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의 실무 능력만은 인정

[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 지역장 전무]

채널A 캡처
채널A 캡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근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보면 숨이 턱턱 막힌다. 대화와 타협은 전혀 없고 상대의 말에 옳고 그름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비난이고 공격일변도다.

야당이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차기 정권 획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비판에도 전제가 있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을 위한 비판이어야 하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 정도라고 표현하니 너무 추상적인데, 정도에 어긋남은 말로만 국민을 거론하고 실제는 자기 지지층만을 위하는 정책, 혹은 비판을 의미한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원인은 서로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데서 기인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출되어 보수진영 입장에서는 속이 터지고 안타깝지만 대통령을 극혐해도 어쨌건 국민이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택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바꿔 말하면 정통성과 정당성을 가진 대통령이라는 뜻이다. 국민의힘이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강성지지층만 바라보고 자꾸 이 사실을 부정하려 하니 정부여당과 대화 자체가 안된다. 

장동혁 대표가 어렵게 성사된 대통령 면담을 1시간 전에 취소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의 지지층으로부터 "잘했다, 속이 시원하다"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고 그 말을 듣고 행복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장동혁 대표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필자 판단으로는 장 대표는 이 일로 명분도 잃고 실리도 못 얻은 '루저'가 되었다.

민주당은 더 심하다. 국민의힘을 처음부터 '내란정당'이라고 부르며 국민의힘과  만남 자체를  거부했으니 대화가 될 리 없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야당의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단독으로 처리하곤 하니 아무런 제지 방법이 없는 야당은 극단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약자라도 궁지에 몰리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현재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있다. 극단적 상황에 몰리면 대화보다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지금 장동혁 대표의 국민의힘은 마치 궁지에 몰려 독기가 가득차 이판사판의 모습이다. 국민의 신뢰를 잃어 지지율은 바닥이지, 내부는 분열되어 당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만큼 난장판이지, 국회에서 민주당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그리 많지가 않다. 그나마 자신들을 위로해주고 지지해주는 강성지지층에 기대다 보니 그들의 뜻에 따라 그들의 입맛에 맞는 행동을 취하게 된 것이다.

인간은 궁지에 몰려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면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떨어지게 되어 있다.

자꾸 '3김 시대'가 떠오른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은 정치적으로 평생 적대적 관계였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했다. 그래서 정국이 꽉 막히면 영수회담을 통해 타결 방안을 마련하곤 했다. 국민들은 그 모습에 안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낭만 정치의 시대 같다.

대화와 타협은 서로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니 만남도 대화도 없다. 서로 만나야 대화도 하고 타협을 하지 않겠나? 대통령이 엑스(X, 구 트위터)에서 한마디하면 야당은 흠집만 찾아내 무조건 반대고 여당은 말 꼬투리만 잡는다고 역시 야당을 비난만 한다.

서로 대화가 없다 보니 야당이 아무리 고함을 치며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해봐야 야당의 목소리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으니 자기 지지층만을 위한 고함소리가 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온갖 일에 너무 나서고 편파적이며 불필요한 말을 너무 많이 해 나도 대통령을  싫어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의 실무 능력만은 인정한다. 마치 회사에 다닐 적, 능력 있는 CEO들이 했던 것처럼 회의에서 문제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질책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여 놀랐다.

저런 것은 정치인 출신들에게서 보기 힘든 모습이다. 아마도 대통령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오래하면서 닦은 실력일 것이다. 물론 대통령의 실무능력을 인정하는 것과 정책 방향이 내 생각과 많이 다르니 호불호의 문제는 별개다.

그런데 대통령은 이재명이고 국회에서 압도적인 수적 우위를 갖고 있는 정당은 민주당이다.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국민의힘이 대통령과 민주당과의 만남과 대화를 거부해서 무슨 이득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의힘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화에 앞장서야 한다. 특히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민주당이 법을 강제로 통과시킬 때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어리석어 보여 기가 찬다.

퇴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끝까지 매달려 단 한 개라도 자기들의 의사를 법안에 반영시켜야 했다. 국회의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였으니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회의에서 퇴장하면 비겁하다고 말하지 누가 강하다고 생각해줄까? 

국민의힘은 자신들이 약자고 상대가 강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대화가 시작될 것이다. 현재 아주 힘이 약한 약자이면서 마치 과거의 강자처럼 행동하니 방법이 안 나온다. 적과 상대할 때 강자일 때의 전략과 약자일 때의 전략은 다르다. 강자는 무력이 압도적이니 공격 일변도지만 약자는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 특히 내부적으로 똘똘 뭉치는 것은 기본이고 보유자원이 적에 비해  압도적으로 열세니 최대한 자원 손실을 막으며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추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기본전략을 이해 못 하고 국민의힘은 약자이면서 강자에게 강자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니 무슨 일을 해도 필패다.

국민의힘이 당명을 바꾼다고 현재 처해 있는 위상이 변하는 것이 아니다. 알맹이가 그대로니 국민 누구도 국민의힘이 변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필자처럼 "못난이가 별 꼴갑을 다 떤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긴 내부적으로 분열되어 있으니 내부 단속도 어려운데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긴 힘들겠다.

필자가 현 정치권에게 하고싶은 단어들이 있다. "인정", "만남", "대화", "포용", "타협"이라는 다섯 단어를 명심하면 현 정국이 풀릴 것 같다.

서로 삿대질하며 비난만 하지 말고 자주는 아니어도 여당 대표와 야당 대표가 가끔 만나 현안에 대해 대화하고 타협하여 정국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대통령이 자꾸 부동산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 내어 국민을 자극하지만 사실 정치권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일은 대미관세 문제다.

부동산 문제로 온 나라와 정치권이 시끄러우니 대미협상 이슈가 언론에서 쏙 들어갔다.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부동산 문제보다 몇 배 더 중요한 일인데 도무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언론도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고 정부 발표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과 야당에서 대미협상 이슈를 더욱 부각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않으니 우리 국민은 답답하다.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대미협상 이슈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막고 있는지 모르지만 이럴 때 보면 우리 언론이 참 무능력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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