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시간 조사하다가 며칠 후에 불러서 조사를 하고, 다시 관련 피의자에게 엄청나게 긴 시간을 준다

[최보식의언론=금태섭 변호사(전 국회의원)]

채널A 화면 캡처
채널A 화면 캡처

조국 사태 당시에 검찰의 수사 상황이 실시간으로 언론에 유출된다고 그 난리들을 치더니, 지금 진행되는 민주당 공천헌금 수사는 그때와 차원이 다르다. 기록을 아예 기자들한테 보여주나 싶을 정도다.

필자는 젊은 날 검사로서 수사하면서 보냈고, 그 뒤 변호사로 오래 활동하면서 '봐주기 수사', '표적 수사' 등등 볼만큼 봤는데, 이번 사건 수사만큼 이상한 수사는 첨 봤다. 한번 천천히 따져보자.

이번 공천헌금 사건에서 수사 기관이 밝혀내야 할 사실관계는 두 가지다.

1) 강선우 의원은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1억원을 받았는가

.2) 김경 시의원은 부동산 문제로 이미 컷오프 대상이었고, 김병기 공관위 간사도 공천을 못 준다고 확언했음에도 바로 다음날 단수공천을 받았다. 여기에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했는가.

1)은 비교적 밝히기 쉽다. 적나라한 녹취록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거의 껌이라고 할 수 있다. 김경, 강선우, 남모 사무국장 불러놓고 녹취록 보여주면서 대질조사하면 바로 나온다.

.2)는 밝혀내기 쉽지 않다. 그러나 이 부분을 밝히지 못하면 실패한 수사다. 가장 핵심적인 의문점이면서,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소위 '휴먼 에러'가 '시스템 에러'로 변경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천 과정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할 수 있는 연결점이기도 하다. 경찰이 존재가치를 입증하려면 이 부분을 밝혀내야 한다.

2)를 밝히기 위해서는 1)에 대한 수사를 지렛대로 써야 한다. 강선우 의원이 1억원을 공천 대가로 받은 것이 확인된다면 그 혐의는 매우 무겁다. 이 돈이 뇌물인지 여부는 공천 업무가 공무에 해당되는지 여부 등 몇 가지 법리적인 쟁점이 있지만, 뇌물이라면 특가법에 의해 법정형이 10년 이상의 징역이다. 집행유예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범죄다. 더구나 공천에서 실제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수뢰후 부정처사에 해당해서 죄질도 매우 무겁다. 돈만 받은 게 아니라 '돈값'도 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김경, 강선우, 남모 사무국장의 진술이 서로 모순된다.

강선우 의원이 SNS를 통해서 밝힌 내용대로라면, 돈을 받은 것은 남모 사무국장이고 자신은 그 사실을 알자마자 반환을 지시해서 반환했다는 것인데, 김경은 남모 사무국장이 자리를 비웠을 때 강선우 의원에게 직접 돈을 줬고 실제로 돈을 돌려받은 것도 공천 이후 수개월이 지났을 때라고 했기 때문이다. 남모씨 말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경찰로서는 당연히 김경의 진술 내용이 무엇인지 비밀로 한 상태에서 강선우 의원을 신속히 소환해서 조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해서 물으면서 압박을 해야 한다. 그러면 혼자 이 모든 책임을 다 질 것인가, 혹은 만약 공천에 영향을 미친 사람이 더 있다면 그 사실을 밝힐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된다. 그게 가장 기초적인 수사의 ABC다.

그런데 김경 시의원의 진술 내용은 조목조목 전 언론에 다 보도가 되었다. 경찰이 강선우 의원을 조사하면서 들이댈 '히든 카드'가 날라가 버린 것이다. 더구나 경찰은 김경 시의원을 조사한 후에 닷새 후에나 조사 받으러 오라고 강선우 의원을 소환했다.

이 정도 시간이면 강선우 의원이 김경 시의원의 진술 내용을 변호인과 상의할 여유는 물론, 만일 이 사건에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다른 등장인물이 있거나 또다른 사연이 있다면 그에 대한 대비도 할 수 있게 된다. 관련자들 사이에 책임을 분담하는 설득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닷새를 준다. 이 어찌 이상하지 않은가.

중대한 사건에 있어서는 수사를 받는 쪽도 스트레스를 받지만, 수사를 하는 쪽도 쫓기는 마음이 된다. 진상을 밝히지 못하면 무능하다고 찍힌다. 하물며 꼭 해야 할 조치를 안 하거나 늦게 하면 법적인 책임이 따를 수도 있다. 더구나 지금은 검찰청을 없애겠다고 하는 마당이니 경찰로서는 특수수사에 있어서도 검찰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줘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경찰은 출국금지를 안 해서 중요 피의자(김경 시의원)를 외국에 가게 하고, 귀국한 다음에도 서너시간 조사하다가 며칠 후에 불러서 조사를 하고, 다시 관련 피의자에게 엄청나게 긴 시간을 준다. 왜 이렇게 수사가 보통의 경우와 다를까. 이상하다,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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