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제작된 ‘백악관 황금 열쇠’ 중 마지막 남은 1개를 우리 대통령에게 보내왔다

[최보식의언론=장성민 국민의힘 안산시갑 당협위원장]

강훈식 SNS
강훈식 SNS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2월 16일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께 각별한 안부를 전했다”며, “지난 10월 방한 당시 매우 귀한 선물을 받아 이에 대한 답례로 특별한 선물을 전달하고자 한다며, 5개 제작된 ‘백악관 황금 열쇠’ 중 마지막 남은 1개를 우리 대통령에게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어 “백악관 황금 열쇠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한 손님에게 주기 위해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대통령 문장과 함께 ‘KEY TO THE WHITE HOUSE’라는 문구가 각인돼 있다”고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열쇠를 공개했다.

또한 “현재까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축구선수가 이 황금 열쇠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 의미를 한껏 부여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가깝게 지낸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나, 현 다카이치 총리가 백악관 열쇠를 받았다는 소식을 필자는 들어본 적이 없다.

‘5개 제작된 황금 열쇠 가운데 마지막 남은 1개를 이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주장 역시, 이 내용이 실제로 백악관에서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인지, 아니면 강훈식 실장의 개인적 추측에 불과한 것인지 정확한 출처가 불분명하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딱 5개뿐이라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열쇠'는 이미 많은 인사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지난 8월 백악관을 방문했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받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받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전략보고서에서 ‘문명의 소멸’이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했던 유럽 지도자들 상당수에게도 이 열쇠가 선물됐다는 것이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백악관 열쇠’를 아예 자신의 집무실에 사과 상자처럼 박스째 쌓아두고, 백악관을 방문한 인사들에게 기념 선물로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월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백악관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은 열쇠를, 트럼프 대통령과 집무실에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유럽 각국 정상들 역시 모두 백악관 방문 시 직접 이 열쇠를 선물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이 대통령이 받았다고 공개한 백악관 열쇠는, 지난 16일 강경화 주미 대사가 신임장을 제정할 당시 강 대사 편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즉,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은 것이 아니라, 주미 대사를 통한 간접 전달이었다.

더 나아가 백악관은 같은 날 강 대사와 함께 신임장을 제정한 주미 카자흐스탄 대사 마그찬 일리야소프 편을 통해, 신권위주의 국가이자 친러 전쟁 참전국인 카자흐스탄의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에게도 열쇠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는 열쇠와 함께 야구 모자도 선물로 전달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사실 자체는 한미 동맹 관계 차원에서 분명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이 사안을 두고 경박하거나 경솔한 태도를 보인 것은 국격 추락과 직결되는 문제다.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내용을 마치 어린아이들 자랑하듯 포장해 선물의 의미를 왜곡·홍보하는 행태는 국가적 수치에 가깝다.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

이런 대통령실 수준은 국제사회에서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 쉽고, 서울 외교가에서는 ‘침묵 속의 농락거리’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딱 5개뿐이라며 공개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선물 열쇠는, 이미 훨씬 더 많은 곳에서 훨씬 더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20년 4월 16일, 백악관 사우스 론(South Lawn)에서 트럭 운전사들을 초청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 속에서 트럭 업계가 이른바 ‘화물 절벽’을 맞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트럭 운전사 4명을 초청해 행사를 주최했고 이 자리에서 황금 열쇠를 선물한 사실이 있다.

이들이 받은 열쇠 역시 강훈식 실장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 속 열쇠와 같은 것이다.

그런데도 이를 마치 지구상에 단 다섯 개만 제작된 한정판 황금 열쇠 가운데 마지막 한 개를 이 대통령에게 특별히 선물한 것처럼 설명한 것은 지나친 블러핑이 아닌가. 그마저도 황금도 아닌, 청동이나 황동에 도금한 열쇠라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하기야 식당 메뉴판에 사인한 종이 한 장도 ‘선물’이라며 전시하고 홍보한 사람들에게 무슨 할 말이 더 있겠는가. 대통령이 받은 열쇠를 미국 트럭 운전사들도 받았다는 사실 앞에서, 도대체 누구와 누구가 동급인가.

환율 폭등 때문에 경제가 초비상사태로 빠져들고 있고, 경제 위기에 전 국민이 걱정하는 이 비상한 현실이 보이지 않는가?

지난 7월 이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당시, 백악관과의 핫라인 설치를 위해 방미 동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비서실장은 이번 일을 통해 스스로 그 ‘핫라인’이 사실상 ‘헛라인’이거나, 최소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만천하에 확인시켜준 결정적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지금 대통령실이 백악관으로부터 받아 공개해야 할 것은, 지천에 깔린 기념용 열쇠가 아니라, 환율 안정을 위한 미국과의 통화스와프와 같은 실질적이고 절박한 성과다.

대한민국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금 북한이 공개한 8,700t급 핵잠수함이 눈에 보이지 않는가. 지금 대한민국이 처한 국내외적 상황이 백악관 열쇠를 자랑할 한가한 상황인가?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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