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능 따위와 거리가 먼 인간이라 그런지 '천재' 말만 나오면 무조건 한 수 접어주는 약점이 있다

[최보식의언론=주동식 전 제3의길 편집인]

처음에 나도 이강인 욕 좀 했는데, 하나둘씩 튀어나오는 반론도 만만찮다. 특히 '천재론'. 천재를 죽이는 한국 사회의 고질에 대한 지적은 설득력이 있었다.

나는 재능 따위와 거리가 먼 인간이라 그런지 '천재' 말만 나오면 무조건 한 수 접어주는 약점이 있다. 나는 무조건 천재 편이다. 아니 그냥 머리 좋은 사람 편이다. 그 머리에는 축구 재능도 당연히 포함된다.

그런데 결국 천재란 결과로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결과로 증명되지 않는 천재는 천재가 아니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축구에 필요한 재능에는 돌파력, 볼 컨트롤 능력, 패스, 동물적인 슈팅 감각, 경기를 읽는 능력 등이 당연히 포함될 것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지적해주신 것처럼 축구는 전형적인 '단체 경기'다. 본인이 팀에 녹아들어가는 능력, 팀의 규율이나 분위기에 맞춰 자신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한국 사회가 정말 특별하게 서열을 중시하고 비합리적인 위계 질서가 강한 사회인지에 대해서는 잘 판단을 못하겠다. 그런 소리는 머리털 난 뒤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그리고 나름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 반대 되는 정황도 적지 않게 봐왔다는 게 그다지 짧지 않은 내 사회 생활의 경험이다.

선배한테 개기고 수평적인 질서를 강조하는 친구들일수록 본인이 선배의 자리, 힘있는 자리에 올라갔을 때 과거 선배들보다 훨씬 더 규율 따지고 권위적으로 굴고 목에 기브스하는 경우를 한두 번 본 게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요즘 대학가에서 별 거지같은 똥군기가 만연하고 있다더라. 내 대학 시절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수준이더만.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우리나라의 강한 위계질서나 권위주의는 한국인 특유의 질서 무시 깽판짓에 대한 부득이한 자위 조치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됐다. 오죽하면 저런 위계질서라도 만들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인 것이다.

이강인이 정말 '천재'라면 결과로 말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 정말 비합리적인 위계질서가 작동한다면 일단 거기에 맞춰야 한다. 그래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솔직히 길어봐야 몇 주 아닌가. 축구 잘한다고 군대도 면제받았는데 그 정도도 못참나? 그것마저 싫다면 아예 국가대표 소집을 거부하든가 했어야지.

선배들이 학교 폭력이나 왕따 수준으로 괴롭히기라도 했나? 그랬다면 아마 칼부림 났을 것 같다. 기껏해야 식사 시간 맞추고 소집하면 참석해달라는 정도 아닌가.

어느 분은 이강인을 '천재과', 손흥민을 '노력과'라고 분류하시던데, 공감이 간다. 하지만 분위기 읽는 것도 능력이다. 이런 능력에서 이강인은 결정적인 흠결이 있거나 아니면 어려서 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경우 아닌가 싶다.

그리고 '천재' '천재' 그러는데, 지금 국가대표 정도 되면 어려서부터 '축구 천재' 소리 숱하게 안 들은 애가 누가 있겠나? 이강인만 천재고 나머지는 전부 범재란 얘기인가? 지금까지 보여준 객관적인 축구 성적만 봐도 손흥민이 훨씬 더 천재에 가깝지 않나?

누가 보면 이강인이 메시나 마라도나, 호날두, 펠레 정도라도 되는 줄 알겠네.

 

#손흥민 손가락, #이강인 사과문, #클린스만 감독 경질, #손흥민 이강인

#손흥민 노력파, #이강인 천재과

저작권자 © 최보식의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