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건설의 책임을 맡고 있는 한전의 전략은 지역에 가서 일단 돈을 뿌리는 것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는 경북 울진에서 출발해서 경기도 가평까지 230km 구간이다. 동해안 신규 발전소는 원자력 신한울 1,2호기, 석탄 강릉안인 1, 2호기, 삼척 화력 1, 2호기 해서 발전설비 기준 6.8GW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는 128GW고 이 신규발전설비는 전체 5%가 넘는다.
발전시설은 이미 다 지어서 가동을 해야 되는데 송전선로는 아래 사진을 보듯이 아직도 주민설명회가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발전소를 다 지어 놓고도 놀리고 있다. 발전소는 말이 ‘민영’이지. 사실상 한전이 전기를 사주기로 약속하고 하는 대형 사업이다.
화력발전소 2GW짜리 지으려면 대략 6조원이 들어간다. 양평고속도로 가지고 난리가 났지만 그건 2조도 안 되는 사업이다. 강원도 동해안에 20조 투자해서 만든 발전소들이 송전선로가 없어서 다 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발전소는 투자금에 대한 이자를 낼 길이 없어 전부 파산하게 되는데, 아직 파산한다는 소식이 없다. 그렇다면 누군가 돈을 대주고 있다는 이야기겠지. 누가 대주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송전선로 건설은 밀양송전선로 사건 이후로 완전히 다른 국면에 진입했다. 전면에 내세우는 논리는 환경파괴, 주민피해 이런 것인데, 실상은 수도권에 전기 보내는데 왜 지방이 일방적으로 희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다. 이 의문에 대해서 아무도 답을 못해준다.
송전선로 건설의 책임을 맡고 있는 한전의 전략은 지역에 가서 일단 돈을 뿌리는 것이다. ‘특별지원사업비’라는 지급의 근거도 없는 돈을 일단 마을에 뿌려서 자기편을 만들고 주민들끼리 반목하게 만드는 것이 전략이다. 밀양에서 이런 장난(?)을 치다가 사람이 죽어나가는 사고가 나고 5년 이상 사업이 지연되었는데 지금도 그러고 있다.
국회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분산에너지법’을 통과시켰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역에 에너지와 산업을 분산시킬지에 대한 계획이 없다. 이 문제는 대대적으로 공론화해서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이런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 앞장설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터진 6.8GW의 발전 문제는 어찌어찌 10년쯤 걸려서 해결할지 모른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충청도에 집중되어 있는 화력발전소의 수명이 다해가고 있다. 새로운 발전소를 계속 지어야 하는데 아예 입지 선정을 못한다. 충청도는 이제 불가능이고 강원도는 송전선로 문제로 답이 없다.
우리나라는 반도체로 먹고사는 나라고 반도체는 전기 없으면 가동이 불가능하다. 삼성전자를 비롯 반도체 회사들이 우리나라 전기 생산량의 15%를 소비한다. 전기료가 비용의 절대적인 부분은 아닌데 전기가 없으면 아예 가동을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생산거점 이전은 다 이유가 있다. 국내 장기 전기 수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