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팀 선수 22명이 7,100제곱m에서 부딪히다보니 엄청나게 다양한 상황과 수가 벌어진다

[최보식의언론=박동원 논설위원]

UTBC 화면 캡처
JTBC 화면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무능과 무기력이 입증된 감독에게 차기 월드컵까지 지휘봉을 맡길수 있겠나? 위약금을 줘서 보내라"고 거들 정도로 클린스만 국대감독의 교체 요구가 뜨겁다.(편집자 주)

축구에서 감독이 왜 중요한가. 축구는 감독 영향력이 가장 큰 스포츠다. 양팀 선수 22명이 7,100제곱m에서 부딪히다보니 엄청나게 다양한 상황과 수가 벌어진다.

그래서 감독은 경기장 옆에서 90분 내내 끊임없이 경기를 조율하고 선수 위치나 완급 조절한다. 축구엔 '덕장'이 없다. '지장' 아니면 '용장'이다. 괜히 연봉 몇십 몇백억씩 주고 스카웃할까. 

선수들은 숲속에 들어와있기 때문에 나무는 보지만 숲을 보지 못한다. 멀리서 숲을 바라보며 어떤 곳의 나무를 잘라야하는지 지시해주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각각의 연주자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악보만 보면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지휘자의 조율과 속도, 강약, 리듬, 싱코페이션 악기마다의 색깔과 크기 조절 등등 지휘자에 의한 수많은 요소들을 조절하고 합을 맞춘 다음에야 지휘자의 지휘에 맞추어 연주가 가능해진다. 그 지휘자가 감독이다.

야구나 농구처럼 작전타임이나 막간의 작전 지시가 없다 해서 축구 감독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축구 감독이 그저 선수들 체력 훈련시키고 독려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축구만큼 변화 무쌍한 작전 구사를 필요로하는 스포츠도 없다. 동네 축구처럼 넌 공격 넌 수비 오른쪽 왼쪽 포지션만 정하는게 아니다.

야구는 상대를 보고 작전을 구사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저 벌어진 상황에서 순간순간 우리의 작전만 판단하면 된다. 투수와 타자의 구질 수싸움 정도가 유일한 상대 대비다. 그래서 비공개 훈련같은 걸 하지않는다. 비공개할 작전이 없다. 미리 준비해야할 작전이 없기 때문에.

농구도 특별한 포지션에 따른 작전이 없다. 수비 후 역습이니 압박이니 하는게 없다. 기껏해야 지역방어냐 대인방어냐 파올작전이냐 지공 속공 정도의 순간순간 작전만 적용할뿐이다. 배구는 말할 것도 없다. 선수 기용 정도가 작전의 묘미다. 이 구기들은 오히려 선수들의 의존도가 크다.

축구는 11명으로 럭비 다음으로 선수가 많고, 100m 전후 경기장이 가장 넓고, 상대와 직접 부딪혀야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당연히 벌어지는 상황이 많다. 넓은 공간에서 22명의 선수가 쉴새없이 부딪히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조율과 지시가 없으면 제대로 경기를 구사할 수가 없다. 그래서 축구감독들은거의 감독 에리어에서 90분 내내 서서 경기를 조정 조율하고 끊임없이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축구는 상대선수나 상대스타일, 우리 강약점에 따라 4-4-2, 4-3-3, 3-5-2, 3-4-1-2, 4-2-3-1 등의 기본적 포메이션을 정하거나, 아예 우리 강점만 앞세워 특정 한가지 포메이션을 밀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포메이션은 그저 요리에서 기본재료일뿐 어떤식으로 요리하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수비형이냐 공격형이냐, 전방압박이냐 수비후 역습이냐, 수비 - 미드필더 - 공격수간의 간격은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측면을 활용한 센터링이냐 중앙돌파를 할것이냐, 누가 수비를 끌고가고 공간을 열어줄 것이며 경기장 안에서 전체적인 경기 템포나 볼공급은 누가 할 것이냐, 빌드업 축구냐 닥공 치달 축구냐 등등 수많은 고려 요소들이 있다.

그것뿐 아니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포지션 간격도 수시로 바꾸고 선수도 좌우를 교대시키거나 전후 위치도 바꾼다. 거기다 상황에 따라 선수교체도 필요하다. 그래서 축구감독은 오랫동안 선수들을 자기만의 축구스타일에 맞게 조련시키고 쉴새없이 작전 연습을 한다. 대회땐 기자들도 금지시키는 비밀 작전연습을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임될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지금까지 딱히 성적 내지 못했고 해외에서도 논란의 인물이었다. 제일 큰 문제는 국내에 머물지않고 대회나 경기가 없을땐 해외에 나가 평론 같은 다른 일에 몰두하는 '투잡'을 뛰는 것이었다. 축구같이 전체 팀을 조련해야하는 스포츠의 감독이 그것도 국가대표 감독이 해외에 머문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경기가 없는 평소에도 대표팀 소집해 훈련시키고 국내 리그나 대학 리그 같은 경기 참관하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선수를 발굴해내는 게 국대 감독의 역할이다. 히딩크가 자기 스타일의 축구를 위해 축구협회 실세들이 선정해주는 선수들로 국대를 꾸리던 관행을 거부하고 직접 골랐다. 2002년 월드컵 4강이 주최측의 농간과 운빨 때문이었다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다.

히딩크는 처음부터 자신만의 축구스타일을 접목시키기 위해 선수를 직접 고르고, 오랜시간 체력훈련과 전술 훈련을 통해 토너먼트 단기전에 최적화 된 팀을 만든것이다. 월드컵 있기 한 달전 즈음 부산에서 열린 스크틀랜드와의 친선전을 중앙석에서 직관했는데 우리 국대가 너무 잘해서 감탄을 했고 사고한번 치겠다 싶었다. 그날 4:1로 축구 종가의 나라를 가지고 놀았다.

결론적으로. 클리스만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는건 단지 4강전 참패 때문이 아니다. '냄비'가 아니란 말이다.  첨부터 말이 많았고 해외축구팬들도 걱정했었다. 해외에 머무는 초유의 기행을 일삼은 데다, 1년간 성적도 초라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축구 색깔이 없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그 결과가 4강전 참패다.

말이 4강이었지 진짜 억지로 억지로 4강에 올랐다. 그래서 교체비난이 들끓는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 #클린스만교체, #요르단전, #축구색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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