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 침대공상] 법을 이용하여 도적질 하는 도적 무리, 연필 든 강도를 ‘법비(法匪)’라 한다

영화의 한 장면
영화의 한 장면

조국 사태 때부터 유행처럼 쓰이는 말이 "법적으로 문제없다"란 말이다.

이재명은 "단 한 푼도 받은 일 없다"를 입버릇처럼 되뇌고, 김남국도 법을 어긴적 없다항변한다. 한마디로 법치(法治) 남용이다.

법을 이용하여 도적질 하는 도적 무리, 연필 든 강도를 법비(法匪)’라 한다. 법비들의 슬로건이 바로 "법적으로 문제 없다". 법을 잘 알아 법적으로 문제없는 선에서 죄를 저지르거나, 법망을 잘 피해 법적으로 문제없게 만드는 이들이 바로 법비.

언젠가부터 법조인 법률가들이 의회를 채우더니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말이 난무한다. 실로 법비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흔히 법치주의와 법률주의는 혼동되어 사용된다. () 박세일 교수는 2001년 한 칼럼을 통해 정치 없이 오로지 법으로 밀어부치는 세태를 경고했다.

law는 법이고, legislation는 입법이다. 법률주의는 입법만능주의다. 법치주의(rule of law)란 공정하고 평등한 준칙 아래 통치권자의 자의적 재량적 권력행사를 억제한다.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보호하고 법의 집행이 엄정하고 공평하고 투명해야 한다. 법의 집행과 절차에 예외, 차별, 표적, 자의가 있어서는 아무리 법의 내용이 옳아도 법치라 부를 수 없다고 했다.

법률주의(rule of legislation)’는 법의 내용과 집행의 방식을 묻지 않고 모든 것을 '법대로' 만 처리하는 것이다. 따라서 법의 내용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지는 않는지, 법의 집행에 불공정이나 차별은 없는지 등을 묻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리더의 자의가 아닌 공동체의 합의로 만들어진 법에 의한 지배인 법치(法治)를 근간으로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법치가 아닌 법률에 의해 모든 게 이루어진다.

대통령의 통치도 의회의 정치도 사법과 입법 만능주의로 치닫는다. 타협과 합의는 온데간데 없고 오직 머릿수로 밀어부쳤다. 심지어 위장탈당, 꼼수탈당 등으로 정족수를 인위적으로 맞추는 검수완박, 공수처 등을 저지르는 170석의 횡포는 결국 법치의 근간을 흔들었다.

법치에서 법도(法道)를 제거하면 법률만 남는다. 법이 도()를 상실하면 법률주의가 된다. 김남국의 코인 이상거래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예의 "법적으로 문제 없다" 쫑알댄다. "단돈 1원을 받은 적 없다"는 이재명의 최측근답게 법을 들고 나왔다.

법을 차치하고 세비를 받는 국회의원이 상임위 시간에 코인거래를 하는 게 정상인가? 입으로 청년들의 아픔을 말하며 지지를 얻고, 대책을 세워야 할 공직자가 뒤로는 이를 이용해 자기 재산 불리는 게 과연 정상인가.

인간 공동체를 유지하는 두 가지 규범적 삶이 있다. 준법적 삶과 양심적 삶이다.

'준법적 삶'은 공동체가 약속한 법 규칙을 지키는 삶이다. 공적인 성격을 띄며 어겼을땐 국가권력의 제재를 받게 된다. '양심적 삶'은 관행과 도덕적 관습을 지키는 삶이다. 양심적 삶을 살지 않았다 해서 공권력의 제재를 받지는 않지만 사회적 지탄을 받거나 심하면 공동체로부터 양심적 격리를 당하기도 한다. 양심적 삶도 준법적 삶 못지않게 강한 사회적 통제력을 가진다.

법치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법률과 법도가 함께 어울어져야 된다. 법률만 안 어기면 괜찮은가? 합법적이면 문제없나? 세상이 법대로만 유지되나?

법적으로 문제를 피해가는 법비들이 설쳐대면 온갖 편법과 꼼수가 범람하게 되고 공동체는 무너진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국회의원이 일 안 하고 자기 돈벌이해도 되나? 자기가 단돈 1원 안 먹으면 측근 시켜 온갖 불법과 특혜를 주어도 되나? 법도가 땅에 떨어지면 법비들이 들끓고 결국 법치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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