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 부자는 인공육, 배양육 분야에서 나올 거라
[최보식의언론=배재희 강호논객]

어느 호텔에서 악어 고기를 먹어봤는데 듣던 대로 삶은 닭고기맛이 났다. 혹자는 꿩고기 느낌이라고도 하는데 나는 꿩을 못 먹어봐서. 여튼 맛은 평균 이상이었다. 악어 등살을 포크로 떼어 먹었는데 인상적인 건 삶아 놓은 악어 입에다 사과를 물려 놨다는 것. 어딜 가나 참 사람이 제일 비정하고 못됐다.
악어 고기 먹으면서 확신을 했다. 문명의 진짜 특이점은 맛의 확장에서 올 거라고. 역사 속 수많은 문화권에서 다종 다양한 고기 맛 실험이 있어 왔다.
다양한 양념과 조리법의 변용이 시도되었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주재료가 뻔하니 맛도 뻔했던 것. 인류는 사육에 성공한 닭, 소, 돼지, 양 등 여섯 종만으로 살코기의 세계를 경험한다. 바꿔 말해 여섯 종의 고기 맛에만 사로잡혀 산다.
너무 맛있어서 포르투갈 선원들에게 순식간에 잡아먹혀 멸종했다는 도도새는 무슨 맛이었을까. 상어에서 제일 맛있다는 지느러미는 어떤 맛이며. 고릴라, 기린, 사자는 맛이 좋을까. 이누이트들이 설원에서 얼굴에 피칠갑을 하고 뜯어먹는 북극곰과 바다사자는 무슨 맛일까. 우리는 알 수가 없다.
오늘날 미국 실리콘벨리, 이스라엘 텔 아비브 등 혁신가들의 벤처타운은 배양육 실험으로 여념이 없다. 고기를 도축하는 게 아니라 근육세포를 배양해서 실험실에서 길러 내겠다는 대담한 시도다. 이들의 양산 대상은 고기세포를 채취할 수 있는 육해공의 모든 동물들이다. 이론적으로 고기맛의 무한정한 확장이 가능하다. 이들이 진정한 혁명가다.
5년 전만 해도 햄버거용 소고기 패티 한웅큼을 배양하는 데 1억 원이 들었다. 이젠 30만 원이면 된다. 곧 1,000원, 2,000원 하게 될 것이다.
그뿐인가 힘줄과 근육의 식감까지 3d 프린터 기술로 매끈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되었나. 머지않아 환경오염, 잔혹한 도축, 비효율의 극치인 현재의 공장형 동물 사육 행태는 금지될 것이다. 시간표가 빨라지고 있다. 특이점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인간은 가장 경제적, 효율적, 윤리적 방식으로 고기맛을 빌려오게 될 것이다. 필요한 만큼 배양해서 먹기 좋게 생산한다.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배출도 없고 사료 생산을 위한 무지막지한 벌목도 사라질 것이다. 무엇보다 인류는 고기공급을 명목으로 한 잔혹성의 혐의를 벗게 된다.
전에 방송에서 알을 생산 못 하는 수컷 병아리 수백 마리를 나자마자 기계로 갈아버리는 광경을 봤다. 구토가 났다. 호르몬제로 범벅된 영계장 닭들은 두 다리로 더는 지탱 못 할 만큼 비대했다. 괴물이 따로 없었다.
우리의 혀가 이런 혐오스런 살육으로라야 겨우 반응한다니 서글프다.
문명은 결국 해법을 찾을 거다. 자기 잔혹성을 극복할 방도를 구하게 되어 있다. 미국에서 실험실 배양육을 개발하는 벤처기업 '멤피스 미트'의 CEO는 인도 출신 심장전문의였다. 어린 시절 동물 도축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인생을 바꿔 놓은 상처였다.
이스라엘 수도 '텔 아비브'에는 유독 인공육 업체들이 많다. 흔히들 이스라엘을 '성(聖)'과 '속(俗)'이 공존하는 나라라고 한다. 고도시 예루살렘이 각종 동물 제사로 피칠갑을 이룬 유대교 역사의 산지라면 신도시 텔 아비브는 세속성의 끝판 같은 도시다. 텔 아비브의 탈종교적인 청년 창업가들은 더이상 피흘림이 없는 비폭력적 고기 생산을 꿈꾼다. 이스라엘과 텔 아비브의 대립적인 두 열정은 묘하게 종교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아이디어로 세계 제일 부자가 되었다. 머지 않은 미래에 세계 제일 부자는 인공육, 배양육 분야에서 나올 거라 확신한다.
살생 없는 고래 고기, 기린 고기, 바다 사자 고기를 사람들에 공급시켜 줄 천재 사업가들이 각 곳에서 웅비하고 있다. 그런 위대한 혁명가에게 우린 기꺼이 노벨평화상도 줘야할 거다. 문명의 특이점은 그렇게, 그런 식으로 찾아올 거다.
우린 그때까지 화창한 마음으로 혀 잘 닦고 치아 관리나 잘 해놓자.
#배양육시대 #도살없는고기 #혐오스런문명 #혀끝특이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