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가 얼마나 한가하면 '5일장 상주' 역할을 하나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KBS 화면 캡처
KBS 화면 캡처

이해찬 전 총리의 빈소에서 벌어진 이 흥미진진한 ‘장례식 토크쇼’를 보며 또 한번 무릎을 쳤다.

국무총리가 얼마나 한가하면 5일장 상주 역할을 하는 걸까 기이하기도 하지만, 그 면전에 대고 “트럼프는 왜 그런답니까?”라며 뼈를 때리는 김어준의 저 천연덕스러운 진행 능력.

이건 조문이 아니라, 문상객이 상주를 상대로 벌인 ‘기습 청문회’이자, 장례식장마저 콘텐츠 스튜디오로 활용하는 ‘유튜버의 창조적 공간 활용법’이다.

상식적으로 보자. 김민석 총리는 며칠 전 미국 가서 “한미 관계 맑음”이라고 브리핑했다가, 다음 날 트럼프에게 관세 폭탄 맞고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상태다.

그런 사람에게 빈소에서 굳이 그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궁금해서가 아니라 “너 미국 가서 헛물 켜고 온 거 내가 다 안다”며 확인 사살을 한 셈이다. 그걸 또 자기 방송에 나와 “사전 징후도 몰랐다더라”며 썰까지 풀었으니, 이보다 완벽한 ‘공개 처형’이 어디 있나.

나는 이 장면에서 팀 김어준· 정청래의 ‘빌드업’에 박수를 보낸다. 이재명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김민석 총리가 차기 당권 주자로 크는 꼴을 못 보겠다는 저 확실한 견제구.

서울시장 여론조사에 억지로 이름을 넣으며 '당신은 그냥 잘돼야 시장님 정도가 어울린다'는 뜬금 방석 빼주기로 신경을 긁더니, 이제는 고인의 영정 앞에서조차 정치적 라이벌의 무능을 생중계 해버리는 저 ‘실전 압축형 권력 투쟁’. 참으로 부지런하고 알뜰하다.

남들은 엄숙해야 할 장례식장에서까지 정치를 하냐고 욕하겠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이보다 재밌는 ‘데스 매치’가 없다. 한쪽은 대통령의 복심이고, 한쪽은 당의 대주주를 자처하는 스피커다. 이들이 서로의 아킬레스건을 물어 뜯으며 진흙탕에서 뒹굴기 시작했다는 건, 이제 볼 만한 ‘시빌 워’가 시작됐다는 신호다.

어디선가 환청이 들린다. “짜란다, 짜란다, 짜란다!”

김어준 총수, 그 기세 꺾지 말고 계속 밀어 붙이시라. 김민석 총리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 말고 반격을 준비하시라. 누가 이기든 이기는 편 너희 편.

빈소의 향 냄새보다 더 진하게 풍기는 저 권력의 암투 냄새. 아주 구수하다 못해 중독성 있다. 싸움은 역시 집안 싸움이 제일 재밌는 법이다. 이런 꿀잼이 도사리고 있을 줄 모르고 사회장을 괜히 반대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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