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가 1200년 지속될 수 있었던 한 가지는 군사력
[최보식의언론=김의환 뉴욕총영사]

필자 김의환 뉴욕총영사는 작년 8월 15일 뉴욕 행사에서 상해임정 건국론을 주장하는 이종찬 광복회장의 기념사 대독을 듣자 "말 같지도 않은 기념사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그 뒤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그는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아 민주당의 사퇴 압박을 받았다. (편집자)
AD 476년에 멸망한 로마는 BC 8세기에 건국했다. 1,200년 넘게 지속된 것이다. 로마가 제국으로 발전한 것은 AD 1세기 때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로마는 줄리어스 시저와 여러 황제들, 그리고 지중해를 중심으로 큰 영토와 인구를 지닌 로마 제국이다. 그러나 로마는 처음부터 제국이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로마는 첫째 왕의 이름이 로물루스였고 제국의 마지막 황제 이름도 로물루스였다.
로마는 이탈리아 반도에서 삼리움족을 비롯한 강력한 부족들에 의해서 늘 위협을 받던 소국이었다. 근 700년 동안 멸망의 위험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로소 서기 50년에 제국의 기초를 이룬다. 이후 지중해를 제패하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찬란한 로마 제국의 시대가 열린다. 그러나 결국 476년에 로마는 훈족의 침입에 의해서 멸망하고 만다.
사람들은 '로마는 왜 멸망했을까'에 관심을 둔다. 그러나 로마가 어떻게 1,200년을 지속했을까는 관심이 없다.
어떤 대국이든 결국은 멸망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멸망의 원인도 대부분 비슷하다. 그런데 아주 작은 세력으로 출발했던 로마가 어떻게 1,200년을 이어갔을까? 참으로 궁금하지 않은가?
고대 유럽 문명은 로마라는 호수로 흘러들고 르네상스를 비롯한 근대 유럽 문명이 로마라는 문명의 호수에서 발원되었다. 놀랍게도 지금 유럽의 고속도로 대부분은 2,000년 전 로마시대에 만들어졌던 로마가도, 즉 로마가 건설한 고속도로가 원형이다.
믿기 어렵지만 로마시대 도로가 지금 유럽의 고속도로가 된 것이다. 그만큼 로마의 건설, 토목 역량은 뛰어났다. 로마는 길을 만들어서 로마가 지배하던 모든 지역을 서로 연결하고 사람과 물자와 정보와 군대가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했다. '팍스 로마'라고 불리는 세계 최초의 글로벌을 만든 나라가 바로 로마 제국이다.
지금 세계 최고의 국가이자 최강의 국가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역사는 채 250년이 되지 않는다. 1948년에 건국한 우리 대한민국 역시, 아직 100년이 안 된다. 이런 사실을 볼 때 1,200년 동안 로마가 이어졌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로마는 어떻게 해서 1,200년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로마의 왕들, 로마 제국의 황제들은 두 가지 국가 목표에 집중했다고 한다. 하나는 식량 또 하나는 안보였다. 식량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경제이다. 그러나 로마인들이 가장 중시 여겼던 것은 안보였다. 식량은 다소 부족해도 버틸 수가 있지만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제국 전체가 멸망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로마의 왕들과 황제는 자신들의 군사력에 바탕한 안보를 최고의 국가 목표로 설정하였다.
20여 년 전 크게 흥행했던 '글래디에이터(검투사)'라는 제목의 영화는 게르마니아 전선에서 로마군이 야만족과 전투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로마 군단은 전투병인 동시에 모두 공병이었다. 기술자들이었다. 그 영화에서도 여러 가지 로마의 선진화된 무기와 장비들이 제시되었다. 질서 정연한 로마 군단은 압도적인 전략, 강력한 무기들로 야만족을 상대했다.
그러나 광대한 라인강 전선을 지키는 것은 로마군으로서도 결코 쉽지 않았다.
세계 최강의 로마조차도 라인 강 국경 넘어 소위 ‘검은 숲’이라 불리는 게르마니아 지역(야만인이 지배하는 지역이란 뜻)에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했다. 그래서 로마의 장군들은 한편으로는 군사력으로 게르만 족들을 제압했지만 회유하고 달래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 또한 매우 중시했다. 로마의 사령관들은 야만족들과 평화협정을 수시로 체결함으로써 광대한 로마 지역의 전선을 유지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평화 협정 시 로마군과 야만족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 협정이 이루어지면 야만족들은 당연히 무기를 내려놓고 평상시로 돌아가며 별다른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로마는 달랐다. 로마군은 평화 협정이 체결되었을 때도 전쟁 상태와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모든 군대는 완전 무장과 전쟁 상태와 동일한 전투력과 경계를 유지하였다. 로마의 사령관과 로마의 군대가 믿는 것은 글씨로 새겨진 평화 협정문의 내용이 아니었다.
로마가 믿는 것은 단 한 가지, 오직 자신의 군사력뿐이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군사력이 없다면 평화 협정은 종이 쪽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군사학 논고(De Re Militari)는 4세기경 로마 제국의 귀족이었던 베게티우스가 당시 퇴락하던 로마군을 쇄신하기 위해 저술한 병법서로 당대의 황제였던 발렌티니아누스 2세에게 헌정되었다. 흔히 로마의 손자병법이라고 불린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Si vis pacem, para bellum(시 위스 파켐, 파라 벨룸),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베게티우스 당시의 로마는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를 목격하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비장한 격언이다.
#우러전쟁, #우크라이나, #러우전쟁, #로마12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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