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반미 노선에 기초한 이재명 정권의 '탈레반적 사고'를 경계하며
[최보식의언론=장성민 국민의힘 안산시갑 당협위원장(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미국, 이란, 중국의 삼각관계는 외교적 양자 관계의 직접적 이해 속에서 삼자 관계라는 간접적 복잡성의 다층 구조를 맺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과 이란, 중국과 이란 간의 양자 외교를 뛰어넘어 에너지, 해상 통로, 패권 경쟁이 결합된 전략적 삼각 구조라는 의미이다.
이 삼각관계는 중동 질서뿐 아니라 세계 에너지 시장과 미중 전략 경쟁에까지 직접적 연결성을 가진다. 세 나라의 지정학적 핵심 의미를 구조적으로 정리해 본다면 다음과 같이 요약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에너지 안보로서 이란은 중국의 핵심 이해관계와 맞닿아 있다.
중국에게 이란 문제의 핵심은 이념이나 세력 균형을 위한 동맹이 아니라 석유라는 에너지 자원이다. 중국은 해외 원유 수입의 5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핵심 통로가 호르무즈 해협이다.
그런 점에서 이란이라는 지정학적 요소는 중국의 국가 이익에 매우 결정적이고 치명적이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지역에서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군사적 역할 역시 중국의 국가 이익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야말로 호르무즈 해협을 군사적으로 보호하는 해양력을 갖고 있는 절대국가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서 중국은 단지 석유를 소비하는 국가에 불과하며 자유 항행을 누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인 나라일 뿐이다. 이란처럼 원유와 에너지 자원을 생산, 수출하는 국가도 아니고, 미국처럼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수송 통로를 지키는 해군력을 가진 해양 패권국도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처럼 이란이 호르무즈 통로를 위협하거나 봉쇄하고 미국이 이에 대해 아무런 군사력을 동원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자국 경제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 자원의 수송이 막히게 된다.
이러한 지정학적 구조 때문에 중국은 이란을 완전히 잃을 수도 없고, 미국과 정면 충돌할 수도 없는 이중의 딜레마에 놓여 있는 나라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아무런 영향력이나 노력도 투입하지 않고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이점만을 누리는 '무임승차자(bandwagoning)'일 뿐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싼값에 수입하고, 동시에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감시하고 보호하는 공공재를 최대한 활용하는 이익국가일 뿐이다.
아직까지 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라는 공공재 보호를 위해 자국의 군사력을 파견하고 희생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역에서 빠져나가 이 지역이 새로운 분쟁의 화약고가 된다면 중국의 에너지 수송 역시 발목이 잡히게 되고 이는 곧 중국 경제를 바닥으로 주저앉게 만드는 결정적 장애물이 될 것이다.
둘째, 미국의 패권 전략에서 이란의 부상과 중동에서의 중국 영향력 확대는 치명적 마이너스 요인이다.
미국의 대중동 전략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차단하고 군사 강국으로 성장하는 것을 봉쇄하는 데 있다. 동시에 이란과 중국이 반미 연대를 통해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 상황을 차단하는 목적도 갖고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중동에서 이란 봉쇄와 중국 견제라는 이중 목적을 갖고 있다. 미국이 이란을 억제해야 하는 핵심 이유는 핵개발 억제, 이스라엘 안보 보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포함한 걸프 동맹 유지에 있다.
미국은 아랍의 대부분 군주국들과는 달리 유일한 민주주의 섬인 이스라엘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전략적 인식과 사명감을 강하게 갖고 있다. 또 중동에서 특정 지역 패권국이 등장하는 것을 막는 지역 균형 전략에 따라 이란의 강대국화를 극력 저지하는데 에너지를 집중한다.
여기에 이란과 중국은 오리엔탈리즘에 기반한 정서적, 지역적 공통성을 바탕으로 상호 연대를 강화할 수 있으며, 중국은 자신의 취약점인 에너지 빈곤 문제를 이란과 중동을 통해 극복하여 마침내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한 잠재적 패권 도전국으로 부상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란과 중동은 중국에게 전략적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지정학적 공간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이러한 상황을 방치할 경우 중국과 이란이 미국의 세계 패권에 도전하는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이를 방치할 미국이 아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 해군의 지배력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중국의 경제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에너지 수송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은 이번 기회를 통해 중국과 친중국가들에게 상기시켜 준 측면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전략가들은 중국이 맞고 있는 이러한 현실을 가리켜 “말라카 딜레마(Malacca Dilemma)”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이란–중국 삼각관계의 핵심 구조는 미국의 해상 통제, 중국의 에너지 의존, 중동의 원유 생산이라는 3자간의 선순환이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뤄져야만 중국 경제발전의 지속성이 유지될 수 있는 지정학적 구조이다.
이는 역으로 지금처럼 미국과 이란이 전쟁에 돌입하거나 어느 한 나라만이라도 방해에 나설 경우 중국의 에너지 조달에는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이다.
미국의 이란 폭격에 대한 보다 본질적이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적시한다면 중동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 차단, 베네수엘라에 이어 친중국가인 이란의 정권교체, 중국에 대한 원유공급줄 파괴, 기축통화로서 중국 위안화의 달러에 대한 도전 저지 등 한마디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패권도전을 저지하는 대중봉쇄전략이 내재돼 있다.
셋째,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중국의 균형 전략이다. (Pro-Iran도 Anti-US도 아님)
중국은 이란을 군사 동맹이 아니라 중동지역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교두보 혹은 지렛대로 보고 있다. 동시에 중요한 원유 공급국으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의 대이란 전략의 핵심은 원유 확보가 최우선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이란과 경제 협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사우디, UAE와도 에너지 협력이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미국과의 직접 충돌을 회피하는 정책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중국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란과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을 적극 중재하는 방식으로 외교적 존재감을 강화해 왔다.
대표적 케이스가 2023년 중국의 중재로 이루어진 사우디–이란 화해이다. 이는 중국이 반미 블록이 아니라 중동의 균형 관리자 역할을 시도하고 있다는 신호였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의 대이란 정책의 기본 원칙은 지금처럼 이란으로부터 “에너지 흐름을 유지하면서 친중 정권을 보호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에너지 빈국이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고, 그 수송로를 통제하는 미국 해군력에도 의존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이 가진 절대 약점이다.
미국이 21세기 지정학적 패권 전략으로서 중국 경제를 흔들기로 결정한다면 중국 경제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이 점을 한국의 친중반미 운동권 정권은 정신차리고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미국은 에너지 패권국이고 중국은 에너지 절대 빈곤국이라는 점이다.
넷째, 이란의 대중국, 대미국 전략이다.
이란은 중국이라는 카드를 활용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을 차단하려는 전략을 취해 왔다. 이러한 전략은 대중 원유 판매를 통해 일정한 효과를 보았고, 국제 제재 상황에서도 이란의 내수경제를 활성화시켜온 측면이 있다.
이란에게 중국은 사실상 생존 파트너였다. 그러나 이 관계는 상당히 비대칭적 측면이 강했다.
서방의 경제 제재, 금융 고립 속에서 중국은 이란 석유의 가장 큰 비공식 구매자였고, 기술·장비의 공급 경로였으며 상당한 생필품의 공급처였다. 현실적으로 중국은 이란 없이도 살아갈 수 있지만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중국이 없으면 경제 붕괴라는 생존 위험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점에서 이란과 중국간의 관계는 이란에 더욱 절실한 구조이다. 양자관계가 정지되는 교착국면을 맞게 될 경우 이는 두 나라의 생존에 치명적이다.
지금 미국의 이란 폭격은 이란과 중국의 경제 흐름을 동시에 저지하는 목줄잡이나 다름없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일타쌍피이자 일석이조 전략이다. 이란의 핵 보유를 막아 이란의 중동패권을 저지하고, 미국의 걸프 동맹국들을 보호하며, 중동의 지역균형전략을 성취시킴으로써 이 지역의 절대강자가 출현하는 것을 동시에 막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에너지 빈국인 중국의 자원확보를 저지해 중국 공산당 주도의 경제발전을 억지시키고 중국으로 하여금 미국을 향한 패권 도전국으로의 부상을 지연저지시키는데 상당한 전략적 이익을 취하게 됐다.
이란에 대한 폭격을 통해 미국은 확실한 세계 최강의 군사 패권국임을 재확인시켰다.
러시아와 중국의 전쟁술은 말을 꺼낼 수도 없을 만큼 무색한 수준이 되었다. 중국의 경제·에너지 수요는 미국에 달렸다는 점을 드러냈고, 이란은 최소한 지역 교란 능력을 확보한 국가임을 인식시켜 주었다는 측면에서 중동의 패권 질서와 미중 간 세계 패권에 대한 인식은 새롭게 형성될 조짐이다.
미국을 적으로 돌린 이란은 더 이상 중동의 패권국으로 부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중국 또한 미국의 패권 경쟁국이 될 수 없으며, 미국과 적극적 협력 파트너인 이스라엘은 작지만 새로운 중동의 군사 강국으로 등장했다.
우리는 미국–이란–중국이라는 삼각관계를 통해 에너지 시장, 중동 안보, 미중 경쟁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한다. 이 세 요소는 서로 복잡한 연결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이 몰고 올 미래 상황을 가정하여 국가의 미래전략을 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도 긴장하며 대비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미래 시나리오는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적 전망을 내놓을 수 있겠지만, 이란의 정권 유지와 정권 교체라는 변수, 그리고 미국과 이란 전쟁의 장기전, 중기전, 단기전이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이란의 신정권이든 구정권이든 핵 보유 의지를 지속할 것인지 아니면 단념할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전략적 포인트가 될 것이다. 또한 이란의 신·구 정권과 중국과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이며, 이들이 계속해서 중국에 원유를 공급하고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을 것인지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와 대중 전략 역시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이란이 만일 체제 변화를 속행하고 미국과의 맞춤형 관계로 나아간다면 이 지역의 안정은 빨라질 수 있다. 그러나 대미 전쟁을 장기전, 지역전, 테러전으로 확대한다면 세계 경제 질서는 대공황 상황으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가장 치명적인 경제 침체를 겪는 국가는 이란과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고,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미국은 상대적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 일본, 인도 역시 큰 경제적 홍역을 치르게 될 것이며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만일 이란의 장기 항전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세계 석유 가격은 폭등하면서 중국 경제는 헤어나기 힘들 정도의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결국 미국은 해군력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에 적극 개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친이란적 태도를 보였던 중국도 반이란 방향으로 돌변하며 적극적인 외교 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확보해 자국의 원유 수입을 안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란–중국 삼각관계의 지정학적 핵심 구조는 "미국은 해상 통로를 통제하고, 이란은 그 통로를 위협하며, 중국은 그 통로에 의존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중국은 이란을 완전히 버릴 수도 없고, 미국과 충돌할 수도 없는 전략적 균형 외교를 유지하며 자국의 실리(원유확보)만을 추구하려 노력할 것이다.
지금 당장 중국이 중동에 군사기지를 설치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는 자칫 대만 문제와 중동이 연결되는 또다른 지정학 구조를 만들어 중국의 전략적 입지를 더욱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세계 질서를 형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호르무즈 해협 사태를 통해 자유의 항행의 중요성과 함께 중국의 결정적 취약점인 에너지 빈곤문제를 다시 한번 중국과 친중 국가들에게 상기시키고 있다. 동시에 말라카 해협과 대만 해협 같은 해양 수송로가 세계 패권 질서에서 얼마나 중요한 전략적 길목인지도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도 “셰셰”, 대만에도 “셰셰” 하며 미중 사이에서 적당주의를 실용주의로 포장한 친중반미성향 내각의 이재명 정권은 이번 중동 전쟁을 통해 국제 질서는 무정부 상태이고, 힘만이 곧 정의라는 냉혹한 현실주의 국제정치에 눈을 떠야 한다.
이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을 통해 미국-이란-중국의 삼각관계와 이들의 지정학적 역학구도 속에서 세계질서를 재구축해 나가는 힘이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어느 나라에 있는지 냉정하게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정권이 탈레반처럼 엉뚱한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정신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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