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이로되, 가결보다 더 심각한 상황 전개에 따른 2막이 기다린다. 미국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귀국을 앞당기라는 메시지가 긴급 타전됐다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최소 31명 등 돌렸다...방탄치명상' '찬성 더 많았다. 누더기방탄' '이재명, 가결만큼 아픈 부결' '살았지만 죽어야 할 시간'...
조간신문들 제목을 보면, 개표 결과를 듣고 고개를 뒤로 제친 이재명의 황망함이 느껴진다. 민주당 내 반응 또한 마찬가지로 충격적 표결 결과를 여실히 반영한다.
“이재명 대표는 오늘 사실상 탄핵당한 것이다.”(비명계 의원)
“충격이다! 조직적인 반란표가 나왔다고 본다.”(친명계 의원)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 297명이 투표해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1표로 나왔다. 과반(149표)보다 10표 모자라 부결됐지만, 찬성 표가 1표 많게 나왔다. 무효 기권표의 합도 20표나 나왔다. 가까스로 부결됐지만 이재명은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맞아 거의 재기 불능이다.
작년 12월 노웅래 체포동의안 때는 무효표 없이 기권만 9표로 나왔다. 이번에는 비명계 외 중립 쪽도 기권 또는 무효표로 당 지도부에 반대를 표한 거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친명계의 '칼 가는 소리'가 들린다.
“당 대표가 호소했는 데도 여당과 함께 간 사람들과 같이 갈 수 있나.”
"민주당내 암약하는 밀정들”
당초 친명계는 “이탈표는 없을 것”(정성호), “무효나 기권표는 없을 것”(김의겸) 등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지만, 비명계 의원들은 비웃음을 숨기며 딴마음을 품었던 거다.
‘개딸’들은 표결 직후 ‘이탈표 명단’을 만들어 돌리며 ‘범인 색출’에 나섰다 비명계 의원들을 대상으로 험구를 날리는 문자 테러도 시작됐다.
“수박(겉 민주, 속 국힘) 인증 제대로 했네!”라는 문자가 날라왔다. 한 비명계는 “부결표를 던졌다”고 답장을 보내는 등 ‘소동’이 이어졌다. “공천 살생부를 공개해야 한다”는 글들이 온라인에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당장 민주당 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의 대표 사퇴 요구가 빗발칠 거다. 비대위 체제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할 것이 명약관화다. 다음 주 이재명이 기소되기라도 하면 퇴진론이 더 거세질 것이란 예상이다.
검찰은 쌍방울 김성태 진술을 바탕으로 대북 불법송금 혐의 관련 2차 영장을 청구해 압박 수위를 높인다. 그럴 경우 이재명 체포동의안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그믐밤에 불을 보듯 하다. 이재명 스스로 결단하지 않으면 2차 체포동의안에서 '확인사살' 당할 거다.
대구시장 홍준표의 말이 걸작이다. "잡초 생명력으로 살아온 인생이라서 그런지 대단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27일 페북)
하지만 주사파 계열 경기동부연합-민노총 엄호로 대표에 오른 이재명은 '그만둘 자유'가 없을 거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경우, 야당의 당권 쟁투가 가열돼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으로 분당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거취를 결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분당 사태가 현실화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중진 의원)고 했다.
2003년 열린우리당의 분당 사태가 재연돼 정치권 전체가 꿈틀거릴 수 있다. 앞으로 정치권에서는 거야(巨野)의 분당, 혹은 탈당 도미노에 이은 정계 재편의 유동성이 커질 거다.
부결이로되, 가결보다 더 심각한 상황 전개에 따른 2막이 기다린다. 미국 체류 중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귀국을 앞당기라는 메시지가 긴급 타전됐다. 몸을 푸는 김부겸 혹은 정세균 비대위 체제를 가동하자는 말도 나온다. 이재명에게는 '잔인한 3월'이 시작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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