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율성은 '팔로군 해방가' '조선인민군 행진가' 등을 작곡한 광주 출신 음악가


중국 청년단체에서 기증받아 광주에 세워진 정율성 동상이 한 보수단체 회원에 의해 쓰러뜨려졌다.
광주시가 세금 48억을 들인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을 논란 속에 밀어붙이면서, 기존에 있던 정율성 동상까지 타깃이 된 것이다.
동상 훼손은 재물손괴죄에 해당되는 불법이지만, 어쨌든 이로 인해 잠시 사그라들었던 '정율성'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단체 회원 윤모(56)씨는 지난 1일 오후 광주 남구 양림동에 조성된 정율성거리의 정율성 동상에 밧줄을 묶고 2.5톤 승합차에 연결한 뒤 쓰러뜨렸다. 단상에서 분리된 동상은 바로 옆에 떨어진 채로 있다.
윤씨는 한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에서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중단하라고 광주시에 요구했지만 그대로 추진한다고 해 말로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강제로 철거했다"고 말했다.
정율성 동상은 남광주 청년회의소가 중국 해주구 청년단체로부터 기증받아 광주 남구청에 다시 기증하면서 2009년 세워졌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2일 재물손괴 혐의로 보수단체 회원 윤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정율성은 '팔로군 해방가' '조선인민군 행진가' 등을 작곡한 광주 출신 음악가다. 해방 후 북한으로 귀국해 황해도 도당위원회 선전부장, 조선인민군 구락부장을 지냈다. 인민군 협주단을 창단하여 단장이 됐다. 6.25 전쟁 중인 1950년 9월 중국 인민지원군의 일원으로 참가해 중공군 위문 활동을 전개했고 그 뒤 중국으로 귀화했다.
광주 한복판에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을 둘러싸고, 지난 8월 이를 밀어붙이겠다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제동을 걸겠다는 박민식 보훈부장관이 맞붙은 적도 있다.
당시 강기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주는 정율성 역사공원에 투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율성 선생은 시진핑 주석이 한중우호에 기여한 인물로 김구 선생과 함께 꼽은 인물"이라며 "뛰어난 음악가로서의 그의 업적 덕분에 광주에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온다. 광주는 정율성 선생을 광주의 역사 문화자원으로 발굴하고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항일 독립운동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조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 항일운동가 겸 음악가로 활동하다가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삶은 시대의 아픔"이라며 "나와 다른 모두에 등을 돌리는 적대의 정치는 이제 그만하시고 다른 것, 다양한 것, 새로운 것을 반기는 '우정의 정치'를 시작하자"라고 했다.
이에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SNS에서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돈이 되는 일이면 국가정체성이고 뭐고 필요 없단 말인가"라며 "정율성은 북한 정부 수립에 기여하고 ‘조선인민군 행진가’를 만들어 6.25 전쟁 남침의 나팔을 불었던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박 장관은 “김일성도 항일운동을 했으니 기념 공원을 짓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선 그를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기념한다는 것은 518 묘역에 잠들어 계신 민주주의 투사들을 욕보이는 일”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