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서산 야서해(野鼠山 野鼠海) 1..... 쥐를 잡는 기획을 강화해서 덫들 속에 소시지 조각 같은 유혹적 미끼를 집어 넣었다. 그런데 쥐들이 영리해서 그런지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얌전한 쥐덫들
얌전한 쥐덫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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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사는 삶은 여러 가지도 불편한 일이 많다. 필자가 산속에서 사는 핵심적인 이유는 기후 위기에 빠진 지구를 살리기 위한 친환경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다.

이 정신을 살리기 위해 얼마 전까지 들쥐를 헤치지 않는 도구를 들쥐 잡는 데 사용했다. 사각 기둥으로 생긴 쥐덫이다. 쥐덫 안에 걸린 미끼에 사로잡힌 쥐들이 작은 쥐덫 안으로 들어가, 미끼를 건드리면 바로 문이 닫힌다. 나는 요놈들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서 방생하곤 했다. 함께하는 농부가 이런 식으로 방생한다면 쥐들이 절대로 돌아올 수 없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을 때 그 말을 믿었고 지금도 여전히 믿고 있다.

지난 연말이었다. 정확히 몇 마리인지 모르지만, 쥐들이 우리 공동체의 2동이라고 하는 집의 샌드위치 패널 안으로 들어가서, 단열재 역할을 하는 스티로폼을 파고들어가 그 안에서 터널을 만들기 시작한 걸 발견했다. 스티로폼 가루가 2동 후문의 현관과 처마 주위에서 근심거리가 될 정도로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쥐들이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구멍을 발견했다. 이 구멍을 흙과 자갈로 막으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때마다 더 커진 구멍을 발견할 뿐이었다. 쥐를 잡는 기획을 강화해서 덫들 속에 소시지 조각 같은 유혹적 미끼를 집어 넣었다. 그런데 쥐들이 영리해서 그런지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사람의 체취를 지우기 위해서 그 덫들을 소독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집을 지어주었으며, 그의 이름이 (사)도전돌밭공동체가 자리잡고 있는 태백산의 끝 자락과 똑같아서 흥미롭고 외우기 쉬운 김태백이라는 분에게 지난해의 마지막 날에 전화해서 AS를 신청했다. 성실하고 친절한 그 분은 바로 다음날 오전에 찾아왔다.

그는 샌드위치 패널로 만든 집에서는 대체로 다 생기는 문제라고 하면서, 쥐들이 터널을 만들수록 집의 단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가 와서 쥐의 터널 망 안으로 내시경을 삽입하여 폴리우레탄 폼으로 빈 공간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쥐들이 단열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패널 벽 아랫부분에 몰타르를 발라 집입로를 막는 것이 유일하고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확실하게 말했다.

한국어 표현 가운데 필자가 즐겨 사용하는 것들 중 하나는 ‘미연에 방지한다’는 말이다.

집안의 온도에 관해 예민해질 정도로 난방비가 너무 비싸고 춥고 긴 겨울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마자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는 날씨엔 몰타르를 타설하면 안 되는 것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기 위해 그냥 봄까지 기다리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지금이다.

우리 친환경 공동체가 아시씨의 성 프란치스코의 정신대로 모든 피조물들을 형제와 자매로 삼으려고 하되, ‘출산율’이 높은 들쥐들이 한겨울 산속보다 훨씬 따뜻한 집 벽 안에서 계속 번식한다면, 얼마 안 가서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겠지’라고 생각한다.

서양의 성인 가운데로 중세기 최고봉이신 프란치스코의 높은 이상을 잊지 않더라도, 신라시대 화랑의 5계명 중 하나인 살생유택(殺生有擇)이라는 사자성어도 동시에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멀기만 한 봄을 기다리지 않고 우리 집의 친환경적인 벽이 들쥐 산과 들쥐 바다가 되기 전에, 문제의 뿌리를 뽑기 위한 방법을 찾아내서 과감하게 실시해야만 되겠다.

쥐들이 침입한 2동 후문.
쥐들이 침입한 2동 후문.

 

캐나다 출신의 예수회 신부. 본명은 베르나르 스네칼. 캐나다 퀘벡주(州)의 의사 집안 출생. 프랑스 보르도 의대 재학 중 예수회에 입문. 1984년 한국에 파견된 뒤 불교 공부에 심취.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로 불교 강의. 현재 '도전돌밭공동체'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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