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무슨 담배나 흉기라도 되나?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선래 기자]

MBC 뉴스 캡처
MBC 뉴스 캡처

MBC가 지난 2일 자 뉴스 투데이의 유튜브 '새 역사 써가는 코스피‥'5,000' 시대 바짝' 썸네일에 고환율 수치 노출을 피하기 위해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는 지적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담당 기자는 고환율 수치가 모자이크 처리된 해당 리포트에서 "1400원대 고환율과 금리 인하에 따른 물가 부담은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부가 한곳에 몰리는 경제적 양극화도 걱정이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뉴스 보도 시 모자이크 처리는 개인정보나 사생활 보호, 범죄 및 수사 관련 보호, 군사시설등의 안전 및 보안, 노골적 폭력 및 성적 표현을 완화하기 위해 사용한다. 

주가, 코스피 지수 등의 경제 지표는 일반적인 방송 저널리즘 관행에서 모자이크 처리 대상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실시간으로 변하는 환율의 특성상 보도 시점과 차이가 날 수 있어, 시청자 혼선을 막기 위해 사후 수정 시 모자이크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편집자)

환율이 무슨 '야동'이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지난 2일 자 MBC 뉴스 썸네일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 에이 설마 누가 합성한 거 겠지..??? 아니었다.

코스피 지수는 큼지막하게 띄워 놓고, 배경의 환율 정보는 범죄자 수갑 가리듯 뿌옇게 블러 처리를 발라 놨다.

거 참, 신기하다. 환율이 무슨 담배나 흉기라도 되나? 아니면 숫자가 너무 야하고 선정적이라, 공영방송 심의 규정에 걸리기라도 한 건가? 경제 지표에 자체 검열 딱지를 붙이는 건 난생 처음 본다.

의도가 너무도 유치하고 투명해서 필자가 다 민망할 정도다. '주식이 올랐으니 태평성대로구나'라고 국뽕은 주입하고 싶은데, 그게 실은 돈 가치가 똥값이 돼서 오른 거라는 불편한 진실은 보여주기 싫었던 거겠지. 원인은 지우고 결과만 보여주는, 거의 마술에 가까운 편집 기술이다.

며칠 전 종이신문엔 어버이가 하사하신 피자 사진이 수를 놓은 로동신문 스타일이 웃음을 주더니 이번엔 조선중앙통신이 납시었다. 쌀독이 넘친다고 선전하면서, 배경에 있는 굶주린 아이들은 포토샵으로 문대버리는 그 감성. 평양의 선진 보도 기술이 여의도에 상륙했나 보다. 참, 나라 하나 망가지는 거 순식간이구나.

화면을 가린다고 현실이 가려지나? 국민은 마트 계산대 앞에서, 주유소 리터당 가격 앞에서 저 모자이크 뒤의 공포를 매일 라이브로 체감하고 있다.

MBC 보도국 형님들. 차라리 환율이 너무 높아서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했습니다라고 드립이라도 쳐라. 그게 더 웃기기라도 하니까. 화도 안 난다. 더 망가질 게 있겠나 싶었지만, 이번엔 숫자를 지운 게 아니라 언론으로서의 마지막 양심마저 블러 처리한 것 같아 그저 짠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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