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내에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끝날 것은 너무나 뻔한 일

[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 지역장 전무]

MBC 화면 캡처
MBC 화면 캡처

SK하이닉스는 현재 모든 취준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회사다. 성과급이 연봉 기본급의 300%를 지급했으니 당연하다. 1억원이 연봉이라면 성과급으로 1억5,000만 원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매출액 약 97조 원, 영업이익 47.2조 원(영업이익률 49%), 순이익 43조 원(순이익률 44%)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매출액은 약 333.6조 원, 영업이익은 43,6,조 원을 달성했으니 매출이야 회사 규모가 차이가 나니 당연히 삼성전자보다 작지만 영업이익은 삼성전자보다 거의 4조 원이나 더 많다. 매출은 삼성전자의 1/3 수준인데 영업이익이 더 많다는 것은 삼성전자보다 장사를 잘한 것이다.

후발업체인 SK하이닉스에게 영업이익에서 뒤진 삼성전자가 긴장해야 하지만 사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훨씬 더 불안하다. 삼성전자의 매출은 반도체, 핸드폰, 가전제품 등으로 3분화되어 있어 한 제품이 어려우면 다른 제품군에서 뒷받침해주며 삼성전자가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해왔다.

반도체는 반도체 사이클이라는 것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해 거의 4년 주기로 호황(Boom)과 불황(Bust)이 반복되는 현상을 말한다.

호황(Boom)때는 수요 급증 ->재고 부족 ->가격 상승 -> 반도체 기업 잇따른 설비 투자(증설)

불황(Bust)때는 과잉 공급->재고 누적->가격 하락->투자 축소 및 감산현상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왔다.

삼성전자는 이런 반도체 사이클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불황 때 호황을 대비해 가격을 경쟁사보다 더 내리고 설비를 증설하는 전략으로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자를 없애고 거의 독주체제를 이룩했다. 이런 전략은 가전과 핸드폰이라는 사업이 삼성전자를 뒷받쳐줬기에 가능했다.

호황과 불황에 따라 메모리 가격의 변동이 얼마나 심하냐면 호황 때는 10불이 넘어가던 메모리가 불황 때는 1~2불까지 떨어진다. 거의1/10 수준으로 폭락하니 보통 회사들은 견디기 힘들다. 그래서 반도체 회사들은 호황일 때 이익이 많이 나도 불황 때를 대비해 이익을 적립해 둔다.

그래서 SK하이닉스가 최근 1~2년간 엄청난 이익이 났어도 직원들에게 많은 성과급을 꺼려 했던 것이다. 반도체는 기술 변화가 빛의 속도로 진화하기 때문에 기술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생산 라인을 깔아야 한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1개 생산라인 당 수조 원이 소요된다. 게다가 반도체 사이클이 불황에 접어들면 보통 그 기간이 3~4년 지속된다. 삼성전자가 업계 1위이면서도 지난 3~4년간 힘들었던 이유다. 이러니 몇 년 동안 돈 많이 벌었다고 함부로 막 쓰면 불황 때 버티기 힘들다.

SK하이닉스의 문제는 매출과 수익구조가 HBM에 지나치게 몰려있어 반도체사이클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HBM3E의 엔비디아 공급가격이 약 300불 수준이고 HBM4 가격은 약 500불이라 한다. 만일 HBM이 불황사이클에 접어들면 개당 300~500불하는 HBM가격이 몇 십불 대로 하락할 수 있다. 메모리가격은 불황 때 그렇게 무섭게 떨어진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당분간 AI시대가 지속될 것이고 엔비디아의 GPU도 독점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비지니스에서 독점 체제가 오래 가는 경우는 없다.

이미 경쟁사인 구글의 TPU가 GPU보다 가격이 훨씬 싸고 성능은 더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TPU뿐만 아니라 퀄컴, 인텔과 AMD도 가성비 좋은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름 있는 회사만 언급했지만 어느 곳에서 엔비디아 같은 테크기업들이 꿈틀거리고 있는지 모른다. 아! 아마도 돈 냄새 잘 맡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엔비디아 혼자 이익을 독식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새로운 제품은 HBM4 같은 고성능 메모리를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난번 마이클 버리에 의해 'AI거품론'이 나왔을 때 미국 빅테크기업들이 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5~6년으로 길게 잡아 수익을 과도하게 잡았다고 분식회계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나왔었다. AI 분야는 기술개발 속도가 너무 빨라 GPU의 감가상각을 2~3년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틀린 주장이 아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GPU가 기업당 약 100만 개 정도다. 기업용 GPU 가격이 보통 개당 3~4만 불 하니 빅테크 기업들에 GPU 비용은 엄청난 부담이 된다. 오죽하면 빅테크가 아니라 '빚테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비싼 GPU를 대체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제품이 나온다면 당장에 교체하려 할 것이다.

1~2년 내에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가 끝날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다. 고성능제품은 몰라도 최소한 중저가형 제품에서 엔비디아가 가격을 현실화시키지 않는 한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본다. 삼성 핸드폰이 중저가에서 중국 제품에게 밀리는 현상을 생각하면 된다.

HBM도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상당하다. 현재까지는 중국 HBM의 수율이 낮고 품질이 완벽하지 않지만 저가제품에서는 가격으로 중국제품을 이기지 못한다. 3-4년 내에 중국산 HBM이 저가시장을 횝쓸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되면 HBM 수요는 여전해도 가격이 폭락할 것이고 삼성전자는 몰라도 SK하이닉스는 견디지 못한다.

최태원 회장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많은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에 곧 닥쳐올 난국을 대처할 뚜렷한 해결책이 안보인다는 것이다. 이제 시스템 반도체를 시작할 수도 없고..그렇다고 파운드리를 할 수도 없다. 미래가 위태해 보인다.

HBM조차도 삼성전자가 수익성 때문에 포기해서 삼성 HBM엔지니어들이 대거 SK하이닉스로 이동하며 생긴 기회였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 해도 기술이 문제지만 인력이 없다.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패키징까지 다 갖춘 회사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회사를 3개의 디비전으로 나눈 것부터 종합 반도체사로 만든 것까지 하늘이 삼성전자를 돕는 것인지 결과적으로 선견지명이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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