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왜 한국에 화를 내나

[최보식의언론=김세형 언론인]

트럼프 대통령, 왜 한국에 화를 내나.

트럼프가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고 영국, 독일, 프랑스, 한국, 일본 등 5개국에 요청했다가 유럽 국가들은 "그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고 말하고, 한국은 어정쩡하게 부정적인 내색을 하자, "도움이 필요없다"고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회담이 있었고 여성 총리가 애교섞인 설명을 잘했는지 분위기가 퍽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일단 믿었던 동맹우방에 군함 파견은 못 받아도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를 비난하는 1차 공동성명을 내는 명단에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캐나다, 7개국 이름이 들어갔다.

우리는 1차 발표를 보고 아차 했는지 그날 밤중에 "한국도 공동성명에 동참"이라며 이름을 올려달라고 했다. 버스 떠난 다음에 손을 든 격이다.

성질 고약한 트럼프는 이 광경을 체크했을 것이다.

앞으로 한미관세협상 후속으로 대미투자 3,500억 달러 항목을 정하는 일, 그리고 핵잠수함. 핵농축에 관한 협상에서 어떻게 한국에 분풀이할지 좀 켕기게 생겼다.

뿔이 난 트럼프는 왜 미국이 나토(NATO)를 도와야 하느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해야 하느냐고 말하는 품새를 본 측근이 "평생 저렇게 화를 내는 걸 처음 봤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트럼프는 이란과 전쟁을 시작하면서 출구 전략을 제대로 세워 놓지 않았다는 해설이 많았다.

첫날 폭격으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폭살당하고 주요 군간부들이 사망했다. 최근 2인자 라리자니까지 제거돼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처럼 금방 항복할 것으로 봤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란 역사를 보면 한국 역사와는 너무 다르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같은 민족끼리 불과 서너 번의 왕조가 있었을 뿐이다. 이란은 모하메드의 이슬람종교가 나오기 이전에 페르시아민족의 국가이다가 그다음에 셀주크 트루크족, 몽골 징기스칸의 티무르, 또 다시 오스만 투르크 족이 쳐들어와 나라를 무너뜨리고 이민족 왕조를 세워 지배했다.

제국주의 시대 1,2차대전을 겪으면서 러시아 영국 등에게 유전 개발, 심지어 담배 전매까지 빼앗기는 등 참으로 수모로 가득 찬 역사다. 그러다보니 저항정신이 상상도 못하게 강하고 특히 이슬람 종교색까지 입혀져 바랑 끝 전술이 너무나 끈질긴 국민성이다. 미국 이스라엘이 다 부수어버려도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악발이로 달려든다.

전 세계 석유 20%가 통행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무기 삼아 유가 상승으로 전 세계 괴롭히기, 그리고 같은 중동국가 중 미국을 돕는 UAE, 카타르, 사우디에 드론 미사일을 이스라엘에보다 더 많이 퍼붓는다.

이런 심술 악바리 이란과 전쟁을 일으킬 땐 한마디 상의도 않고 심지어 미국의회 승인도 않고 일을 저지르더니 이제 와서 군함, 병력을 보내라는 트럼프의 행동은 예의가 없긴 하다.

그러나 국제질서는 미묘하고 냉혹하다. 특히 국제질서 법칙의 최상단은 "정의는 강자의 이익"이라는거다. 한국의 국제적 지위는 솔직히 G7보다 약하고 유럽처럼 함께 대항할 EU나 NATO 기구도 없다. 단체 목소리가 안 된다.

미국은 한국을 어떻게 볼까. 미국이 해외전쟁에 군대를 보내 희생된 군인수가 얼마인지를 살펴봤다. 2차대전 40만 명, 1차대전 11.2만 명, 베트남전 5.8만 명, 한국전(6.25전쟁) 4.5만 명이다.

1,2차대전은 미국이 유럽을 구하러 간 전쟁이고, 베트남은 아직 후진국이고, 그렇게 보면 유럽 이외에 한국이 유일하게 미국 군인 목숨이 대량 희생한 국가이다. 나중에 아프간. 이라크전은 현대전이라 4,000명 이하이다.

다음 미군의 해외주둔군 숫자를 보면 일본 5.2만 명, 독일 3.4만 명, 한국 2.8만 명, 이탈리아 1.2만 명, 영국 1만 명, 바레인 0.3만 명 등의 순이다. 한국이 유럽외에 일본 다음이다.

워싱턴 메모리얼파크에 가면 한국전에 숨진 미군 병사의 이름 등이 새겨진 묘비가 엄청나다.

2차대전 직후 UN의 집단 방어가 막 발동할 무렵 한국전쟁이 터졌기 때문에 미국은 그렇게 자국 병사의 피를 많이 흘리게 됐고 전쟁이 끝나고서도 한미동맹이란 틀이 형성돼 한국의 공산화를 막고 산업화를 이뤄 선진국에 도달하게 한 공로는 정말로 대단하다고 할수 있다.

중국이 갑자기 커지면서 미국이 반도체 등 중국의 기술 개발을 철통같이 방어해주지 않는다면 한국의 미래는 캄캄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보기엔 6.25전쟁에서 참전으로 목숨을 내줬다면, 현재 경제적으로 중국기술을 막아주는 경제적 힘은 그에 못지 않다고 본다. 올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분야에서 영업이익 300조 원을 낸다는데 미국이 막아주지 않는다면 허당일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군함 좀 보내달라고 할때는 이런 계산을 종합적으로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베트남전, 이라크전에서 미국을 도와 할 만큼 했다는 식의 사실성 거부성명을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냈다.

나는 참 어리석은 대응이라고 본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58%는 파견에 반대하고 찬성율은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오는데 대중은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관세협상 때는 뻔질나게 백악관을 드나들더니 미국이 SOS 치는데 '태산에 서일필(鼠一匹, 쥐새끼 한마리)'조차 안 보이니 한심하다.

 


#호르무즈파병, #파병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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