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측이 "너무 위험하다"고 반발하자 게시물을 삭제하는 촌극이 있었던 것이 불과 1주일 전

[최보식의언론=장현주 시민논객]

US. Army(왼쪽), 구글 맵스(오른쪽) 캡처
US. Army(왼쪽), 구글 맵스(오른쪽) 캡처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편집자)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안개 속이나 다름 없다. 당장 미 해군도 투입을 못하고 있는 중이다.

초대형 해군 함정이 피격 되면 엄청난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 그 이유 때문에 미 해군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선박들을 호위하겠다고 공언(트럼프,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장관) 했다가, 해군측이 "너무 위험하다"고 반발하자 게시물을 삭제하는 촌극이 있었던 것이 불과 1주일 전이다.

트럼프가 이번 이란 전쟁에서 크게 오판한 것이 있는 것 같다.

이란 국민들이 이슬람 신정체제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일단 미국이 공습만 하면 체제 전복에 나설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전쟁은 금방 끝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이것이 뜻대로 안되자, 트럼프는 더 나아가 전쟁이 바라던 대로 안 된다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발을 빼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 주식회사 비즈니스 방식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트럼프는 '이란 전쟁'을 서둘러 착수하면서 의회에서조차 전쟁선포 전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다. 전통 우방국가들에 대해서도 일체 사전 통보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된 이유는 단 하나. 속전속결로 이란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유일한 역사적 전쟁 영웅이 되겠다는 야망 때문 아니겠는가.

콜린 파월 이후 미국의 군사개입 원칙은, 가능한 한 동맹국들의 외교적 지지와 실질적 협력을 확보함으로써 전쟁의 정당성과 부담을 함께 분담하는 데 있었다. 반면 트럼프는 이러한 원칙을 무시한 채, 동맹과의 조율보다 미국 단독의 힘 과시와 정치적 공적의 독점을 우선시한 것으로 보인다.

그랬던 트럼프가 이제 와서 기름값이 치솟아 경제 전반이 영향을 받고 있고, 결사항전을 천명한 이란의 무차별 미사일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갈수록 심화되자 또다시 신박한 트럼프식 외교력을 발휘하였다.

우리 해군의 호르무즈 파병 요구!

"막강한 공군력으로 이란을 초토화시켰으니 모든 공은 내꺼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은 너희도 위험 부담에 공조하라"는 참으로 장삿꾼 같은 사고가 아닐 수 없다.

벌써부터 언론사 댓글들을 보면,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지역이니 파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눈에 띈다.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러나 미국 해군도 위험하다며 대통령과 행정부 발언을 뒤집은 곳이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런 현실에서 무엇이 명분이고 무엇이 실익이며, 예상되는 인명 피해가 얼마나 될지 명확하게 따져보는 것이 현명하다.

분명한 것은 충동적으로 일으킨 남의 전쟁에 참전해서 기뢰와 미사일 공격에 침몰 수장되는 것에는 대의명분도 명예도 없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파병은 아덴만에서 해적들과 싸워 인명을 구한 '인질 구출 작전'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 상대는 4500~5,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페르시아 제국의 후신인 이란이고 '순교'를 미덕으로 삼는 나라이다. 장소는 전쟁터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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