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초라한 '계곡 평상'. 거인들의 업적 옆에 나란히 두기엔 낯부끄럽지 않나?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재명 대통령 SNS
이재명 대통령 SNS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서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은가요?"라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 감수만 하면 될 일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챗GPT는 "이재명 대통령이 '표 계산 안 하고 부동산 투기를 없애겠다'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은 정치적으로 이미 모순을 안고 있다"며 "부동산은 한국에서 자산의 핵심이고 중산층·노년층·청년층의 이해가 정면으로 갈리며 한 번의 정책으로 수백만 표가 흔들리는 영역"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다른 표를 계산하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며  "부동산 투기를 ‘없애겠다’는 말은 믿기보다, 그 말을 하고 난 뒤 ‘누가 화를 내는지’를 지켜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편집자)

대통령의 트윗에선 묘한 냄새가 난다. 비전의 향기가 아니라, 등에 흐르는 식은땀 냄새다.

"부동산 투기 실패할 것 같나요?"라고 묻는 저 문장을 보라. 저건 승리자의 자신감이 아니다. "나 좀 믿어줘, 제발!"이라고 외치는 다급한 호객꾼의 떨림이 느껴진다. 왜 이렇게 초조해 보일까.

입만 열면 자랑하는 '계곡 정비'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거대한 마천루 앞에서 모래성을 쌓고 있는 어린아이를 보는 듯한 민망함을 느낀다. 고작 불법 평상 몇 개를 걷어내고 닭백숙 냄비를 치운 것이 일국의 대통령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 치적 중 하나라니.

만약 그게 '비정상의 정상화'이자 위대한 결단이라면, 대한민국 현대사를 수놓은 전임 대통령들의 업적은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창세기' 수준의 신화로 격상되어야 마땅하다.

비교해보자. 박정희는 논두렁뿐이던 땅에 경부고속도로라는 대동맥을 뚫고, 농업 국가를 중화학 공업 국가로 개조해버렸다. 지도를 바꾼 수준이 아니라 국가의 DNA를 바꿔버린 역사적 사건이다.

김영삼은 어떤가. 하나회의 뿌리를 뽑고, 군사 정권 시절부터 뿌리 박힌 지하경제를 '금융실명제'라는 칼 한 자루로 도려냈다. 이는 단순히 주가 지수 정도가 아니라, 국가의 돈이 흐르는 혈관을 투명하게 교체한 대수술이었다. 시중에 유동이 늘어나고 기관 매수가 이끄는 -대체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모르는- 5000포인트를 '주식 시장 정상화'라 말한다면 김영삼의 결단은 뭐라 불러줘야 할까?.

이명박은 서울 도심 한복판의 아스팔트를 뜯어내 거대한 물길인 청계천을 만들고 대중교통 환승 시스템, 수많은 자전거 도로 등 생활의 혁명을 완성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산을 깎고, 물길을 돌리고, 국가의 운영 체제(OS)를 새로 설치했다. 그런데 현 대통령은 고작 산속 개울가에 놓인 평상 몇 개 치운 걸 가지고 "내가 해냈다"며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이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을 때, 동네 폰팔이가 "나는 액정 보호필름 기포 없이 붙였다"고 자랑하며 끼어드는 꼴이다.

전임자들이 거대한 캔버스에 유화를 그릴 때, 당신은 구석에서 색종이 조각이나 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는 셈이다. 그 저작권조차 온전히 본인의 것이 아닌 그 '계곡 정비'는 구청 단속반의 업무 일지에나 적힐 일이지, 대통령의 자서전에 들어갈 내용이 아니다.

차라리 놀라운 업적을 말하려면, 4개의 전과에, 수많은 재판을 받으면서도 자리를 지키며 방탄으로 기어이 그 자리에 올라간 것, 계엄이라는 역대급 호재를 가지고도 과반의 지지를 못 받는 것. '합의문조차 필요없을 만큼 잘된 회담'이란 식의 여러 발언들이 뻔히 구라임이 밝혀져도 그 누구도 사과나 책임을 지지않는 무책임함. 뭐 이런게 훨씬 대단해 보인다.

그 초라한 '계곡 평상'. 거인들의 업적 옆에 나란히 두기엔 낯부끄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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