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 없는 우파, 설득 없는 우파…계속 질 수밖에 없는 이유

[최보식의언론=정광제 전 이승만학당 이사]

jtbc 캡처
jtbc 캡처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보수는 참패를 당했다. 참패를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먼저 2024년 총선과 그 이후 정국에 대해 보수는 (총선에서) 그냥 진 것이 아니라 참패한 것이다. 참패한 정당임에도 공천이 잘못된 것인지, 당시 정부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반성이 없고, 게다가 분열까지 됐다고 말했다.

또 분열의 원인이 과거의 사실, 즉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 차라는 건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며 희망이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법에 맡기고, 야당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편집자)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집단은 반드시 다시 패배한다. 

권력을 잃었다면 이유가 있다. 유권자가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여기서 출발하지 않으면 다음은 없다. 그런데 지금 우파의 모습은 어떤가?

패배를 외부 탓으로 돌리고, 음모를 상상하고, 자기 위안을 반복한다. 이건 정치가 아니라 자기 위로다. 끼리끼리 순도 100% 자뻑질.

정권을 잃었으면 끝까지 돌아봐야 한다. 어디서 무너졌는지, 어떤 계층이 등을 돌렸는지, 어떤 구호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원래 저쪽은 문제다", "언론이 문제다", "시대가 이상하다" 같은 말만 늘어난다. 변명만 쌓인다. 변명이 쌓이면 실력은 더 떨어진다. 가뜩이나 없는 두뇌에..

더 큰 문제는 이론의 빈곤이다. 상대를 비판하려면 상대를 알아야 한다. 좌파가 어떤 철학 위에 서 있는지, 어떤 논리로 정책을 밀어붙이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반박이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우파 내부를 보면 그 수준이 턱없이 낮다. 구호만 있고 내용이 없다. 감정적 반발은 있는데 이론적 논증이 없다. 그러니 토론이 되지 않는다. 토론이 되지 않으면 설득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자기 이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자유주의를 말하면서도 자유가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한다. 시장을 말하면서도 시장이 왜 필요한지, 어떤 한계를 갖는지 체계적으로 말하지 못한다. 

그저 과거의 몇몇 정치인 이름을 반복하며 정체성을 대신한다. 이건 사상도 아니고 노선도 아니다. 정치 팬덤에 가까운 상태다. 팬덤으로는 선거를 이길 수 없다.

여기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특징이 '패배 이후의 태도'다. 패배를 겪으면 보통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냉정하게 복기하는 집단이다. 다른 하나는 자기 방어에 몰두하는 집단이다. 지금 우파는 후자에 가깝다. 

지금 이 글처럼 내부에서 쓴소리를 하면 공격한다. 비판을 하면 배신자로 몰아간다. 좌빨 물이 덜 빠졌느니, 세작이니 어쩌구 저쩌구...할 말이 없다. 

그러니 내부에서 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스스로를 고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한다.

정치는 냉혹하다. 한 번 밀리면 연속으로 밀린다. 이유는 간단하다. 패배한 쪽은 자신을 고쳐야 하는데, 그 과정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한다. 

하지만 피한 대가는 다음 선거에서 치르게 된다. 그 다음 선거에서도 같은 태도를 유지하면 결과는 뻔하다. 지지층은 점점 줄어들고, 남은 사람들은 더 강경해진다. 

외연 확장은 사라지고, 내부 결속만 강조된다. 이 상태가 길어지면 정치 세력은 급격히 축소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패배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공부하는 것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자기 이론을 재정비하고, 언어를 바꾸고,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이 과정 없이 맨날 길거리에서 감정적 분노만 쏟아내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정치에서 분노는 동력일 수는 있어도 방향이 될 수는 없다. 

가투 일꾼들은 듣기 서운하시겠지만, 당신들이 우파의 방향은 아니다. 감정적 분노일 뿐이다. 아닌가? 대답해보시라. 

結.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정치에서 치명적이다. 유권자가 보기에 설득력이 없으면 끝이다. 아무리 옳다고 믿어도 전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지금 우파는 이 기본을 놓치고 있다. 자기 확신만 있고 설득은 없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

패배는 끝이 아니다. 다만,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금 우파가 바로 지점에 서 있다.


#우파위기 #정치반성 #보수재건 #국민의힘

저작권자 © 최보식의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