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승부수 … 왜 트럼프를 끌어들였나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겠다”며 표를 얻은 고립주의자다. 그런 그가 취임 1년여 만에 제3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될지도 모를 거대 전쟁을 먼저 시작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안개 속에 가려진 진실은 미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의 입에서 나왔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칠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먼저 치지 않으면 미군이 당할 판이었다.”
해석하면 이렇다. 이스라엘이 독단적으로 이란 공습을 결정했고, 이를 통보받은 미국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자국 군대가 휘말리는 것을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선제 타격’에 동참한 것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생존 전쟁에 미국을 ‘인질’로 잡아 참전시킨 셈이다.
그 대가는 혹독하다. 트럼프의 콘크리트 지지층인 ‘마가(MAGA)’ 세력마저 “트럼프는 시오니스트의 꼭두각시냐”, “우리를 배신했다”며 들고일어났다.
미국 우선주의자들에게 이스라엘은 더 이상 혈맹이 아니라, 미국을 전쟁터로 끌고 들어가는 ‘골칫덩어리’일 뿐이다.
네타냐후와 이스라엘 지도부는 이 후폭풍을 알았을 것이다. 알면서도 감행해야만 했던 그들의 ‘절박한 시간표’를 읽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알고 있다. 지금이 자신들이 가진 힘을 투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첫째, 서방의 ‘유대인 사랑’이 유통기한을 다했다. 과거엔 유대 자본과 홀로코스트 부채감이 서방을 묶어뒀지만, 지금 미국의 젊은 세대와 우파 고립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을 ‘성가신 짐’ 혹은 ‘침략자’로 본다. MAGA의 분노가 그 증거다. 시간이 갈수록 미국의 지원은 줄어들 것이고, 방패는 얇아질 것이다.
둘째, 내부의 시한폭탄이다. 병역을 거부하고 경전만 읽는 극우 ‘하레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총을 들고 세금을 내는 세속주의 유대인은 줄어든다. 10년 뒤면 이스라엘은 내부로부터 무너져 전쟁 수행 능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
셋째, 아랍의 기이한 침묵이다. 사우디, 요르단 등 수니파 국가들은 겉으로는 우려를 표하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른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이 궤멸되어 자신들이 발 뻗고 자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적(이란)의 형제들(아랍)이 등을 돌린 지금이야말로 적의 심장을 찌를 유일한 타이밍이다.
그래서 그들은 질서보다 혼란을 택했다. 이란의 하메네이가 사라지면서 해적떼 창궐하는 ‘춘추전국시대’가 되더라도, 핵을 쥔 강력한 적보다는 다루기 쉽다는 생존 본능이다.
이 비정한 승부수를 한반도에 대입하면 등골이 서늘해진다. 우리의 상황은 이스라엘과 소름돋게 닮았다. 아니, 더 나쁘다.
이스라엘이 하레디 증가를 걱정한다면, 우리는 아예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0.6명대 출산율로 매년 입대할 청년이 급감한다. 10년 뒤면 첨단 무기가 있어도 그걸 쏠 병사가 없다. 우리 역시 국방력으로 보면 지금이 ‘가장 강한 날’이고, 내일부터는 약해질 일만 남았다.
적의 상황은 어떤가.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을 갖기 전에 쳤지만, 우리는 북한이 핵을 완성하고 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걸 지켜만 봤다. 이제는 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비대칭 공포 속에 갇혔다.
조건은 비슷한데 대응은 정반대다. 이스라엘은 시간이 없다는 걸 알고 동맹인 미국의 멱살을 잡아서라도 미래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데, 지난 한국은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태평했었다. 북핵은 이제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앞으로는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관리의 대상으로 바뀐지 오래다.
국방 예산은 펑크가 나고, 직업군인들은 떠난다. 훈련은 계속 축소를 지향한다. 이스라엘이 미래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오늘 피를 흘린다면, 한국은 오늘의 안락함을 위해 미래의 생존을 담보 잡히고 있다.
또 이런 얘기를 전쟁이라도 하자는 얘기냐며 '호전광'으로 몰며 곡해할지 모르겠지만,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결기가 없었기에 이젠 국가의 영속을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러 아무리 머리를 짜내봐야 후손들은 피할 기회조차 박탈 당한체, 북에 끌려다니게 생겼고, 이미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된거다. 뜻대로 됐으니 진심으로 축하한다.
이스라엘은 국운이 기울기 직전, 가장 강한 순간에 가장 위험한 도박을 걸었다. 그 도박판에 미국 대통령까지 말(馬)로 써먹었다.
이 냉혹한 국제 정치의 현장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동맹은 영원하지 않고, 내 나라는 내가 지켜야 한다는 서늘한 진실. 이스라엘의 포성이 서울의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진짜 이유다.
#중동전쟁 #이스라엘전략 #트럼프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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