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꼴이 이렇게 엉망이 됐는데 나라를 지키는 군복무 중인 BTS라도 못 올 이유가 없다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는 파면 팔수록 요지경이다. 장관 3명이 포함된 조직위 공동위원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건 딱 한번이엇다. 잼버리대회 개막 한달 보름 전, 6월 16일이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을 포함한 조직위 공동위원장 5명 등 20명이 참석했다.
온열질환자를 위한 야전침대와 비상 상황을 대비한 예산 35억원 증액이 안건이었다. 여가부 측은 "꼭 필요하냐? 국비를 함부로 쓰려고 그러냐?"라고 반대했다. 회의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싸늘해졌다. "이렇게 깎으면 책임질 수 있느냐?"는 말에, "지금 싸우자는 거냐?"(김현숙 장관)라고 맞받았다. 당시에는 '지원해줄 돈이 없다'는 반대에 부딪혔다.
마른 수건 짜듯 한 것을 나무라기만 할 일도 아니다. 실무 담당 측이 혈세를 방만하게 쓴 탓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회의 참석자는 참사 발생 후 ‘예비비 100억’ 운운한 걸 보고 화가 났단다.
정부 중 약체인 여가부가 새만금 행사를 주관하다시피? 그러다 보니 3개 부처가 니미락 내미락만 했다. 새만금 개막 전, 그곳에 가본 장관은 여가부장관 빼고 단 한명도 없었다.
태풍 시 대피 장소 300여 곳을 지정해뒀다. 모두가 인근 지역의 학교 체육관 등이었다. 4만여 대원이 대피소에서 어떻게 먹고, 자고, 씻을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없었다.
새만금이 난리가 난 상황에서 때마침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잼버리 대원들은 전국으로 흩어졌다. “못 먹어도 고”라며 새만금 인근 대피소를 고집해 엎친 데 덮친 격의 사태라도 일어났다면...
참으로 전원 철수 결정을 끌어낸 태풍 카눈에 고마워해야 할 판이다. 주먹구구로 일관한 새만금 조직위를 탓해본들 입만 아프다. 그러니, 태풍이 오는 건 천우신조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156개국 3만6000여 스카우트 대원들은 서울을 비롯, 8개 시도 숙소로 일단 옮겨졌다. 숙소는 지자체와 기업에서 마련한 대학 기숙사, 공무원·기업 연수원, 교육시설 등이다. 단 하루 만에 1000대가 넘는 버스 편으로 군단급 병력이 넘는 대이동이 이뤄졌다. 안전을 위해 경찰은 순찰차 200대와 헬기도 동원했다. 기동대 20개 부대와 교통경찰 500 여명도 투입됐다.
앞서 대원들은 야영장 내 쓰레기를 깨끗이 치워 새만금 잼버리의 오점을 말끔하게 지웠다. 텅 빈 새만금에는 정적만 흐른다. 그곳에서 지역주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분통을 터뜨렸다.
"잼버리가 개최되면 관광객이 몰려와 지역경제가 살아난다더니 망신살만 뻗치고 이게 뭡니까?”
부안읍에 사는 A는 “특수는커녕 지역 이미지만 나빠졌다”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새만금 유치 후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는 ‘경제효과 7조’ 운운하며 장밋빛 전망을 했다. 전세계 청소년들이 한국을 찾아 한국 문화를 알리고 국격을 높이는 기회라고도 했다.
새만금 잼버리 참사로 오히려 국격만 실추했다. 전북 지역도 이미지만 나빠졌다. 아마 부산엑스포 유치 가능성도 절반쯤 날아갔을 것이다.
새만금 참사를 두고 정치권은 진흙탕 공방만 한다. 내 탓은 없고, 남 탓만 있다. 국민에겐 문통과 윤통 정권 중 어느 쪽의 책임이 더 큰지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책임은 둘 다에게 있고, 공동으로 지면 된다.
이런 공방은 뒷전으로 돌리고, 마지막 대역전 드라마를 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새만금 잼버리의 마지막 일정은 K팝 콘서트다. "군 복무 중인 BTS도 무대에 서도록 국방부가 나서야 한다"(성일종 의원)고 했다.가, ‘공권력 갑질’이란 융단폭격을 맞았다. 오죽하면 성일종 의원이 그랬겠나.
나라꼴이 이렇게 엉망이 됐는데 나라를 지키는 군복무 중인 BTS라도 못 올 이유가 없다. 반드시 11일 밤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K-팝 공연을 성황리에 성사시켜야 한다. BTS까지 무대에 서서, 잼버리 참가자들에게 K-팝 공연의 추억을 선사해 조금이라도 새만금 악몽을 지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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