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하게 축소하는 통계를 의도적으로 인용하여 국민에게 착시 효과를 유도
[최보식의언론=박인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부자 해외 유출' 보도자료를 낸 대한상공회의소에 대해 '고의적 가짜뉴스'라고 질타를 한 다음날, 임광현 국세청장은 8일 "'상속세 때문에 백만장자 2400명 탈한국' ?? 팩트체크 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대통령의 말을 뒷받침했다.
임 국세청장은 '한국인의 2022∼2024년 평균 해외이주 신고 인원은 2천904명이며, 이중 자산 10억원 이상 인원은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6천만원, 46억5천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재산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향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서울시장 출마 예정자)은 임광현 국세청장이 통계를 마사지했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윤희숙 전 의원이 SNS에 올린 글 전문이다.(편집자)
경제부총리, 국세청장에 이어 어제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까지 나서서 경제단체에 얼차려를 줬습니다. 고액 자산가 해외이탈 보고서와 관련해 경제 6단체 관계자를 소집해 국민과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는 둥,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했다는 둥 위협했습니다.
대통령이 격분하니 장관들도 줄지어 함께 내리갈굼하는 모습이 ‘조폭의 보여주기식 폭력’을 연상케 하는 것도 민망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교묘한 반박 자료가 더 문제입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10억 원 이상 자산가 중 '해외 이주 신고자'가 연평균 139명뿐이라고 했지만, 이는 재외동포청에 이주를 '신고'한 2900명 중에서만 집계한 것입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한국 국적을 상실한 인원은 총 25,400명에 달합니다. 상속세 신고를 피하거나 복잡한 절차를 생략하고 현지에서 국적을 바꿔버리는 이른바 '국적 이민'은 국세청장이 발표한 데이터에 잡히지 않습니다.
실제로 고액자산가들이 상속세를 피해 주로 향하는 나라 싱가포르만 해도, 2023년 한해 동안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인원이 204명입니다. 국세청장이 말한 ‘전세계로 이주한 자산가 수’보다도 많으며, 전년 대비 92%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국세청장은 이를 교묘하게 축소하는 통계를 의도적으로 인용하여 국민에게 착시 효과를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의도가 뻔한 ‘통계 마사지’야말로 얼차려를 넘어 중징계감입니다.
왜 이런 짓을 할까요. 자신들이 약속한 상속세 부담 완화를 언급하지 말라는 엄포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이 제안한 ‘배우자 상속세 전면 폐지’에 이재명 대표는 냉큼 “조건 없이 동의할 테니 처리하자”고 했습니다. 또한 '수도권 중산층이 집 한 채를 상속받기 위해 집을 팔아야 하는 비극을 막겠다'며 공제액도 대폭 높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말만 번지르르했을 뿐 세법개정안에 담지 않았습니다. 대한상의 실수에 이렇게까지 발끈하는 건 상속세 관련 사항을 입에도 담지 말라는 ‘볼드모트’식 위협입니다. 비정상적으로 화를 낼 때는 구린 게 있는 법입니다.
#상속세, #통계마사지, #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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