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과 3호선 경복궁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재개한 첫날, 학생·직장인들의 지각이 속출하면서 곳곳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날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하라’ ‘기재부는 돈장난 하지 말라’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지참하고 지하철에 올라탄 장애인들은 휠체어에서 내린 뒤 열차 안에서 바닥을 기고 열차가 출발 못하도록 문이 닫히는 걸 막는 등 그전보다 더 공격적인 시위를 벌였다.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는 박경석 전장연 대표

그전 장애인 시위에서는 배려한다는 입장으로 불편을 참아왔던 시민들이 이번에는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장연의 잘못된 강수 선택이 지지 여론을 잃게 만든 것이다.

출근길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자 일부 시민들은이게 뭐하는 짓이냐, 방법이 잘못됐다며 시위참여자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죄송하다고 하면서도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전장연은 당분간 매일 아침 출근길 시위를 할 예정이다.

전장연은 21일 오전 7시부터 1시간 40분가량 경복궁역뿐만 아니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도 이런 식의 출근 지하철 타기 시위를 벌였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 시위로 2호선은 시청역에서 을지로입구역 방면 차량이 45분, 반대 방면은 35분 각각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3호선은 경복궁역에서 독립문역 방면 상행선이 1시간1, 하행선은 1시간12분 차량이 움직이지 않았다.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자 지하철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황급히 주변 버스 정류장으로 몰리거나 택시를 잡으면서 곳곳에서 큰 혼란이 일었다.

전장연은 작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출근길 시위를 벌였다. 이날이 27번째 시위였다.

전장연과 간담회를 진행했던 인수위는 지난 19일 장애인들의 서비스 선택권을 늘리는 장애인 개인 예산제 도입을 검토하고 2023년까지 모든 시내버스를 저상버스로 의무 교체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장애인 지원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인 추경호 후보자가 5월 2일 청문회때 답변을 준다고 약속한다면 출근길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전장연의 이러한 시위에 비판 시위를 하는 장애인 단체도 나왔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교통장애인협회 소속 장애인 200여 명이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앞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떨어뜨린다”며 집회를 연 것이다.

김락환 교통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은 “전장연의 요구 사항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른 장애인 단체와 협의도 없이 지하철 승강기 설치가 이동권의 전부인 것처럼 주장하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애인 지원 기관인 경북 광역이동지원센터의 곽재룡 센터장은 “250만 장애인의 100분의 1도 가입하지 않은 전장연이 시민들의 발을 묶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이며 장애인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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