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으로 이재명이 선택되면서 진보 내에서는 '민주화 적자'에 대한 정리가 내부적으로 필요

[최보식의언론=한정석 강호논객]

2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언주 최고위원이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추진하려는 정청래 대표를 겨냥해 "임기 초반에 2인자, 3인자들이 판과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을 표출한 것이란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이아 "조기 합당은 민주당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가끔 눈을 질끈 감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편집자)

민주당 내부가 요동치고 있다. 이미 예상된 바였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민주당 갈등의 표층은 정청래의 당대표 재선이라는 권력 의지가 작동하는 것이지만, 이 갈등의 기저에 흐르는 심층수 흐름을 봐야 한다.

민주당은 과거 DJ 동교동 세력과 단절한 후 86운동권이 메인 스트림의 세력으로 자리해 왔다.

87체제 이후, '민주 대 반민주'는 모든 선거에서 민주당과 진보의 캐치프레이즈였다. 그러다가 박근혜 탄핵과 촛불정권의 등장은 비로소 이 '민주 대 반민주'라는 진보 시대정신에 화려한 정점을 찍었고, '20년 진보 정권론'이 대세를 얻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윤석열'이라는 반동을 겪으며 문재인으로 결집된 민주 진보는 극심한 위기 의식과 함께 거의 집단적 히스테리에 가까운 트라우마에 사로 잡혔던 것.

특히 '포스트 문재인'을 이을 미래권력의 확실한 담지자였던 조국이 망가지고 그 대안으로 이재명이 선택되면서 진보 내에서는 '민주화 적자'에 대한 정리가 내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이재명은 운동권이 아니었다. 그는 자치분권 시민운동 출신이고, 성남을 기반으로 성장했기에 중앙 정치 세력과는 일정 부분 거리가 있었다.

촛불정권, 여기에 '노무현주의'의 완성으로 문재인이 제시되었지만 문재인과 그 핵심 그룹은 무능했다. 86 운동권 정치 세력 스스로도 자신들의 비현실성을 나름 자각하고 있었기에 이재명으로 제시되는 진보의 미래는 어떤 점에서는 '낡은 운동권 진보 vs 미래형 진보'라는 변증법적 테제에 놓이게 된 것이다.

그러한 요구 속에서 거의 비가역적으로 진보의 장기적 우세 흐름을 결정지었던 윤석열과 보수의 정치적 파산은 이제 지배 엘리트의 교체를 수반할 비지배 엘리트의 교체라는 요구도 함께 받게 된 것이다. 이를 파레토의 '엘리트 순환 법칙'이라고 한다.

이 헤게모니를 민주화 운동의 정통성을 갖지 못한 이재명이 갖는다는 것은 민주화 운동의 레거시에 부합하지 않는 점이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조국과 정청래는 이 운동권 레거시를 대미로 장식하고 20년 이상 장기 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체제 변혁의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한 기회가 한미관계의 전면적 변화와 한중 관계의 새로운 형성으로부터 추동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명청 갈등'은 단순한 권력 투쟁 만은 아니다. 때가 되면 체제 변혁의 아젠다로 진보는 재편될 것이고, 이재명이 이에 끌려 가든, 아니면 자신의 비전을 가진 신() 정치 세력이 창출되는 상황으로 가게 된다. 

정청래든 조국이든, 김민석이든...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재명은 정치적으로 숙청될 수 밖에 없다. 사림이 훈구를 척살한 이유가 그런 것인데, 장강의 물은 황하와 섞이지 않는다는 말도 그런 것이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보수는 이제 이런 흐름과는 분리되어 장개석의 국민당 같이 지리멸렬을 거치게 될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이 사실상 와해 단계로 나아가는 흐름이 반전될 수 있겠냐는 것이다. 트럼프의 권력 향방이 국내 정치의 모멘텀을 구속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보 여권의 내파(內破)로 보수가 여차 여차해서 집권한다 해도, 별 의미가 없거니와 정권 임기를 완료하기 어려운 상황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국민도 지금 같은 보수에 대해서는 진보 여권을 견제하는 단지 야당의 역할로만 인식하게 될 것이다. 빅뱅의 정계 개편이 오느냐가 관건이다.

 


#정청래이언주, #조국혁신당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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