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과 욕설을 섞은 울분의 기자회견을 약 2시간 15분 동안

[최보식의언론=김선래 기자]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중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중인 어도어 민희진 대표. MBC뉴스 캡처.

"공룡처럼 몸집만 커져버린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사이즈에 경영 철학과 수준이 못 미치는 임원들과, 경영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프로듀서 민희진의 꼴통질이 빚어낸 막장극"(한정석 강호논객).

세계적인 그룹 'BTS'를 만든 방시혁의 하이브로부터 ‘경영권 탈취 의혹’을 받고있는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25일 눈물과 욕설을 섞은 울분의 기자회견을 2시간 가량 했다.  지금 SNS나 인터넷에서는 가장 핫한 뉴스이지만,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은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이고 왜 뉴스인가' 할 만한 사건이다.

어도어는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된 하이브의 자회사 성격이다. 뉴진스는 데뷔한 지 약 1년 만에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멤버들의 정산금액이 총 26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지난 22일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 등이 어도어 경영권을 가로채고 뉴진스 멤버를 빼내려고 했다'는 이유를 들어 어도어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 외부로 노출됐다.  

하이브는 감사를 한 결과 민희진 대표 등이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는 등 뉴진스 계약 해지 등을 논의하는 등 경영권 탈취 계획을 세운 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어도어의 민 대표와 부 대표가 나눈 카톡 대화 등을 경영권 탈취 증거로 제시했다. 그리고 용산경찰서에 민희진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민희진 대표는 25일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찬탈 계획도, 의도도, 실행한 적도 없다”며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다. 빨아먹을 만큼 빨아먹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제가 나눈)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면서 하이브 경영진을 저격했다.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는 '멀티 레이블 체제'로 운영된다. 그룹 같은 운영 체제이다. 하이브 아래 레이블이 있고, 각 레이블은 각각 특색 있는 아티스트를 육성해서 제작한다. 2019년 '쏘스뮤직'을 첫 레이블로 둔 데 이어 작은 기획사를 인수 또는 분사하는 방식으로 자회사를 늘려왔고, 현재 12개 레이블을 두고 있다.

어도어는 2021년 하이브가 자본금 160억 원을 투입한 자회사다. 뉴진스의 성공 등에 따라 지난해 하이브 보유 지분의 20%를 매각했다. 전체 지분의 18%는 민 대표가, 2%는 어도어의 다른 임원이 보유한 상태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민 대표의 법률 대리인인 이수균 변호사는 “어도어는 경영 상태도 매우 좋다. 그럼 (경영권 탈취 시도에 대해) 80% 주주가 가만히 있겠냐"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그동안 반박하지 않아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이브 측과) 주주 관계 재협상 중이었다"며 “그 과정에서 민 대표의 내부 고발이 있었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민 대표는 “나는 일을 잘한 죄 밖에 없다”며 “오히려 실적을 잘 내고 있는 계열사 사장인 나를 찍어내려는 하이브가 배임이며 제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희대의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가 하이브와 이상한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 저한테는 올무다. (계약에서) 팔지 못하게 묶어둔 (내 지분) 18%로 경영권을 찬탈한다고 X소리를 하고 있는데 그게 노예 계약처럼 걸려 있다”고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민 대표는 “그 계약 때문에 제가 하이브를 영원히 못 벗어날 수 있다고 압박받는 상황에서 뉴진스를 카피한 '아일릿'까지 나왔다. 나를 말려 죽이겠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논란이 된) 문제의 대화록과 문건은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노는 얘기'처럼 나온 이야기를 ‘사우디 국부 펀드’ 운운하며 (하이브가)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또 민 대표는 “BTS가 (나를) 베꼈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으며, “내 목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적당히 벌어서 꿈을 펼치고 사는게 방향성이며 여자가 사회생활을 하는 게 이렇게 더럽다고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뉴진스는 오는 5월 24일 새 싱글 발표에 앞서 오는 27일 신곡 ‘버블 검’(Bubble Gum) 뮤직비디오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뉴진스의 활동과 음반 프로듀싱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쳐온 민 대표가 하이브와 분쟁을 벌이게 됨에 따라 뉴진스 활동에 영향을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뉴진스 엄마’로 불려온 민 대표는 지난 2002년 SM엔터테인먼트 공채로 입사해 2018년에 퇴사했다. 2019년 하이브의 최고 브랜드 책임자(CBO)로 옮겼으며 2021년 어도어의 대표를 맡았다.

KBS PD 출신인 한정석 강호논객은 "엔터테이먼트 분야는 사람 장사이다 보니 계약이고 나발이고 돈이 더 되면 기존 계약을 해약하고 2.5배 위약금 내고 애들 빼내 다른 데 붙여서 더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며 "지금 그런 전쟁이 진행 중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진스와 민희진 대표(오른쪽). JTBC 캡처
뉴진스와 민희진 대표(오른쪽).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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