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지도 않는 '백만장자 탈한국'…철지난 '떡밥' 덥썩 문 보수언론들

[최보식의언론=한정석 강호논객, 김선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존재하지도 않는 '백만장자 탈한국'…철지난 '떡밥' 덥석 문 보수언론들>이라며 다음의 글을 게시했다. 

<사익도모와 정부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합니다. 더구나 법률에 의한 공식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습니다. 정책을 만드는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입니다.>

이 대통령이 '한국 부자의 해외 탈출 세계 4위'라는 세계 최대 이민 컨설팅업체인 헨리앤파트너스(Henley & Partners, 영국 소재) 조사 결과를 인용한 대한상공회의소의 보도자료에 대해 "고의적 가짜뉴스"라고 질타한 직후,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회장)이 거의 빛의 속도로 사과했다.

최 회장은 해당 보도자료와 관련해 "책임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대한상의 사무국에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대한상의는 사과문을 내고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천400명으로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하는 등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내용의 헨리앤파트너스 조사 결과(잠정치)를 인용했다. 

한국 현실에서 최고권력자의 격노에 대기업 회장과 관련단체가 납짝 엎드리는 것은 늘 봐온 풍경이다.

헨리앤파트너스가 절대적은 아니고, 그 조사보고서가 항상 맞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통령이 이를 인용한 언론보도를 '고의적 가짜뉴스'로 규정하고 눌러서 입막음을 하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는 독재자의 발상에 가깝다.

헨리앤파트너스의 같은 보고서에서 '한국 여권 파워 세계 2위'라고 했고 국내언론에서 다들 보도했는데, 이 대통령에게 이건 '고의적 가짜뉴스'가 아니었을 것이다.

핸리엔파트너스는 전세계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이민 컨설팅업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독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권 지수를 산출한 조사 보고서는 각국 주요 언론에 자주 인용된다. 포브스나 CNN도 멍청해서 '고의적 가짜뉴스'를 인용하겠나

이 대통령은 조사 결과(잠정치)가 의심스러우면 참모진에게 지시해 검증시키고 별도로 체크해서 무엇이 잘못됐다고 먼저 지적하는 게 상식적이다. 또 이를 인용한 언론보도가 이 대툥령의 주장처럼 '고의적 가짜뉴스' '철지난 떡밥 덥석 문 보수언론들'이라고 비판하려면, 진실이 뭔지 그것부터 말해주는 게 순서다. 가령 '부자 탈출 세계 4위'가 아니라, 한국 부자들은 애국심이 충만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아 40위로 밝혀졌다고 하든지 말이다.  

헨리앤파트너스의 통계 수치는 잠정 및 예상치로 정확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고액자산가(부자)의 해외 이주·이민 증가 추세는 헨리 데이터 외에도 여러 독립적 자료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세청 공식 자료와 민간 금융기관·증권사 보고서, 해외 주요 부富 보고서 등에서 간접적·직접적 증거가 나온다.

1. 국세청 공식 통계 (가장 신뢰도 높은 국내 자료)

- 국세청 자료는 해외 이주 시 발생하는 세금 신고를 통해 실제 움직임을 포착한다. Henley처럼 '예상치'가 아닌 실제 신고 기반이다. 여기에 나오는 해외이주자 재산반출 신고액을 보자.

신고액은 2017년 평균 약 7억 원에서 2025년 상반기 평균 15억 4천만 원 (8년 만에 2배 이상 증가)으로 증가했다. 이는 해외로 자산을 반출하는 고액자산가의 규모와 금액이 동시에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회 제출 자료 및 여러 언론 보도 인용)

국외전출세 신고 현황 (대주주가 해외 이주 시 국내 주식 양도소득세를 미리 내는 제도)에서도 같은 현상이 등장한다. 신고 인원은 2018년 13명 → 2023년 26명 → 2024년 29명이다. 신고 세액은 2023년 약 93억 원 → 2024년 약 149억 원이다. 상속·증여세 부담을 피하려는 대주주·고액자산가의 해외 이전이 늘고 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이 수치는 Henley의 '백만장자 순유출' 숫자와 방향성이 일치하며, 상속세·증여세 부담이 주요 동인으로 지목된다.

2. KB금융지주·KB경영연구소 '한국 부자 보고서' (2024년판 기준)

- 10억 원 이상 자산 보유자 4,000명 대상 설문.

- 26.8%가 "해외 투자이민을 생각해봤다"고 응답 (전년 대비 증가 추세).

- 이유 1순위: 낮은 세금 + 호의적인 사업 환경 + 교육·생활 환경 개선.

- 해외 투자 비중도 확대 중이며, 상속·증여 관련 해외 이전 관심이 뚜렷하게 증가.

3. 다른 글로벌 부(富) 보고서 및 간접 증거

*  UBS Global Wealth Report 2025

- 한국 억만장자(10억 달러 이상) 수가 전년 대비 18% 감소 (31명 → 감소).

- 글로벌 억만장자 중 36%가 해외 이주 경험 있음 + 9%가 향후 고려 중. 한국도 이 흐름에 포함된 것으로 분석됨.

*  Knight Frank Wealth Report 2025

- 아시아 지역 UHNWIs(초고액자산가) 증가세가 가장 빠름에도, 한국은 세제·정치 불안 등으로 일부 유출 경향 지적.

- 한국 고액자산가들이 미국·캐나다 등으로 두 번째 주거지나 사업 이전을 고려하는 비율 상승.

* 투자이민 실적 (EB-5 미국 투자이민 등)

- 한국인의 미국 EB-5 청원 건수: 2022년 46건 → 2024년 133건 → 2025년 상반기 이미 167건 초과

- 한국은 세계 4위 규모 EB-5 투자국으로 부상 (약 30억 달러 미국 유입).

결론적으로 말하면, Henley 보고서의 '2025년 2,400명 순유출' 숫자 자체는 잠정치·예상치이지만, 증가 추세는 국세청 신고액·인원 증가, KB 부자 보고서 설문, 미국 투자이민 실적 등 다양한 별도 자료에서 일관되게 확인된다.

주요 원인으로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증여세 부담(최고 50~60%), 교육·안전·생활 환경, 사업 여건 등이 복합적으로 꼽힌다.

다만 전체 한국 백만장자 수(약 130만 명) 대비 이주 비율은 여전히 0.2% 미만으로, '대량 탈출'보다는 고액층 내 엑소더스 초기 신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추세가 지속되면 장기적으로 국내 투자·세수·경제 활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세제 개선 논의가 활발한 이유이다. 추가 최신 국세청 연말 집계나 2026년 보고서가 나오면 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참고로, 이 대통령의 '고의적 가짜뉴스' 발언이 있고서 하루 뒤인 8일 임광현 국세청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인의 2022∼2024년 평균 해외이주 신고 인원은 2천904명이며, 이중 자산 10억원 이상 인원은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6천만원, 46억5천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재산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향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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