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 XX보조금 00원을 지원키로 결정, 옆에는 혐오하는 자의 얼굴이 떡 하니 붙어있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이유 없이 짜증이 날 때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짜증을 푸는 방법도 사람마다 각각 다르다. 열심히 기도를 하는 사람, 코가 비뚤어지도록 술 퍼 마시는 사람, 묵묵히 독서나 명상 삼마리에 드는 사람, 나가서 장작을 사정없이 패는 사람, 나의 경우는 집을 나서서 무작정 걷는 방법을 택한다(사는 곳이 남양주 읍면리).

대개 1km 이상 걷노라면 화가 대충 가라앉고, 4~5km 되면 평정심을 찾는다. 헌데, 요즘은 10km 걸어도 화가 안풀린다. 특히 걷다가, 웬 지역구 당협에서 걸어놓은 플래카드, <, XX보조금 00원을 지원키로 결정, 옆에는 혐오하는 자의 얼굴이 떡 하니 붙어있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여태 콧노래 부르면서 걸은 게 헛수고가 되어 버린다. 이럴 때는 별 수 없다. 행인도 별로 없으니 이런 XXXX” 바락바락 욕을 하면서 또 걷는다.

짜증의 원인은 (의학적 기전이 아닌 개인적 연구) 마누라가 밥 주면서 구박할 때, 공간에 산소가 부족할 때, 몸에 수분이 부족할 때, 습도가 높을 때, 플루토늄이나 라돈 등 공기 중에 불안요소가 증가할 때, 보기 싫은 인간 만날 때, 혈당이 부족할 때, 개 같은 소리로 언성 높이는 패널들 나올 때, 중딩아이들이 담배 물고 다니는 꼴 볼 때, 후보자들 시장통에서 오뎅 먹는 꼴 볼 때 등등 매우 다양하다.

위 원인들에 대해서는 안 보고, 안 먹고, 피하고, 눈감고 하면 대부분 해결된다.

그러나, 추악한 자들이 다스리는 나라에서 함께 공기를 나누어 마시면서 사는 일은, 해결책이 쉽지가 않다. 걸어도 짜증이 풀리지 않는다.

4~5km가 아니라 400~500km라도 걸으면서 깊이 연구하고, 결심을 굳혀가야 할 힘든 여정이다. 미세먼지가 꽉 찬 공간에서 숨을 쉬지도 안 쉬지도 못하고 지내는 기분이다. 당신은 쉬임없이 구린내를 풍기는 방구쟁이와 함께 골방에서 문 처닫고 살아 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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