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도그마' 용어처럼 약자는 무조건 선하고,

강자는 무조건 악한가.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들은 상대적으로 배려받아야 하는 사람들이지만, 장애인단체들의 강경 투쟁방식을 언제까지 용인해야 할까.

현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 설치’ ‘장애인권리예산 보장'등 자신의 목표 관철을 위해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4호선 노원, 도봉, 강북, 성북과 3호선 고양, 은평, 서대문 등의 서민주거지역에서 출퇴근시간대에 지하철에서 시위를 해왔다. 28일오전 8시에는 3호선 경복궁역에서 4호선 혜화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25차 시위를 벌인다.  

소위 ’지하철 운행 방해 투쟁‘이다. 하지만 출근 시민들은 장애인단체와의 마찰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불편을 감수해오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 현장 / SBS 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시위 현장 / SBS 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서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중단하지 않으면 전장연이 불법시위 하는 현장으로 가서 공개적으로 제지하겠다. 전장연의 ’지하철 운행 방해 투쟁‘은 이미 국민에게 소구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관련해)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이 100%가 아니라는 이유로 계속 서울시민 불특정 다수를 볼모 삼는 방식은 지속되기 어렵다"며 "여론이 안 좋아지니 어제 갑자기 윤석열 당선인, 안철수 위원장을 만나게 해주면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하는데, 이미 작년에도 만나고 윤 당선인과 대화도 했다.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을 담당자로 지정해 입법도 했고 법 통과도 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와 입법에 적극적이었던 국민의힘을 비난해 보셔야 그것은 시위를 지속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이지 실제 일이 되는 방향이 아니다"라며 "만나서 합의하고 성과가 나도 본인들이 원하는 속도와 원안이 아니기 때문에 극렬투쟁하겠다 하면 누가 신뢰하고 만나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지금 엘리베이터 설치가 지연되는 역들은 역사 구조상 동선이 안 나오는 역들이 대부분"이라며 "그럼에도 어떻게든 넣어보려고 고민하는 서울교통공사가 투쟁의 대상인가,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이 투쟁의 대상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26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평시에 비장애인 승객들에게도 출입문 취급시간에 따라 탑승 제한을 하는 만큼, 장애인 승객에게 정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출입문 취급을 위해 탑승 제한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끼워 넣어서 발차를 막는 방식에 의존하시는데, 전장연이 하는 시위가 어떤 시위인지 사람들이 알아갈수록 단체가 지향하는 바는 이루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을 향해 "'불특정한 최대 다수의 불편이 특별한 우리에 대한 관심'이라는 투쟁방식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며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 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 대표는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수십년 간 이어온 장애인 권리 찾기 운동에 대해 한 마디로 "시민을 볼모 삼는다” “언더도그마(약자는 무조건 선하고, 강자는 무조건 악하다고 인식하는 현상) 담론으로 묻으려 한다”로 압축했다.

이 대표는 “9호선에서 휴대전화로 머리를 찍다가 구속된 여성은 여성이라서 약자도, 강자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대표는 할머니 임종을 맞으러 가야 한다는 시민의 울부짖음에 "버스타!" 라고 답하는 영상에 대해서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며 "여론이 안 좋으니 영상이 조작됐다고 하는데, 전장연이 그렇게 말한 것이 맞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에 대해, 정다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정책실장은 “이준석 대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갈라치기’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악다구니’를 쓰지 않아도 되는 방법으로 지난 수십 년 간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며 “이 대표의 ‘언더도그마’ 발언은 장애인 차별의 역사를 생략하고 (장애인들을) ‘갑자기 나타나서 행패 부리는 사람’으로 프레이밍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장애인들이 시위하는 이유는 국민의힘과 이 대표가 장애인 권리 예산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시위의 요구사항은 외면한 채 엘리베이터 설치율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며 흠집 내기에 집착하는 이 대표의 직무태만이야말로 시위할 수밖에 없게 하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6일 하루 동안 트위터 등 SNS에서 ‘전장연 후원’이란 해시태그는 1035건 언급된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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