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비봉의 성인용 시절풍자] 탈진의 로맨스

조신요부, 조신한 요부라는 뜻이 아니다. 早晨妖婦 아침에 만난 음란미녀란 뜻이다.
그녀는 어둠이 걷히고 동녘이 불그레해지는 시간대를 좋아한다. 몸속에 뜨거운 기운이 솟구치는 그 시간이면, 어김없이 간편한 옷차림으로 뚝방길로 산보를 나간다. 아침마다 만나는 점잖은 노인이 아침 인사를 건넨다.
“좋은 아침!”
아주 교양있어 보이고 멋진 노인이다.
나란히 걸으면서 말도 몇마디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어젠 왜 안 나왔어요? ”,
“ 네, 법원에 좀 갈 일이 있어서요.”
노인이 누군가와 통화하는 소리를 듣고, 그가 오늘 생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영감님, 오늘 우리집에 오세요. 제가 간단하나마 축하해드릴게요.”
“ 아니, 뭘 새삼스럽게...”
저녁에 들른 그녀의 집 식탁에는 포도주 한 병과 예쁜 생일케이크가 노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촛불도 끄고, 건배도 하고, 케익을 나누어 먹는다.
“ 아~~하세요, 제가 먹여드릴게요.”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케이크은 처음이다.
“너무 행복해, 평생 이런 케이크를 먹고 산다면 원이 없겠군.”
“제가 더 좋은 선물을 준비했어요. 이리 오세요.”
그녀는 노인의 손목을 잡아 이끌고 침실로 간다. 아런 걸 요즘 젊은 애들은 대박이라고 하더라.
침실에는 10와트짜리 무드등 하나가 아늑한 분위기를 달구고 있었다.. 그녀의 백옥같은 몸매만 보이고 다른 것은 어무 것도 눈에 안들어오게 조도가 맞추어져 있었다.
이날 저녁의 일을 그녀는 일기에 아래와 같이 기록하였다.
“사는 동안, 남자들은 제법 겪었으나, 그 옛날 클럽에서 만나 원나이트하던 흔한 남자들과는 천양지차다. 파워와 테크닉을 말하는 게 아니다. 마치 사막에서 물을 만난 듯, 사흘굶은 아기가 엄마 젖을 밝히듯이, 게걸스럽고, 집요하기가 상상초월이다. 73세된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다. 길에 다니는 노인들을 무심한 눈으로 보아왔다. 그들 중에 더러는 이 남자에 버금가는 정열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단 말인가?“
그녀는 더 정성스런 마음으로 아침 산보에 나섰다. 안하던 세수까지 하고 연한 루즈도 바르고, 은은한 향수로 뿌린다. 여름이 다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때까지 남자와 너댓새 간격으로 만났다.
“날이 더우니까 아침부터 땀이 나네요. 영감님, 저녁에 오세요. 시원한 거 드릴게요.”
“ 조 오오치~~” 매번 헤벌쭉이다.
남자를 위해서 여자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교를 다하여 최상의 봉사를 아끼지 않았다. 여자의 직업이 꽃뱀은 아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이사를 했다.
노인에게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이사했다. 언제까지나 그 노인의 욕구를 책임질 관계는 아니지 않은가. 시간이 갈수록 보기 안 좋은 일만 보게 될 것이다. 기력이 다 빠져서 헉헉대는 모습은 차마 볼 자신이 없다.
한참 지난 후, 그 동네에 살던 아는 언니를 우연히 만났다.
“그 영감님 알지? 건강하던 그 분가 갑자기 다리 힘이 없어서 계단도 못 오르더니, 그만 뚝방길에서 실족해서 뇌진탕으로 돌아가셨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아주 건강하던 분이신데 말야.“
그녀는 놀라는 한편, 자신도 뜨거운 밤을 보내고 나면, 다리에 기운이 쪽 빠지던 기억을 떠올렸다. 많은 남자를 만났지만, 이 노인의 타는 듯한 욕구의 몸짓은 평생 못 잊을 것 같았다. 마음은 안되었다 싶지만, 어쩌겠는가. 서로가 원해서 즐겼을 뿐인데...
그 남자와 나란히 앉아 아침 커피를 나누어 마시던 벤치에서 잠시 훌쩍거리다가, 툭툭 털고 일어섰다.
아침 산보길에 저만치 앞서가는 남자가 그 노인으로 보이면 어쩌지. 그 분의 명복을 빌면서, 그리고 아침엔 뭘 먹을까 생각하며 집으로 향한다.
언제부터인가 달달한 것에 눈이 돌아가서, 앞뒤 안보고 매달리고 있다. 달콤한 케이크와 포도주에 혀가 맛들인지 오래이다. 만금을 들여서 고친 여우눈에 우유빛 피부를 가진 아름다운 여인의 향기에 취해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더구나 청구서가 날아오지 않는 공짜란다.
사흘들이로 더 달라고 갈증을 호소하다가, 나중에는 일어서 걸을 힘마저 없이 탈진하고, 결국은 제 풀에 쓰러져서 비참한 종말을 맞은 그 노인의 모습은 차베스의 백성들과 너무 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