. 동양인이라고 모두 그런 눈이 아닌 걸 보면 어쩌면 서양인들의 심리 저변에 그 옛날 몽고족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동양에서도 북방민족이 가는 눈을 가졌다. 초원의 유목민들과 북극권에 사는 원주민들은 강한 햇빛 때문에, 그리고 지평선 멀리 바라보는 습관 때문에 자연히 눈이 옆으로 가늘게 발달한 것이리라.

그에 비해 적도 지방의 동남아인들은 대개 눈이 동그랗다. 어둑한 밀림 속에서 눈을 크게 뜨고 먹잇감이나 해충들을 살펴야했기 때문이리라. 우리나라도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의 눈매가 제법 구별된다.

티베트에서는 산모가 출산을 하면 아기와 함께 깊고 어두운 동굴에서 거의 한달 남짓 보낸다. 해서 티베트인들은 시력이 다른 어떤 민족보다 월등히 좋다고 한다. 심지어 4.0의 시력을 가진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렇게 어둑한 동굴 속에서 자라면 시각뿐 아니라 다른 감각들도 동물적으로 발달된다. 유능한 척후병이나 사냥꾼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요즘의 도시 초등학교에 가보면 많은 아이들이 안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중학교, 고등학교에 올라갈수록 그 비율은 점점 높아져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이면 교실에서 안경을 안 쓴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예전에는 안경 쓸 정도의 시력이면 사관학교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지금 기준을 적용하면 정원 채우기 어려울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첫째 원인으로 TV를 지목했다. 어렸을 적부터 화면을 너무 가까이서 보는 바람에 전자파에 때문에 시력이 나빠졌단다. 요즘은 핸드폰의 청색광에게 혐의를 돌린다. 일리 있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반드시 그 원인만은 아닐 것이다. 

도시생활이란 게 시골과 달라 어렸을 적부터 멀리 쳐다 볼 기회가 많지 않다. 대부분이 실내 생활이다 보니 우리가 평소 바라보는 거리가 불과 10미터 내외이다. 해서 멀리 바라보기 위한 눈조리개 근육이 약하게 발달되어 근시가 빨리 찾아오기도 한다. 

이외에도 현대의 과도한 빛이 어린아이들의 시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다. 예전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모두 병원에서 태어나며 설사 집에서 태어난다 해도 밝은 빛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엄마의 자궁에서 나오자마자 아이는 갑작스런 빛에 놀라게 된다. 하여 습관적으로 빛에 눈이 부셔 눈 주변 근육을 움츠리게 된다. 특히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조산아들은 나중에 십중팔구 심한 근시가 되고 만다. 미처 시신경이 다 자라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태어나자마자 장시간을 밝은 전등 바로 밑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스파이를 고문하는 기술 중에 방의 사방에 강렬한 조명을 켜두어 잠을 못 자게 하는 방법도 있었다. 눈을 감아도 빛이 눈꺼풀을 뚫고 들어오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면 완전히 미쳐버린다. 하물며 빛을 처음 대하는 갓난아기야 더할 나위 없겠다. 거의 고문 수준이라 하겠다. 그 고통을 아기는 표현 못할 뿐이다.

따라서 산부인과 분만실은 물론 인큐베이터, 보육실, 산후조리원은 모두 간접 조명으로 바꾸되 그 세기도 최소한으로 낮춰야 한다. 또한 미숙아든 정상아든, 눈을 뜨고 나온 아이든 감고 나온 아이든 모두 눈을 안대로 가려줘야 한다. 

갓난 아기의 시신경은 강한 빛에 크게 손상될 수 있다. 눈조리개 근육의 이상 발달도 당연히 뒤따른다. 그에 따라 호르몬 분비도 정상적일 리가 없고 또 그런 일부 특정 호르몬 분비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거나 약해질 수 있어 아기의 장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가 집에 왔어도 약 한 달 동안은 창문을 두꺼운 커튼으로 가려 방안을 어둡게 하고 천정의 등을 켜지 않고 멀리 작은 스탠드를 사용해야 한다. 백일 이전에 아이를 바깥에 안고 나가 햇빛의 직사광선을 눈에 쏘이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어둑한 곳에서 키운 아이는 시력이 좋을 뿐만 아니라 백(魄)도 튼튼해서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되게 자란다.

그리고 처음 태어난 아이의 눈을 가려주거나 방이 어두우면 본능적으로 주변의 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해서 상대적으로 듣는 신경이 예민해지고 듣기에 대한 집중력과 기억력이 높아진다. 청각을 담당하는 기억세포가 상대적으로 더 발달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너무 큰 소리는 놀람과 경계심, 긴장을 유발하게 해서 오히려 아이를 소심하게 만들 염려가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런 다음 어둑한 속에서 보고자 하는 시각적 욕구를 충분히 기른 다음에 주변을 차츰 밝게 해주면 시각적 기억력도 빠르게 발달해 좀 더 총명해지고 담대해질 수 있다.

예전에 아기가 태어나면 삼칠일, 그러니까 21일 동안 대문에 금줄을 쳐두어 외부인들이 드나드는 것을 막았었다. 요즘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사진부터 찍어서 사방에 돌리고 떼 지어 몰려와 축하한다고 오두방정을 떤다. 아기 자랑은 천천히 할수록 아기에게 좋다.

* 신성대 위원은 《혼백론》의 저자로.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1954년 출생. 16세에 해범 김광석 선생에게서 조선의 국기인 무예 십팔기(十八技)를 익힌 이래 40여 년 동안 십팔기의 전승과 보급에 힘써 왔다. 현재 (사)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으로 십팔기와 더불어 도인양생공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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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백론》의 저자.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1954년 경남 영산(靈山) 출생하여, 16세에 해범 김광석 선생에게서 조선의 국기인 무예 십팔기(十八技)를 익힌 이래 40여 년 동안 십팔기의 전승과 보급에 힘써 왔다. 현재 (사)전통무예십팔기보존회 회장으로 십팔기와 더불어 도인양생공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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