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걱정할 일은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아니라, 우수 인재들이 사회적 기여를 하는 창의적 활동이 아닌 ‘보호받는 고수익 자영업자’로 남는 현실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

우수한 인재(?)들이 의대로 몰려가고 반도체 등 정책적으로 띄운 학과에도 등록 포기가 속출한다고 걱정들이다.
우수 학생들이 그때그때 유망하다는 학과로 몰려드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의대라서 더 주목받을 뿐이지,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황에 따라 공대에서도 인기 학과는 끊임없이 변화했고, 관료로 출세길이라고 생각되었던 경제학과가 서울대에서 가장 인기 있다가 민간 경제가 커지면서 경영학과가 인기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지금 우수 학생들이 의대로 몰린다면 그들의 눈에 그게 가장 성공적인 인생의 길로 보이는 것이다. 그것을 걱정할 이유가 나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수요 공급에 따라, 과잉 공급은 추후에 시정되게 되어 있고 ‘레드오션’에 들어가서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기면 시정된다.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따로 있다. 우수 인재들이 몰려가서 그 산업이 융성할 것이냐는 점이다. 즉 사회를 부유하게 만드는데 기여하느냐는 점이다.
90년대 우수 인재들이 ‘닷컴’ 창업을 했다. 그것이 오늘날 ‘디지털 코리아’를 만들어 냈다. 2000년에 상당한 우수 인재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진출했다. 그것이 K-Culture를 만들어 냈고, 영화도 음악도 제대로 만드는 나라를 만들었다. 내가 주식 투자하는 원칙 중에 하나가 우수 인재들이 새롭게 진입하는 산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일은 의대에 몰려간 인재들이 의료 산업을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은 라이센스가 보호하는 영역에서 의사 자영업자들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규제 산업의 특징이다.
진정 걱정할 일은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아니라, 우수 인재들이 사회적 기여를 하는 창의적 활동이 아닌 ‘보호받는 고수익 자영업자’로 남는 현실이다. 그런 보호 산업 하에서 공급과잉의 ‘레드 오션’이 돼도 그 비용을 사회에 전가해 자율적 공급 조절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