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늦은 시기에 내가 살아온 수십 년을 되돌아보면 감사해야 할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

"돌아보면 어둡고 지치는 이 길이 내 구원을 위한 것이었다.”
교황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95세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영적 유언장을 공개했다.
‘영적 유언장’은 베네딕토 16세가 숨질 때 했던 유언이 아니라, 교황 즉위 1년 뒤인 2006년 8월 29일(당시 79세) 독일어로 작성해놓은 것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이 유언장에서 "어떤 식으로든 내가 잘못한 모든 사람에게 온 마음을 다해 용서를 구한다"며 "인생의 늦은 시기에 내가 살아온 수십 년을 되돌아보면 감사해야 할 이유가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된다”라고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나에게 생명을 주시고, 온갖 혼란 속에서 나를 인도해주신 모든 좋은 선물을 주신 하나님 자신에게 감사하다”며 "하느님은 내가 미끄러지기 시작할 때마다 항상 나를 일으켜주고 얼굴을 들어 다시 비춰주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아보면 어둡고 지치는 이 길이 나의 구원을 위한 것이었다는 걸 보고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는 신자들을 향해 "믿음 안에 굳건히 서라. 자신을 혼란 빠뜨리지 말라”며 "예수 그리스도는 진정한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며, 교회는 모든 결점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그분의 몸”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베네딕토 16세는 “겸손하게 간구하노니 나의 모든 죄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나를 영생의 거처로 받아주실 수 있도록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유언장에서 장례 절차나 시신이 안치될 장소, 그의 재산과 소지품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265대 교황직에 올랐다.
그는 가톨릭의 전통적 가르침에 위배되는 사상과 무신론, 세속주의, 소비 만능주의, 교회의 부패에 대해 양보 없이 맞서 싸웠다.
하지만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스스로 종신직인 교황에서 물러난 뒤 그동안 '명예 교황'으로 지내왔다.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이 두 명의 교황을 모델로 한 영화 ‘두 교황’이 제작된 바있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 미사는 오는 5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집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