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유조선 한 척이 대략 200만 배럴이고 한국의 1일 석유 소비량은 290~300만 배럴

[최보식의언론=윤일원 논설위원]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수송로. 미국 에너지 정보 관리청(eia) 웹페이지 캡처
호르무즈 해협의 석유 수송로. 미국 에너지 정보 관리청(eia) 웹페이지 캡처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한국 항만에 들어온 유조선은 베리 럭키(VERY LUCKY)와 이글 벨로어(EAGLE VELLORE) 단 두 척뿐이다.

통상 유조선 한 척이 대략 200만 배럴이고 한국의 1일 석유 소비량은 290~300만 배럴이다. 그러니 유조선 두 척 입항량은 하루 남짓 분량에 지나지 않는다.

2026년 1월 기준 한국 전체 석유 재고가 대략 1억 9000만 배럴 정도라고 알려졌다.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1억 9000만/290만=97.4일, 석 달이 조금 넘는 양이며, 이미 한 달을 소비했으니, 겨우 두 달 분량의 재고가 남았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달 18일 "아랍에미리트에서 1,800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지난번에 확보한 600만 배럴을 합치면 총 2,400만 배럴을 긴급 도입하게 될 것"이고, "일본도 부러워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지만, 고작 8일치 분량이다.

강 비서실장의 말은 '약속'일 뿐,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수치다. 강 비서실장은 UAE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이 아닌 육로 파이프라인을 통한 원유라 "이번 미국-이란 전쟁과는 무관"하다는 말을 또 잊지 않았지만, "수송로가 안전하다"는 보장은 하지 않았다.

미국 트럼프가 꼭 찍어 "호르무즈 해협 원유 의존도가 70%"인 한국과 일본에 함정을 보내 달라고 할 때, 우리 언론은 격렬한 반응을 보이면서 "남의 전쟁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라는 투로 미국 비난 일색이었다.

겉으로는 정부 대책이 신묘(神妙)하니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말장난하고 있는 사이 원유 재고는 야금야금 바닥났다. 아무도 원유 재고량을 말하지 않던 깜깜이 시대를 보내더니만 어제(25일)는 급기야 '공공기관 차량 5부제'를 갑자기 선언한다.

미국이 원하는 날짜(4.9)에 종전이 되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없다면야 헤프닝을 끝날 일이지만, 전쟁이란 그 여파를 알 수 없어 전쟁이 끝났다고 원유 수송이 온전히 가동된다는 보장도 없다.

원유 수송이 발등의 불이 아니라 언제나 '남의 나라 불구경' 하는 듯한 국민이나, 연일 "기름값은 정유사의 담합 때문이다"고 정유사 대표를 족치던 정부가 또 전쟁을 핑계 삼아 돈 풀기 궁리를 한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오면, 용맹한 군사 뒤에는 언제나 든든한 주보급로(MSR, Main Supply Route)가 있었듯, 한국의 비약적인 발전 뒤에는 언제나 호르무즈 안전 항해가 있었다. 

아직도 석유를 사 오는 '물품'으로만 여긴다면, 언제나 후진성에 머문 나라다.


 

 

 

#에너지안보 #호르무즈해협 #석유위기 #중동전

 

 

저작권자 © 최보식의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