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독재를 사상이 아닌 범죄로 보는 순간, 판은 달라진다
[최보식의언론=정광제 이승만학당 이사]

트럼프가 마두로를 잡은 게 한국 우파에게 기회냐?
솔직히 말하면 기회다. 다만 그냥 생기는 기회는 아니다. 이 사건을 읽고, 의미를 해석하고, 자기 언어로 가져올 수 있을 때만 기회가 된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잡는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겉으로 보면 맞는 말처럼 보인다. 미국 이야기고 남미 이야기다. 한국 정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사건은 단순한 외국 뉴스가 아니다. 세상이 독재 정권을 어떻게 다루기 시작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 변화는 한국 우파에게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힌트를 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는 니콜라스 마두로를 자기와 생각이 다른 정치인으로 보지 않는다. 좌파 지도자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트럼프가 붙인 규정은 하나다. 범죄 조직의 수장이다.
마약 팔고, 돈 세탁하고, 테러 자금을 대고, 국가 권력을 이용해 범죄를 굴리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나라 대통령 체포는 주권 침해다”라는 말은 설득력이 없어지는 것이다.
트럼프의 논리는, 나라 간판을 달고 나쁜 짓을 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범죄라는 것이다.
이 점이 한국 우파에게 첫 번째 기회다. 한국에서 좌파 독재를 비판하면 종종 “그건 생각의 차이다”, “다른 체제일 뿐이다”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이 말 앞에서 우파는 늘 힘을 못 쓴다.
트럼프식 접근은 다르다. 생각이 달라서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고 사회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이건 이념 싸움이 아니다. 범죄와 질서의 문제다. 이렇게 접근하면 설득의 무게는 완전히 달라진다.
좌파는 거의 모든 문제를 이렇게 정리한다.
“그건 그 나라 주권이다.” “외부가 간섭하면 안 된다.” 트럼프의 대답은 명확하다. "주권은 면죄부가 아니다."
마약으로 다른 나라 시민을 죽이고, 범죄 자금으로 정권을 유지하면서 “우리나라 일이니 놔둬라”는 주장은 통하지 않는다. 주권은 권리가 아니라 책임을 전제로 한다는 메시지다.
이 논리는 북한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미사일 발사, 마약 거래, 사이버 범죄, 인질 외교까지 벌이면서 주권만 외치는 체제는 정상 국가가 아니다. 주권을 무제한 방패로 쓰면, 그 체제는 스스로 정당성을 잃게 된다.
한국 우파는 늘 “현실을 보자”고 말한다. 하지만 설명 방식은 종종 초딩 도덕 교과서 수준이다. 트럼프는 다르다. 미국의 재산을 빼앗고, 그 돈으로 범죄를 저지르면 언젠가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국제법은 방패가 아니라 설명 도구다. 국제법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주문이 아니라, 왜 행동이 정당한지를 설명하는 구절이다.
이건 한국 사회에 중요한 교육 소재다. 세상은 착한 말만 하는 사람 편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힘있는 국가는 책임도 함께 묻는다. 이 현실을 설명할 수 있는 실제 사례가 생긴 것이다.
그동안 좌파는 피해자 언어를 독점해 왔다. 독재 정권은 늘 “미국 때문에 힘들다”, “제재 때문에 고통받는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야기는 다르다. 진짜 피해자는 마약 때문에 죽은 사람들이다. 망가진 사회를 견디지 못하고 탈출한 난민들이다. 이때 독재 정권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가해자다. 이 전환은 결정타다.
이런 상황을 그냥 “미국 얘기지 뭐” 하고 넘기면 우리에겐 아무 기회도 없다. 하지만 “아,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겠구나” 하고 가져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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