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걸, 아무리 따라 잡으려 해도, 그녀와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최보식의언론=검비봉 논설위원]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 저만치 앞에 웬 여인이 양팔을 겨드랑에 딱 붙이고 파워워킹을 하고 있었다.
나는 어떤 요식(要式)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나, 그런 행동거지를 싫어하기에, 한눈에 별로 탐탁치 않았으나, 그의 뒤를 따라 5~6m 거리를 두고 걷게 되었다. 나는 웬만한 사람은 능히 추월해서 나갈 정도의 보속(步速)이기에(속도를 내면 시속 8km도 가능), 그녀를 쉽게 추월하리라 생각했는데, 웬걸, 아무리 따라 잡으려 해도, 그녀와의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 봐라, 속도를 높여보지만 영 용이치 않다. 여자는 워킹으로 단련된 자 임에 틀림없고, 과거에 육상이나 구기(球技)종목 등의 운동선수였을 수도 있다. 뒷모습으로 짐작하기에는 40대 후반, 큰 키에 허리도 오목하니 곡선이 괜찮은데다가, 무엇보다도 탱탱한 둔부와 쪽 빠진 다리가 일품이었다.
그녀의 얇은 스판 바지 속에서 열심히 꿈틀거리고 있을 대퇴근과 대퇴이둔근를 연상하면서, 나도 근육엔진을 더 가열차게 작동시켰다.
짧지 않은 시간을 열심히 걸었으나, 결국 추월은 포기!
반환점에 가면 "낭자, 낭자는 어느 문파(門派)의 문도(門徒)이시오? 경공보법(輕功步法)이 예사롭지 않으니, 위명(威名)을 알고 싶구려..." 잠시 타진을 해봐야겠다 생각했다.
반환점에 도착하는데, 이 여인은 훽 몸을 돌리더니 다시 오던 길을 가는 게 아닌가. 아니 마라톤도 아니고, 반환점에 왔으면, 잠시 쉬면서 물도 마시고 숨도 고르고, 옆에 사람과 말도 섞고 그러는 거지, 뭐가 그렇게 바쁘단 말인가?
그런데 나를 또 놀라게 한 것은, 뒷모습으로 짐작했던 것과는 딴판, 나이가 60을 훌쩍 넘은 얼굴이더란 것이다. 내내 그녀 엉덩이를 보면서 걸을 때, 저 탱탱한 엉덩이를 허락 받고 엄지와 중지를 동그랗게 모아서 이마등을 때릴 때 쓰는 손튀기로 꼭 한 번 튀겨보려고 했는데, 어쨌거나, 말 한 번 붙여볼 짬도 없이 여협(女俠)은 휑하니 바람처럼 가버렸다.
눈 위를 걸어도 발자국을 안 남기고, 바닥에 널린 송충이를 밞고 지나가도, 배터져 죽은 벌레가 없다는 공력(功力), 바로 소문의 그 여협(女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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