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은 큰데, 그 욕심을 담아낼 그릇과 재주는 너무 얄팍하다
[최보식의언론=주동식 전 제3의길 편집인]

아래 글은 본지의 입장이 아닙니다.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게재합니다. (편집자)
필자는 한동훈에 대해 '스마트하다, 참신하다' 등의 이미지를 처음에는 갖고 있었다.
내가 직접 한동훈을 만나 얘기해 본 적도 없고 평소 유심히 그의 행적을 지켜본 적도 없지만 윤 대통령이 아끼는 후배고 법무장관으로서 당당하게 야당 것들의 공세에 맞서는 것을 보면서 그런 인상을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한동훈이 윤통과 선을 긋고 극단적으로 척을 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오죽하면 저러겠나' 정도로 내심 동정적이었다. 특히 김건희 여사에 대해 워낙 안 좋은 소문이 많았던지라 그것만 갖고도 한동훈의 행동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여겼다. 문득문득 좀 지나치다는 생각도 들기는 했지만 한동훈에 대한 인상을 전면적으로 바꿀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총선 패배 이후에 많은 사람들이 '좀 쉬었다가 오라'는 충고를 한 것으로 들었고 나도 그런 선택이 더 바람직하다고 느꼈지만, 정식으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대표가 되는 것을 보고 '우리와는 스타일이 다른 친구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우리'라는 게 세대의 기준일 수도 있고 살아온 배경 차이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일종의 이질감이었던 것 같다.
필자가 정말 경악한 것은 비상계엄 당시 한동훈의 저항(?)도, 이후 국회 탄핵소추 의결 협조도 아니었다. 그때까지도 '정말 구상유취하구나' 정도로 그의 행동을 경험 부족과 서투름, 경거망동 정도로 이해하고 싶은 심정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뒤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수 없다고 버티다니? 최고위원들이 다 사퇴해서 지도부 자체가 붕괴하고 당헌상 자동으로 대표 자격을 상실하는 상황인데도 버티다니?
그를 움직이는 것은 냉철한 이성도,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도 아닌 일차원적이고 동물적인 권력욕 오직 그것 하나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그런 원시적인 본능을 표면적인 스마트함과 말빨로 위장해온 것 아닌가 싶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런 스타일들과 일해본 적이 있는데, 사소한 이익을 보면 눈이 뒤집혀 이성과 판단력을 상실하는 인간형들이었다. 평상시에는 업무 능력도 좋고 판단력도 뛰어난데 이익 앞에서는(그 이익이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눈이 뒤집혀 소탐대실하는 경우였다.
한동훈은 물질적인 것에는 별로 큰 욕구를 느끼지 않는 스타일일 것 같다. 평생 별로 그런 데 갈증을 느낄 일은 없었을 테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반면 한동훈이 병적으로 집착하는 것은 권력과 그것이 안겨주는 일종의 자아 도취 아닐까?
총선 당시 한동훈이 여기저기 유세에 나선 모습을 짧은 유튜브 영상으로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그때 좀 느낌이 왔다. 아, 이 친구가 벌써 정치에 맛을 들였구나. 그 정치란 대중의 환호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는 자아 도취가 주는 마약의 환각 효과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한다. 거기에 한번 빠지면 답이 없다. 평생 일종의 '정치 좀비'가 되어 지적 정신적으로 흐느적거리며 여의도판을 배회하게 된다.
필자가 정리한 한동훈은 이런 인물이다. 욕심은 큰데, 그 욕심을 담아낼 그릇과 재주는 너무 얄팍하다. 그래서 늘 소탐대실한다. 정치에서 큰 그림을 그릴 줄 모르고 큰 그림이 뭔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다. 그래서 고민이 너무 뻔하다. 잔머리 써서 공작을 하는 것을 정치라고 여긴다.
우리나라 정치인 대부분에게서 느끼는 한계지만, 정치 철학이 빈곤한 수준이 아니라 전무한 데서 기인하는 현상이다. 정치를 가르쳐줄 스승을 만난 적이 없는 자가 짧은 시간에 거대한 권력을 쥔 데서 이런 비극은 필연일 것이다.
한동훈을 처음 볼 때부터 인상은 별로였다. 뭐랄까? 왜 저렇게 뭔가에 짓눌리고 찌그러진 인상인지, 그런데도 왜 다들 멋지고 잘생겼다고 하는지 의문이었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니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다.
다만 몇 사람에게는 '아무리 봐도 대통령 될 인상 같지는 않습디다'라고 우스갯소리 비슷하게 인물평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필자의 눈이 그리 틀린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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