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과 김제시는 새만금 통합 운영을 반대하고 새만금 부지를 쪼개 나눠 갖자고 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새만금 잼버리. 엄밀히 말하면 ‘새만금 잼버리’가 아니라 ‘부안 잼버리’다. 다 끝난 마당에 부질없지만, 정확히 할 게 있다.
부안군과 김제시는 새만금 통합 운영을 반대하고 새만금 부지를 쪼개 나눠 갖자고 했다. 김제시가 ‘새만금 신항’을 ‘김제 신항’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리고 잼버리를 개최했던 그 지역은 부안군이다. 잼버리 대회가 개최되기 전까지만 해도 부안군은 의기양양하게 ‘부안 잼버리’라고 불렀었다.
이 손바닥만 한 지역에서도 ‘동네 이기주의’로 새만금 권역이 또 분열되고, 그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의리가 상했다.
그런 가운데 세계적인 대회가 개최된다고 지난 6년 동안 얼마나 선전해욌던가. 그렇게 꿈에 부풀어 기다리고 마침내 인천공항에서 내려 4시간 가까이 버스를 타고 부안군까지 가야 했던 스카우트들...
나무가 거의 없는 매립지에서 무슨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냐? 영국과 미국이 먼저 떠났고, 다른 나라들 스카우트들은 떠나네 마네 하다가 바짓가랭이 잡고 어쩌고 하는 소동 끝에 결국 잔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가, 다시 태풍 카눈이 올려온다는 소식과 함께 ‘새만금 잼버리’는 완전히 끝장나고 말았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새만금 잼버리는 전북의 시스템 부재 상황을 밑바닥부터 여실히 드러냈다. 새만금 잼버리로 인해 전북은 완전히 망신당하고 큰 소동이 벌어졌지만, 더 큰 문제는 이것이다.
새만금 잼버리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면서, 전북 경제, 구체적으로 새만금 개발 가능성도 바람과 함께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누차 강조하지만 새만금 개발은 전북도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전북의 숙원사업이 되었다가, 전북도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새만금 사업 목적들이 변경되더니, 전북도민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 개발 가능성마저 날아가 버릴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나는 옛날부터 지적해왔다. 36년 세월 동안 아직도 ‘시작 단계’에 머물러 있는 사업은 사업이 아니다. 새만금 사업을 위해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그 ‘전략’이 없으면 새만금 사업 자체가 도중에 좌초될 수 있다고, 이번 ‘새만금 잼버리’가 중간에 용두사미로 끝난 것은 사업으로 치면 ‘파산’이라고 볼 수 있다.
잼버리를 유치한 이유도 세계 각지에 새만금을 홍보하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그런데 홍보는 고사하고 전 세계를 향해 최악의 시그널을 날리고 말았다.
새만금 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외자 유치’이다. 외자 유치를 하겠다고 하는데 공항도 없다. 공항도 없는데 외자 유치를 어떻게 하냐? 그리고 새만금 잼버리 하겠다고 해서 공항 짓는다고 예타 면제도 받고 예산도 확보했는데 그동안 공항 건설 시작도 안 하고 뭐 했냐? 아직 첫 삽도 안 떴다고 한다. ‘삽질도 안 한 삽질’이다.
난 그럴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그동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새만금 신공항 또 못 짓고 말 거라고. 이젠 공항도 사실상 물 건너간 분위기다. 해보겠다던 ‘김제공항’은 어떻게 됐냐? 중간에 건설사업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돈이 얼마나 날아갔었지? 이 지역에 제대로 된 공항도 하나 없이 무슨 외자를 유치하나?
공항은 고사하고 세계 각 나라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새만금의 실상이 실은 ‘푸세식 화장실’ ‘썩은 계란’ 그리고 ‘악랄한 모기떼’임을 각인시키고 그 나라 언론에도 그렇게 '보도자료'를 뿌린 격이다.
그런데 새만금 개발은 어떻게 하려고? 떼써서 겨우 얻어낸 천재일우의 기회를 그렇게 허망하게 날려 버리다니...
민주당 책임이다. 서울 민주당은 원래도 새만금을 표몰이용으로 여기고 있었고, 전북 민주당은 지금까지 뭐했냐? 그런데 이제 와 책임이 없다고 할 태세다. 지금까지 새만금 유치했다고 생색낸 건? 군산 GM대우 자동차 공장 문닫고 현대 중공업 문닫을 때도 ‘새만금 잼버리’ 한다고 얼마나 생색냈냐? 이제 와 책임이 없다고 하려고? 그럼 누구 책임이냐?
지금까지 전북은 새만금 하나로 ‘희망 고문’하고 살아왔는데 새만금 잼버리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고 새만금 계획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면...전북엔 뭐가 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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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 무역학과 교수, 게임이론 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