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을 앞두고 호남의 표를 의식해 새만금 등 호남지역에 반도체 팹을 유치

[최보식의언론=류종렬 강호논객, 김선래 기자] 

MBC 뉴스 캡처
MBC 뉴스 캡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작년 12월 26일 “용인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입주하면 두 기업이 쓸 전기 총량이 원전 10기 수준이라 꼭 거기에 있어야 할지 (고민)”라고 언급해 소위 '새만금 반도체론'을 쏘아올렸다.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은 지역 간 힘겨루기로 확산하고 있다. (편집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민주당의 호남권 국회의원, 그리고 환경 탈레반들, 자칭 반도체 전문가 등은 수도권에 조성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금이라도 철회하고 전력 생산이 많이 되는(앞으로 될) 새만금 등의 호남지역에 반도체 팹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하는 논리를 보면 정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호남에는 해상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으로 전력 생산량이 많고 용수 공급이 용이하기 때문에 전력 소요가 많고 용수를 대규모로 필요로 하는 반도체 공장이 호남에 입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이 반도체 공장이 호남에 건설되어야 한다는 주요 이유로 드는 전력과 용수 문제 때문에 오히려 새만금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른다.

먼저 전력 문제부터 보자.

반도체 공장은 전력을 많이 쓰는 것은 사실이고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365일 가동하며, 순간 전압 변동에도 민감하여 정전, 순간 전력의 미세한 흔들림에도 수율이 저하되거나 라인이 셧다운되어 수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래서 고신뢰 전력계통 (N-1 이상 이중화), 전력 예비율 확보, 주파수·전압 품질 안정성, 중앙계통 연계 + 백업전원이 필요하다. 

즉 전기를 많이 생산하여 많이 공급하는 것보다는 항상 일정 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해상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은 발전량이 기상에 의존하기 때문에 시간별 출력 변동이 크고, 예측이 어렵다. 따라서 발전량이 많아도 "그 순간에 필요한 만큼" 공급된다는 보장은 없다. 바람이 없거나 해가 지면 급격히 출력이 저하한다.

출력 급등, 급락은 전력 품질(주파수·전압) 변동을 유발하여 반도체 라인 입장에서는 전력이 많이 생산되는 날도 있고, 안 되는 날도 있으면 현지 지역에서 생산하는 자체 전력만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재생에너지가 많은 지역이라도 계통 연계 송전망, 기저발전, 백업전원, 계통 안정화 설비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은 이런 문제를 ESS(배터리)로 해결하면 된다고 주장하나 ESS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ESS는 분 단위, 시간 단위 조정에는 유용하지만, 장기간 무풍, 장마 기간, 태풍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도체 공장에 요구되는 수준의 그때그때(day-to-day) 예비 전력인 수백 MW급 전력을 장시간 백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경제성, 기술성 모두에서 제약이 크다.

이들은 또 호남의 재생에너지 발전량만으로도 충분히 반도체 공장을 가동할 수 있음으로 외부와의 송전선 연결은 불필요하다는 듯이 이야기하면서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송전선 건설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들은 계통과 분리된 독립 운영은 일반 업종에도 오히려 위험하고 특히 반도체 공장에는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모른다. 

만약 독립된 그리드 방식을 호남 지역에서 운영하게 되면, 사고 시 즉시 대체 전원 투입이 어렵고, 전력 품질 보정 능력도 제한되게 된다.

반도체 공장은 오히려 대형 국가 전력계통에 연결되어 있는 것이 더 안전하다. 그래서 글로벌 팹들도 대규모 계통망에 연계하고, 기저발전과 백업발전으로 삼중 안정화 구조를 구축한다.

상기에서 살펴보았듯이 전력 측면만 보더라도 호남에 반도체 팹이 입지하면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도 취약하고 ESS 설비, 송전선로 건설 등으로 비용도 더 많이 들어가게 되어 오히려 불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용수 문제를 살펴보자.

반도체 제조는  대량의 물을 필요로 하는 산업이다. 그래서 막대한 용수 확보는 필수적이다.

칩 생산 과정에서 순수(Ultra-pure water) 등을 포함해 제조, 세정, 냉각 등에 많은 양의 처리가공된 물이 필요하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함)에 필요한 공업용수는 대략 2030년대 이후 일일 수요가 수십만 톤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자료에서는 용인 국가산단이 2030년 말 하루 3만 톤에서 2042년에는 65만 톤 이상의 용수를 필요로 한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하루 65만 톤 이상의 안정적인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수계는 한강을 제외하고는 없다. 호남에 있는 영산강, 섬진강처럼 비교적 작은 유역만으로는 그 정도의 용수를 산업용으로 지속 공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영산강, 섬진강 유역은 규모 자체가 작고, 기본적으로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량도 많으며, 강우 계절성, 환경유지 유량, 생태계 필요량 등이 있어 실제 산업용 공급 가능한 물량은 훨씬 적어 안정적인 공업용수 공급이 어렵다.

새만금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대규모 공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려면 적극적인 기반시설 구축과 외부 수원 연결이 전제돼야 한다.

현재의 새만금 용수 인프라는 지역 개발과 신규 도시용(생활·상수도 위주) 인프라 중심이며, 하루 수십만 톤 규모의 대규모 공업용수를 바로 감당할 수 있는 수원은 확보돼 있지 않다. 새만금 자체의 용수는 대부분 만들어진 저수지, 호수와 주변 하천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고품질 담수 공급원으로서의 물량은 제한적이다.

만약 새만금을 반도체 단지로 활용하려면, ① 외부 수원(다른 유역의 물을 끌어오는 초대형 송수관로), ② 대규모 재이용수 처리시설, ③ 해수담수화 플랜트 같은 추가적인 물 공급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게 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는 풍부한 한강수계를 이용하면 되어 기존의 용수 인프라에 추가적인 보완만 하면 된다. 

용수 측면에서도 새만금 등 호남 지역보다는 용인 지역이 훨씬 유리하다.

새만금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서는 안 되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염해 피해와 불안정한 지반이다.

이봉렬 등은  염해 피해는 과장된 것으로 다른 국가들의 반도체 공장들은 해안에 입지한 경우가 많다며 염해 피해를 가볍게 여긴다.

반도체 공장은 해안지역 국가·도시에도 많지만, 대부분은 해변 바로 옆이 아니라 해안에서 수 km 이상 떨어진 내륙 쪽에 입지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염분(염해)·부식 위험이고, 그리고 재난·환경 안정성 요건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해안권(연안 지역)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이 다수 있다. TSMC(타이난·신주, 대만 서해안), UMC(타이난·신주, 대만)는 모두 해안 평야 지역에 있으나 보통 해변에서 수 km 이상 내륙에 위치해 있고, 삼성전자도 화성, 평택에 있는데 서해와 가깝지만 직접 해안선 인접 부지는 아니다. Toshiba/Kioxia(욧카이치, 일본 이세만 연안)도 바다에서 수 km 떨어진 공업단지에 입지해 있고 Renesas(나카, 일본 이바라키 연안 지역)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반도체 업체들의 공통점은 연안 도시권에는 있지만, 염분이 직접 날아드는 해변이나 방파제 인근에는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반도체 공장들이 '해변 바로 옆' 입지를 피하는 이유는 반도체 공정과 장비는 미세 금속 부식, 파티클·염분·습도, 전기 접점·배관·케미컬 설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해안선 인접 지역은 염분(염해)·습도에 따른 부식이 가속되고, 염분이 포함된 미세입자가 공조 흡입계통·외부 설비에 침착할 수 있고, 염분에 장기간 노출 시 금속·배선·PCB·배관 부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만금은 바다를 메운 간척지로 바다와 직접 맞닿아 있는 지역으로 염분 피해는 피할 수가 없다.

새만금은 매립한 지역이기 때문에 지반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반도체 공정은 워낙 예민하기 때문에 극미의 지반 흔들림도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반도체 팹 부지는 보통 해안에서 수 km 이상 떨어진 내륙 평지에 적정한 고도(표고)가 확보된 곳, 배수, 홍수 안전성, 지반 안정성, 지진, 지하수 영향까지를 충족하는 곳이 선호되는 것이다. 

이런 조건들을 볼 때, 새만금은 반도체 팹 입지로는 부적절하다.  

반도체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솔직히 대놓고 말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조금만 흔들려도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경쟁이 운명을 좌우하고 속도 전쟁으로 한순간 방심하면 추격을 허용할 수 있다.

반도체는 전문 인력과 연관 업체가 집적된 클러스터 전략이 핵심이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데도 수년, 혹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새만금에 반도체 공장 짓고 어느 세월에 새만금에 새로운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나? 경쟁 반도체 회사들은 월 단위로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데 속도전에서 이길 수 있을까? 

제발 경제에, 특히 반도체 산업에 정치가 끼어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선을 앞두고 호남의 표를 의식해 새만금 등 호남지역에 반도체 팹을 유치하겠다는 한심한 공약을 하는 정치인이 없기를 바란다.

호남인들도 국가경제 전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지역 이기주의에 빠져 반과학적이고 비경제적인 호남권 반도체 공장 주장에 부화뇌동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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