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개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폴리파머시(Polypharmacy)는 건강에 큰 부담으로 작용

이코노미스트 웹페이지 캡처
이코노미스트 웹페이지 캡처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서구권에서 5~10개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약물 과복용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의료운동이 시작됐다고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6일 보도했다.

5~10개의 약을 한꺼번에 복용하는 폴리파머시(Polypharmacy)는 건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약물 과다 복용 현상은 영국, 미국, 캐나다 등지에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영국인의 약 15%가 매일 5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고, 40~79세의 미국인과 캐나다인 20%도 마찬가지다. 65세 이상 미국인의 3분의 2는 매일 최소 5가지 약을 복용하고, 65세 이상의 캐나다인의 4분의 110개 이상을 복용한다.

처방되지 말았어야 하는 약도 적지 않았다. 2021년 영국에서 발행된 약 처방전의 최소 10%는 발행되지 말았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러한 약물 과다 복용의 원인은 의사가 환자에게 약물 복용을 중단할 때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강력한 진통제인 가바펩틴을 투여받은 환자들이 권장 복용 기간인 최대 4를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환자의 5명 중 1명은 수술 후 90일 후에도 가바펩틴을 복용하고 있었다.

최근 영국 리버풀의 한 병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입원환자 5명 중 1명은 약물 부작용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로운연구소(Lown Institute)2020~2023년 미국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조기 사망 인구는 15만 명, 입원 환자는 4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예를 들어, 항콜린제를 복용하면 아세틸콜린이 과도하게 억제되어 환자는 어리둥절해지거나 혼란스럽게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나이가 많기 때문이라거나 치매같은 다른 질병 때문이라고 판정내리는 오류를 범한다.

캐나다 브루에르연구소의 학자이자 약사인 바바라 파렐은 이코노미스트와인터뷰에서 문제를 발생시킨 약을 끊음으로써 치매라는 오진을 뒤집은 사건이 있었다고 말한다.

또 몇 가지의 일반적인 약은 다른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차단한다. 이 약들을 과다복용하면 떨림, 불면증 또는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팔다리 동작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때문에 이 증상은 파킨슨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적절하게 처방된 약을 복용하더라도 이런 부작용을 겪을 수 있고, 많은 가짓수의 약을 복용할수록 그 위험이 더 높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그럼에도 현대 의료 시스템은 사람들이 약물 과다 복용에서 벗어나도록 돕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임상실험을 후원하는 제약회사가 처방 취소 연구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다.

물론 약사들은 약물 간의 해로운 조합을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자료들은 한 번에 하나의 약물 테스트만 진행한 경우들이 대부분이라서 참고할 수 있는 지식은 제한적이다특히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신약에 대한 임상실험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올바른 복용량을 측정하기 어렵다. 예를 들면, 어린이가 수면제를 복용한다면 다음날 아침에 약간 졸게 만들 수 있다. 노인이라면 일상적인 작업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브레인 포그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개혁하기 위한 움직임이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 시작되었다. 의사, 약사, 간호사들이 과잉처방을 줄이기 위해 처방 금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환자들이 일반적인 약물을 끊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팸플릿이 개발되었다. 이 팸플릿은 불면증 환자들에게 수면제 대신 인지행동치료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치료법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엔 의약품에 대한 자동 처방 취소 도구 및 지침도 개발되었다.

영국 정부의 제약 관련 최고 책임자인 키스 리지(Keith Ridge)매년 10억 개 이상의 약품이 조제되고 있다면서 약의 처방 및 조제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수백만 명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위력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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