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가을이 깊어감은 울 엄니 매서운 손 맛이 요술을 부리는 "된장에 박아논 고춧잎 꺼내 참기름무침" 그리움만 더해갈 듯

이 가을에는 마음이 허전해 엄니 묘지에 할 수 없이 다녀와야겠다.
엄니는 중년남자의 영원한 연인이다.

울 엄니는 손맛으로 최고였다. 미국 LA에 사시는 부산여고 출신 예숙모는 울 엄니 생김치가 먹고 싶어, 비싼 비행기표 끊어 광주까지 왔다.

"김치가 와 이리 마시타카이, 우리 부산에도 미국에도 김치가 어디에, 언제에!"

고국에 일년에 한번씩 들러 울 엄니가 해준 김치며 파말이 된장찌게를 드시며 부산여고 2학년생처럼 즐거워하며 리프레시되어 미국에 갔다.

나에게는 고추잎과 깻잎을 된장에 박아놓았다가 입맛 없을때 참기름 좀 치고 깨 좀 뿌리고 조선장좀 치고 빨간 실고추 가 고명처럼 뿌려져 가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던 <고춧잎 된장무침>이 가장 잊혀지지 않는다.

영원히 못 잊을 것이다. 지금은 거의 사라져간 밑반찬이다. 고춧잎과 깻잎이 된장을 빨아내, 장독안 된장이 맛을 못내니, 한 보새기 고춧잎 무침을 위해 된장을 다 내어줄 수는 없나보다.

이래저래 가을이 깊어감은 울 엄니 매서운 손 맛이 요술을 부리는 "된장에 박아논 고춧잎 꺼내 참기름무침" 그리움만 더해갈 듯 하다.

위 사진은 꿩대신 닭으로, 고추잎 살짝 데쳐 나물 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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