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공 인사들도 있었지만 전체를 돌아보는 성찰력이 있었다. 그래서 선이 굵은 이들이 많았다

[최보식의언론=한정석 강호논객]

춘천MBC 뉴스 캡처
춘천MBC 뉴스 캡처

필자는 2000년대 초반, 정치권 입문을 민주당으로 했다. 정치를 할 생각은 없었다. 어찌 하다 보니 그렇게 엮였다.

그때 필자가 경험한 민주당 의원들은 보수당 의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민주주의에 대한 리버럴적 성향이 더 강했을 뿐, 특별히 좌파라거나 종북 성향은 없었다. 반면 신한국당의 경우는 권위주의적인 면모들이 있고 반공주의가 강했지만 그렇다고 단무지 성향도 아니었다. 

가령 '최틀러'라는 별명을 가졌던 최병렬 의원은 당대표도 했지만 의외로 포용력이 큰 이였다. 5공 인사들도 있었지만 전체를 돌아보는 성찰력이 있었다. 그래서 민주당이든 신한국당이든 선이 굵은 이들이 많았다.

문제는 노무현 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에 진짜 길에서 배지 주워 든 이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서 소위 '난닝구 대 빽바지' 개싸움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2000년대면 이미 냉전이 저물고 완연한 자유주의 시대였다.

86진보 운동권 중에는 실천 삶의 영역이나 유학을 간 이들이 많았는데 제도권으로 들어간 이들이 문제였다. 

반면 현실에서 업을 하거나 브나로드 시민 운동으로 들어간 이들은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각성되어 갔다.

진보와 민주당은 제도권과는 달리 그 외곽의 인텔리들과 실천운동가들의 퀄리티가 훨씬 낫다. 이들이 진보 이념의 방향과 철학을 생성하고 이를 제도권과 소통한다.

반면, 보수는 제도권의 퀄리티가 그 외곽보다 나았다. 사실 보수 외곽은 제도권 중심부로부터 지도 편달되고 동원되는 구조였다.

즉 진보는 장외가 생각하고 장내가 이를 제도권 정치로 실현하는 구조라면, 보수는 장내가 생각하고 장외가 이를 응원하고 부스팅하는 구조였던 것이다.

그런데 보수는 박근혜 탄핵과 더불어 이 구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생각할 능력이 없는 장외가 주장하고 떠벌리면 장내의 기회주의, 출세주의자들이 이를 활용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당연히 보수는 정치에 대해 '생각의 힘'을 장내나 장외 모두 잃어 버린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정치 이념의 지향성을 가진 사유 체계가 사실 없다. 자유주의나, 권위주의나, 민주주의나, 공화주의나 그런 정치 철학의 토대 자체가 없다.

반면 진보에는 민족주의와 노동주의, 그리고 생태주의, 자치분권, 심의민주주의와 같은 분명한 방향성들이 어떻든 존재하고 제도권과 시민단체들 사이에 회전문 방식으로 교류한다. 다시 말해 정치적 자산과 네트워크가 보수에 비해 진보가 훨씬 풍부하고 깊다.

그렇기에 진보도 사실 그 내부로서는 NL과 PD, 그리고 시민사회 부류들 간에 이제는 주도적 노선이 확립되어야 할 때이고, 이는 시민사회와 자치 분권이라는 이재명의 아젠다가 노무현-문재인과는 다른 이니셔티브로 주도권 전환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다.

문제는 이재명의 이 노선이 현재 진보에서는 비주류라는 것. 외곽에서는 광범위하게 이재명의 노선 동조자들이 많지만 제도권 민주당에서는 이 노선이 비주류 소수라는 것. 그래서 '명청대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재명은 제도권을 변혁시키지 않을 수 없다는 거고, 거기에는 국민의힘만이 아니라 민주당도 포함된다.

다시 말해 한국의 제도권 정치 변혁의 주체는 보수가 될 수 없고 보수는 변혁의 대상이다. 이유는 보수에게 정치 철학과 정치 지식이 제도권이든, 외곽이든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치개혁 #국민의힘 #민주당 #계파갈등

 

 

저작권자 © 최보식의언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