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만찬 테이블의 국그릇이 식기도 전에, 정청래는 보란 듯이 딴 밥상을 차리고
[최보식의언론=박주현 재담 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만찬에서 정청래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입니까?' 농담 섞인 직격을 하고 사흘뒤인 22일,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전격 '합당'을 제안했다. 청와대에는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며 "합당을 위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다섯달을 앞두고 그 심오한 의미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조국 대표는 "국민의 마음과 뜻이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반응한 후,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의 조속한 개최를 지시했다"고 화답했다. 정청래 대표와 조국 대표는 친문재인계로 분류된다. (편집자)
요즘 통 재미있는 뉴스도 없고 밥맛도 사라졌었는데, 오랫만에 도파민이 돌고 입맛도 살아나는 느낌이다.
“혹시 반명입니까?”
불과 며칠 전, 청와대 만찬장에서 대통령이 뼈 있는 농담을 던지며 군기를 잡았을 때만 해도, 정청래 대표는 “우리는 모두 친명”이라며 납작 엎드렸다.
그런데 그 만찬 테이블의 국그릇이 식기도 전에, 정청래는 보란 듯이 딴 밥상을 차리고 있었다. 그것도 이재명이 가장 껄끄러워할 ‘매운맛 통제 불능’ 조국을 안방으로 끌어들이면서 말이다.
이건 단순한 정치 공학이 아니다. “네가 대통령이면 다냐? 당은 내 거다”라는 정청래식 ‘항명’이자-아마 털보의 아이디어 아녔을까?-, 당내 자기 세력을 불리려는 노골적인 ‘알박기’다.
대통령의 경고를 귓등으로도 안 듣고 ‘개혁 연대’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로 덮어, 사실상 당권을 유지하고 공천권을 휘두를 포위망을 구축하겠다는 선언이다.
여기에 숟가락 얹는 조국의 몰골은 더 처량하다. 한때 ‘조국 수호’를 외치게 만들었던 그 거창한 위용은 어디 가고, 지금은 당내 성폭력 사건 하나 제대로 수습 못 해 쩔쩔매는 ‘동네 구멍가게 사장’ 신세다. 개혁 세력이라는 간판은 녹슬었고 뭐라고 떠들고 다녀도 놀랍도록 관심을 못받고 있으니, 지방선거를 뭔 동력으로 치뤄야 하나 밤잠 설쳤을텐데 마침 정청래가 손을 내밀어주니, 모양도 안 빠지게 애써 못이기는 척, 거대 여당의 등판에 빨대를 꽂아 연명하려는 저 ‘기생(寄生) 본능’. 자존심 쎈 양반이 오죽 급했으면 남의 당 내전의 불쏘시개 역할을 자처했겠나 싶다.
상황이 이런데, 생각해보면 4년 동안 지방선거 공천장 하나 바라보고 밭을 갈아온 우리 민주당의 ‘박힌 돌’들은 피가 거꾸로 솟을 게 뻔하다. “우리 대표님이 우릴 지켜주겠지” 하고 믿었는데, 정작 출마 후보자들은 족보도 없는 ‘굴러온 돌’들과 한 판 경쟁을 치뤄야 할 판이니, 이들이 이재명 바짓가랑이를 잡고 “결사반대”를 외치며 인간 방패가 되는 건 정해진 수순이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나는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제발, 이 막장 결혼식이 성사되게 해주소서.”
상식적으로 봐라. 이 합당이 무산되면 그저 싱거운 해프닝으로 끝나겠지만, 만약 억지로 성사된다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당사 안에서 의자가 날아다니고 머리채를 잡는 ‘리얼 버라이어티 공천 살육전’이 펼쳐지는 거다.
한쪽엔 밥그릇 뺏기기 싫어 독기가 바짝 오른 ‘친명 토호’들, 반대쪽엔 남의 둥지 뺏으러 들어온 ‘조국 식구파’, 그리고 그 판을 짜서 대통령 뒤통수를 친 ‘정청래 파’까지. 이 셋이 한 솥에 들어가 볶아지는 꼴을 상상해 봐라. 이건 화학적으로 폭발할 수밖에 없는 ‘자폭의 레시피’다.
니들이 내부 총질을 하든, 계파 전쟁을 벌이든, 그건 알 바 아니다. 우리의 유일한 소망은 이 지루한 독주 체제가 ‘탐욕의 충돌’이라는 가장 화려한 불꽃놀이로 산화하는 걸 1열에서 직관하는 것뿐이다.
원래 그렇찮은가 . 적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고, 적들의 내전은 나의 축제다.
정청래 대표, 부디 그 배신감 넘치는 뚝심 잃지 말고 끝까지 밀어붙이시라. 제발, 합쳐라. 그리고 장렬하게 공멸하라.
#여당내전 #계파정치 #공천전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