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약세의 원인은 통화량인데, 총재는 왜 부인하나
[최보식의언론=김진안 전 삼성전자 중동구 지역장 전무, 최보식 편집인]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상하다. ‘견월망지(見月亡指)’ 고사성어처럼 달을 보여주려고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는 어리석음을 범한다는 뜻인데 이 총재가 그렇다. 무슨 이유에선지 애써 본질은 가리고 사소한 원인에 책임을 돌린다.
이 총재는 15일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2(GDP대비 통화량비율)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 대답을 준비했다"며 "최근 가장 가슴 아프고 화도 나고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어떻게 이런 얘기를 데이터 확인 없이 할 수 있느냐. 한은이 돈 풀어서 환율 올랐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환율 폭등의 원인으로 달러강세, 엔화약세, 베네수엘라 공습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발생했다며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이례적으로 한국의 원화 저평가를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대다수의 교수며 전문가들이 환율 폭등의 원인 중 가장 큰 이유로 통화량 증가라고 지적했는데 이 총재만 아니라고 한다. 누차 말했지만 전문가들이 꼽는 원화 저평가의 주요원인으로
1. 과도한 원화통화량 증가(M2. GDP대비 통화량)
2. 미국과의 금리 차이.
3. 국내에서 달러수요급증(대미투자증가와 서학개미 등)
4. 한국 경제 펀더멘탈이 취약
이 4가지를 가장 많이 언급하고 있다. 물론 이총재가 말한 달러강세와 엔화약세 등도 원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겠지만 주요 원인은 아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전문가들이 통화량 증가가 원화 약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데 이 총재만 굳이 절대 아니라고 반박한다.
물론 통화량 증가가 이 총재의 100% 책임은 아니다. 정권에서 민생지원금을 풀겠다고 결정했는데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 금통위원장인 제롬 파웰도 아니고 무슨 용기와 힘이 있다고 반대했겠는가?
하지만 통화량의 급격한 증가가 대한민국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침묵하고 순순히 정부정책에 따른 것에 대해서는 분명 책임이 있다. 그 책임 추궁이 마음에 걸려 저렇게 격앙되어 책임회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면 통화량 증가라는 진단이 정부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두려워하거나...
저렇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부인하는 것을 보니 한은 총재 자리 후에 다른 흑심이 있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미 재무장관 이야기를 했는데 그의 발언은 미국 재무장관으로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미국 재무장관이야 원화가 약세가 되면 한국 제품에 그만큼 수출경쟁력이 생겨 가격 경쟁에서 미국에게 불리해지니 걱정이 되었을 것이다.
미국이 한미 간 FTA를 무시하고 힘들게 15% 관세를 부과했는데 원환율이 15% 이상 오르면 15% 부과한 의미가 없어지니 당황한 것이다. 한국산 제품에 대해 미 재무장관으로 당연한 발언을 한 것을 자신의 주장에 동조한다고 끌어다 인용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다른 때 같으면 미국 재무당국에서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진작에 구두경고가 나왔어야 하는데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보면 한국 외환당국이 개입하여 환율을 떨어트리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니 조용히 있는 것이다. 이런 것도 눈치를 못 채고 미국 재무장관이 원화 환율이 오르는 것에 반대한다고 좋아하니 한심하다. 우리나라를 위해 걱정해줘서 그런 말을 했겠는가? 우리 관료들 제발 정신 좀 차려라.
대미 협상 때도 그랬지만 대한민국 관료들이 미국 관료들에게 쉽게 놀아나니 모두 순진해 빠졌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협상이 끝난 후 김정관 장관을 칭찬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 총재의 주장이 맞다면 달러강세, 엔화약세, 배네수엘라 공습은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의 화폐에 영향을 줬을 텐데 왜 유독 원화만 폭락하고 있을까? 대한민국 최고의 금융전문가가 비전문가인 일반인도 동의하지 못하는 논리를 편다.
작년 연말에 국민연금 동원해 환율방어했지만 외환보유고나 크게 줄였지 효과가 없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 후 10원이 하락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필자가 지난번에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여 원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끌어 올릴 때마다 이를 이용하는 투기세력이 있다고 했다.
실제로 외환당국이 개입하여 원화 가치가 잠깐 올라간 사이 서학개미들이 19.4억불어치 달러를 구매하여 미국 주식에 투자했다(2026년 1월달 10일간 미국주식 투자금액).
이는 작년 동기간 미국 주식에 투자했던 13.5억 불에 비해 44%나 증가한 수치다. 그 기간은 국장이 호황을 거듭하던 시기임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 투자자들이 달러 가치가 내려간 사이 겸사겸사 달러를 매집해 미증시에 투자했다는 증거다. 서학개미들이 투기세력은 아니지만 환율이 내려간 기회를 이용한 것은 맞다.
이런 현상은 IMF 때 이미 일어났던 일이다. 외환당국이 외환보유고를 털어가며 환율방어를 할 때마다 투기세력은 돈을 벌었다. 그래서 요즈음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때마다 원환율은 올라간다는 말이 생겼다.
이창용 총재의 저런 신경절적이고 프로답지 않은 태도는 외환시장에 원화에 대한 불신과 불확실성만 키워줄 뿐이다. 원화를 1300원대로 원상복귀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신뢰회복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경제가 순탄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 저절로 원화는 1300원대로 내려간다. 원화가 계속 약세로 간다는 것은 그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다. 환율은 다시 148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니 우리나라는 아무런 성과도 없이 외환보유고 26억 불 이상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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