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진이라기보다 AI 보정 또는 합성 이미지에 가까운 느낌

[최보식의언론=박지현 인간안보아태전략센터 선임연구원(영국 거주 탈북민)]

국가정보원은 12일 김정은의 딸 김주애(13)가 '후계 내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날 정보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김주애는 지난 건군절 행사와 금수산 (태양) 궁전 참배 등 존재감 부각이 계속된 가운데, 일부 시책에 의견을 내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한다.(편집자) 

북한에서 '후계자' 이야기가 등장하는 시점은 늘 비슷하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나 내부 동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후계자설은 마치 준비된 카드처럼 반복적으로 소환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오늘 한국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에서 “후계 문제”가 언급됐다고 한다.

하지만 비공개 회의의 내용이 언론에 흘러나오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비공개'가 아니다. 그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꺼내든 메시지다.

게다가 국정원에 따르면 김주애에게는 이미 오빠가 있고, 성별이 공개되지 않은 동생도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김주애만 반복적으로 ‘후계자’로 선전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필자는 연구원으로서 북한 매체를 매일 모니터링 하다 보면, 지난달과 이번달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달 북한 선전매체는 김정은의 지방 출장과 현지 지도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그 홍보 방식이 지나치게 어색하고, 심지어는 현실감이 떨어진다.

며칠 전 공개된 소·양·돼지 축사 방문 사진들을 보면 그 차이가 더 뚜렷하다. 사진 속 축사 바닥(위 사진)은 비현실적으로 깨끗하다.

짐승이 있는 공간이라면 아무리 청소를 해도 물기, 사료 찌꺼기, 분뇨 흔적, 발굽 자국 같은 자연스러운 요소가 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내놓은 사진은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 조명과 색감도 지나치게 균일하고, 동물들의 배열과 자세도 너무 정돈돼 있다. 현장 사진이라기보다 AI 보정 또는 합성 이미지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이런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실제 활동이 줄어들거나, 내부 접근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북한은 '이미지 중심'의 선전으로 공백을 메운다. 그리고 그 공백이 커질수록, 외부 언론은 다시 후계자설을 꺼내든다. 확인할 수 없는 정보일수록 더 자극적이고, 더 쉽게 소비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김주애 후계자설은 북한 내부의 새로운 정보 때문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둘러싼 정치·언론적 수요가 만들어낸 반복적 현상에 가깝다.

언론들은 제각기 다른 추측을 소설처럼 내놓으며 사람들의 판단을 흐린다. 그렇게 외부의 언론이 만들어낸 소음은 결국 독재정권이 원하는 혼란의 전략을 대신 확성기처럼 퍼뜨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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